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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챗봇부터 머신러닝까지 ‘AI 에듀케이션’

2017.09.20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립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의 잠재력을 언급했습니다. 챗봇이 개인화 교육과 평생 교육의 미래라는 것이었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배우려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의 교사는 수천 명 이상의 학생에게 똑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고, 답이 명확하다면 같은 대답을 반복해서 들려줘야 할 것입니다. 그마저도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새벽 2시에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교사에게 전화하거나 찾아갈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에 챗봇은 탁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에드윈.AI(Edwin.AI)’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에드윈.AI는 인공지능으로 구동하는 ‘개인 영어 학습 챗봇’인데요.

개발사인 에드윈은 ‘연간 영어 교육에만 4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지만, 영어 교육을 받는 대다수 학생은 숙달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라면서 에드윈.AI는 비용을 1/3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에드윈.AI는 여행, 쇼핑, 뉴스 읽기, 토플 어휘 등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화한 영어 교육을 제공합니다.

에드윈.AI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는 영어 학습이 가능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챗봇 교육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에드윈.AI와 비슷한 개인 영어 학습 서비스는 많습니다. 그래서 챗봇만의 장점과 효율까지 수긍하기에 충실한 사례로 보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더 좋은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l 에드윈.AI (출처: https://edwin.ai/en/)

‘알버트 아인슈타인 챗봇(Albert Einstein chatbot)’은 가장 인기 있는 챗봇 중 하나입니다. 이 챗봇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새로운 시리즈인 지니어스(Genius)를 홍보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가상의 아인슈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아인슈타인에 관한 정보를 텍스트와 그림으로 제공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생애부터 취미와 아내의 이름까지 알아낼 수 있죠. 전기를 읽는 것과 비교할 수 있지만, 채팅이라는 방식이 아이들이 인물을 탐구하는 데에 더 큰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챗봇을 실행하기만 하면 곧장 해당 인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접근성이 강점입니다.

더넥스트웹(The Next Web)은 ‘알버트 아인슈타인 챗봇은 교육 도구로서 페이스북 메신저의 잠재력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포괄적으로 본다면, 페이스북 메신저뿐만 아니라 여러 챗봇 플랫폼의 잠재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인물뿐만 아니라 해당 인물의 아이디어나 살았던 시대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탐구할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해당 인물이 자신이나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학습자에게 되묻는 형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교재, 듣기, 동영상 등 방식과는 다른 챗봇이라는 학습 방식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에서의 챗봇 활용은 학습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조지아 테크의 학생들은 작년부터 ‘질 왓슨(Jill Watson)’이라는 조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질 왓슨은 학기 내내 학생들의 1만 개 이상의 질문들을 처리했죠. 알고 봤더니 질 왓슨은 AI 챗봇이었습니다.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 학생들은 질 왓슨이 챗봇이라는 걸 인지하지도 못했습니다.

조지아 테크 애스호크 고엘(Ashok Goel) 교수에 따르면, 매 학기 약 300명 이상의 학생이 던지는 1만 개 이상의 질문에 답변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8명의 조교가 처리하는 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질 왓슨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답변을 제공한 건 아니지만, 개선 작업으로 정확도를 97%까지 끌어 올리면서 모든 질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질 왓슨은 정확도가 97% 이상이라고 판단될 때만 답변을 제공하므로 학생들이 챗봇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겁니다.

영국의 리즈 베켓 대학도 최근 챗봇을 도입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챗봇 플랫폼을 사용한 이 챗봇은 입학 희망자들이 다양한 과목에 대한 자신들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즉, 챗봇이 진학 상담을 도와주는 거죠. 대학의 디지털 경험 및 인게이지먼트 책임자인 두갈 스케이프(Dougal Scaife)는 “우리는 학생들이 스냅챗, 왓츠앱 등 많은 메시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보편적이고, 익숙하면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챗봇의 개발은 미래의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자연스러운 진화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챗봇이 평가한 적합성 평가에 대해서 무조건 신뢰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하든 적합성을 평가하든 챗봇이 학생들을 인도하는 역할까지 짊어질 수는 없고, 학습자가 챗봇으로 많은 정보를 얻더라도 교사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교사들의 반복적인 업무가 줄어드는 만큼 반대로 역할은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님블(Nimble)’은 머신러닝으로 해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l Nimble 홈페이지(출처: http://www.hirenimble.com/)

