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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의료 영상 인공지능

2020.05.13

브라질 상파울루 지역에 8개 이상의 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프리벤트 시니어(Prevent Senior) 병원’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업체인 루닛(Lunit)의 ‘루닛 인사이트 CXR(폐 비정상 소견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을 도입해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확진 여부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폐렴 등 폐의 비정상 소견을 97~99%의 뛰어난 정확도로 검출해 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입니다.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의사들의 빠르고 정확한 판독과 진단을 보조할 목적으로 설계됐습니다.

l 브라질에서 가장 큰 대형병원 체인 중 하나인 프리벤트 시니어(Prevent Senior) 병원 의료진이 루닛 인사이트 CXR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판독하고 있다. (출처: 루닛)

폐 결절, 폐경화, 기흉 등 주요 비정상 소견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올해 3월 기준으로 전 세계 80개국에서 3백만 장 이상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했습니다. 루닛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서울대병원 인재원에 마련된 대구•경북 제3생활치료센터에서도 활용됐습니다. 지난 해 9월에는 LG CNS와 협업하여 국내 최초의 ‘AI보건소’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관련 글: https://blog.lgcns.com/2062

루닛은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 부위를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 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5만여 명의 유방암 환자를 포함해 총 20만여 명의 유방 촬영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했으며 악성 종양만을 97%의 정확도로 검출해 판독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으로 엑스레이, 초음파, CT, MRI 등 영상을 독자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른 시간에 질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영상 분석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오랜 기간 훈련을 거친 전문의 수준(일부 질환의 경우 전문의 이상 수준)의 진단 정확도를 보여주면서 의료 분야에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인공지능의 정확도가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인공지능이 진단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면서 의사들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의료 영상 인공지능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의료 분야 인공지능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의료 분야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래드로직스(RADLogics)도 이런 업체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래드로직스는 폐의 CT 영상을 관찰하고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이 업체는 CT, MRI, 엑스레이 등 의료 영상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 리포트를 만들어주는 솔루션인 ‘버추얼 레지던트(Virtual Resident)’라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CT 영상을 분석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중국, 러시아 등 의료 기관에 제공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l 래드로직스는 흉부 영상 사진을 바탕으로 환자의 발병도를 측정할 수 있는 코로나 점수를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출처: 래디로직스)

래드로직스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대상으로 폐의 CT 영상을 촬영한 결과 폐 결절 환자에게 보이는 뿌연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GGO)’과 같은 비정상적 소견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테스트한 결과 기존 테스트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던 사람 가운데 48%가량이 양성 진단을 받았으며 전체적으로는 98%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래드로직스는 환자의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발병도(Disease severity)’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점수화해 ‘코로나 점수(Corona score)’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단 도구를 개발해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의 병원에 공급했습니다.

코로나 점수를 보면 환자의 병 상태가 얼마나 위중한지, 또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앞으로 환자에게 언제 인공호흡기를 착용시켜야 하는지, 언제쯤 벗겨도 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 연구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l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폐 CT 영상을 보고 있는 중국 의사들 (출처: 알리바바뉴스)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인공지능 육성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앞다퉈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는 폐 CT 영상을 활용해 코로나19의 확진 여부는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불과 20초 만에 96%의 정확도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문의가 폐의 CT 영상 30여 장을 판독하는 데 보통 5~15분이 걸리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시간이 얼마 안 걸리기 때문에 의사들의 격무를 줄이고 의사 부족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알리바바는 이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5천 명 이상의 확진자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을 시켰습니다.

중국위생건상위원회(國家衛健委)는 종전의 코로나19 진단법인 핵산검측 방법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한 CT 진단 기술을 새로운 표준으로 권고해 인공지능 진단의 신뢰성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중국 내 170개 이상의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에도 진출했습니다.

일본의 의료 분야 클라우드 업체인 ‘일본브레인(주)’은 지난 3월 27일 CT 영상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임상 연구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바로 알리바바에서 개발한 것인데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단말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폐 CT 영상을 업로드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분석해 판단 결과를 알려줍니다. 이 클라우드 인공지능 솔루션은 지난 3월 말부터 일본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그룹은 향후 세계 수십 개국에 진단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알리바바 헬스는 인공지능이 전문의 조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 인공지능 시스템인 ‘닥터 유(Doctor You)’도 출시했습니다. 닥터 유는 임상 의료 진단 플랫폼, 의료 보조 검측 엔진, 의사 능력 훈련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알리바바 헬스 측은 이 솔루션이 10년 이내에 의사의 업무량의 절반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질환을 진단 및 치료하는 의료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활용한 질환 진단 및 치료는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각종 암 진단은 물론이고 안구 질환, 당뇨병 진단 등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임스 저우(James Zou)’ 등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심장 초음파 영상(Echocardiograms)을 고도로 훈련된 심장 전문의처럼 판독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 ‘에코넷-다이내믹(EchoNet-Dynamic)’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네이처’지 최신 호에 발표했습니다.

l 인공지능이 심장의 초음파 비디오 영상을 통해 심박출률을 확인해 심장병을 진단하고 있다. (출처: 스탠포드대)

이 알고리즘은 심장이 혈액을 펌핑하는 속도를 의미하는 ‘심박출률(Ejection fraction)’의 차이를 통해 정상적인 심장 박동, 심장의 심장근육병증(Cardiomyopathy), 심방 세동(Atrial fibrillation)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발생하는 부정맥(Arrhythmia) 등 심장 질환을 진단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응급실이나 집중 치료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심장 초음파 이미지를 자주 접하지만 심박출률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훈련을 많이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에코넷-다이내믹’을 활용하면 복잡한 장비가 없거나 심장 전문의가 없는 상황에서도 심장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글은 수년 전부터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 가장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촬영 영상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의 안과 질환, 그리고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 솔루션을 개발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및 영국의 병원과 협력해 유방 엑스레이 촬영술을 활용해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연구 성과를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진단법보다 오진율을 크게 줄여준다고 합니다.

l 노란 박스는 인공지능이 찾아낸 유방암 조직 (출처: 노스웨스턴대, 뉴욕타임즈)

미국 내에서 매년 3,300만 건에 달하는 유방암 촬영(Mammograms)이 이뤄지고 있지만, 유방암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유방암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진단에 실패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유방암 촬영술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렇게 높은 오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구글 연구진은 영국에서 7만 6,000명, 미국에서 1만 5,000명의 유방암 환자들의 유방 엑스레이 촬영 영상을 이용해 인공지능을 훈련하고 2만 8,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방사선 전문의보다 정확하게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6명의 방사선 전문의가 유방 엑스레이 영상에서 찾아내지 못한 비정상 소견을 인공지능이 찾아냈습니다.

의료 분야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것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의사들의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분야마다 인공지능의 진단 정확도가 다르고, 환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지는 분야일수록 인공지능의 적용은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또 윤리적인 문제가 따르는 분야는 인공지능이 섣불리 도입될 수 없습니다.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앞으로 의료 분야에 엄청난 데이터들이 쏟아지면서 인공지능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의료 사물인터넷(IoMT; Internet of Medical Things), 자연어 처리 기술(NLP), 컴퓨터 비전 시스템 등 새로운 IT 기술이 의료 분야와 융합되면서 인공지능과 의료 기술의 융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에 따른 의료계의 대변화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글 l 장길수 IT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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