님블은 올해 설립된 교육 관리 스타트업입니다. ‘교육 기관이 최고의 교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임무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교사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면서, 교육 기관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적합한 교사를 식별하고, 관리하는 도구를 제공하죠.

님블의 공동 창립자인 로렌 다실(Lauren Dachille)은 ‘전통적인 교사 채용 프로세스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교사가 교육 기관의 편의를 위해서 고용되지만, 양질의 역할을 수행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잠재력을 지닌 교사를 찾고, 교사가 성공할 수 있는 교실 유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님블의 시스템은 이력서나 작업 샘플을 비롯하여 개방형 질문을 통해서 수집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여 신청자가 가장 적합할 수 있는 교육 현장을 식별합니다. 교사의 지식수준뿐만 아니라 교육관이나 윤리 의식, 사명감, 성향 등 정보를 AI의 데이터 분석으로 객관화하여 교육 기관에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님블은 이런 교사 채용 방식이 교육 기관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교사를 배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육 불평등을 완화할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회사지만, 미국의 주요 도시와 일부 데이터 공유 계약을 체결했으며, 9개의 학교와 자율형 공립학교인 차터스쿨의 관리 조직인 CMO(Charter Management Organizations)를 통해 관리 도구를 시험했습니다. 10월에는 공개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머신러닝을 교육에 활용하는 기업은 또 있습니다. AI 에듀케이션 티칭 스타트업인 ‘블루페어(Blupears)’는 AI를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블루페어는 “카네기 공과 대학을 비롯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85%가 개인의 성격과 의사소통 기술, 협상을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유아기의 경험은 자신의 감정과 다른 감정을 식별하고 관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의사소통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한 사람은 훨씬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l 블루페어의 머신러닝 학습(출처: https://blupears.com/)

그러나 어린이들이 의사소통 기술을 학습하려면, 1:1 상호 작용이 매우 중요한데, 오늘날에는 일에 쫓겨 아이들이 부모나 다른 돌보는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교육자의 부족으로 교육 시스템에 위기가 왔다면서, AI 학습이 1:1 상호 작용을 모방하여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루페어의 생각입니다.

블루페어의 앱은 머신러닝 기술과 자연 언어 처리 기술을 통해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학습자와 함께 독창적인 산문과 운문을 창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학습자가 자신이 창작한 산문과 운문을 분석하여 관점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산문과 운문을 만드는 동안 AI는 지속해서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습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면서 상호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의사소통으로 자기 인식, 자기 통제, 내적 동기 부여, 공감,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고, 감성 지수(EQ), 도덕 지수(MQ), 명석 지수(BQ)를 키울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블루페어는 이런 학습 방식이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실험실을 갖게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교육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도 언제나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개인화 학습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AI가 부모와 보호자, 그리고 교사의 역할까지 대체하진 못할 거라고 블루페어는 말합니다. 단지 AI가 역할을 보충할 수 있다는 거죠.

이처럼 AI 기술은 학습부터 지원, 관리 등 교육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빠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단순히 공교육 분야의 실험적 시도가 아니라, 영역을 확장했을 때 빌 게이츠의 인터뷰 내용처럼 평생 교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챗봇에 대해 ‘풍부한 대화’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학생들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챗봇으로 진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나누기 힘든 주관적인 주제까지도 말이죠. 그래서 챗봇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접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교육 매개체로서 여러 주제를 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머신러닝을 통한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만들어, 챗봇 가정교사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늘어나겠죠.

AI 기술로 끌어낸 교육의 변화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할 차례입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