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LG CNS 기술블로그 DX Lounge에서 최신 IT 소식을 만나보세요!

AI/Data

인공지능(AI),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을 견인하다

2020.01.07

오늘날 지구촌 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컫는 OTT(Over The Top) 시장이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성장의 이면에 인공지능(AI)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이 미디어 빅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례를 통해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얼마 전 열세 살의 딸이 식사 중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아빠, 그것 알아요? 디즈니가 넷플릭스처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시작했다고 해요. 글쎄 가격이 월 6.99 달러에요. 극장에서 파는 팝콘 가격보다 싸요. 그리고 훌루(Hulu)하고 ESPN+까지 이용하면 12.99달러에요. 디즈니가 갖고 있는 영화들을 생각하면 너무 신나요.”

딸은 곧이어 “우리도 디즈니 플러스 가입하는 것 생각해 볼래요.”라고 진심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친구 중에서도 요즘 디즈니 플러스가 화제라고 합니다. 몇몇 친구들은 11월 중순에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실제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첫날 가입자가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물론, 디즈니가 거느린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의 막대한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TV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죠.

OTT 서비스가 대세가 된 이유는?

디즈니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에게서 뉴스 부분을 제외한 ‘21세기 폭스’를 인수했습니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를 최대 9천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몇 년 내에 한국에도 상륙할 것입니다.

현재 세계 최대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세계에 1억5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 중입니다. 한마디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미디어 재벌 디즈니가 2007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입니다. 스트리밍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요즘의 미디어 전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분명한 점은 이 전쟁을 단순히 이익을 늘리기 위한 경쟁으로 치부할 경우 세계 정보 기술(IT) 및 미디어 시장에서 진행되는 미디어 빅뱅의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 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확산으로 세계 미디어 시장은 대격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즉 인터넷을 기반으로 동영상을 제공해주는 이른바 ‘OTT’ 서비스가 그야말로 미디어 시장의 대세가 됐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더 이상 케이블 TV 서비스에 가입해 집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을 구시대적 미디어 소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집으로 연결되는 TV 케이블을 끊는 소위 ‘코드 커팅(Code Cutting)’이 갈수록 확산되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월 1만 원 전후의 비용을 내고 각종 드라마, 영화, 스포츠, 뉴스, 음악 등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즐비합니다. 즉, 대중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하면서, 기술 기업과 미디어 기업들은 스트리밍을 수익 확대를 위한 미래 사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시대의 도래

이런 흐름을 반영해 뉴욕타임스는 얼마 전 ‘스트리밍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라는 기사 제목 아래 “30년마다 미디어 산업이 격변을 겪고 있다.”라며 “1950년대 TV 방송의 등장, 1980년대 케이블 TV의 부상에 이어 지금은 스트리밍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최근 몇 년간 인터넷 업체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갖고 할리우드에 도전했다.

넷플릭스는 올해(2019년)에만 프로그램 제작에 1백20억 달러를 쓸 만큼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1억5천8백만 명이나 된다. 현재 미국에서만 1백28개의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 그동안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에서 비켜나 있었던 세 업체, 즉 디즈니, NBC유니버설, 워너미디어가 본격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에 맞서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이들 업체는 기존 사업에 안주하는 것이,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이제 그 시간이 왔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2019년 11월 18일자)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외에도 워너미디어는 월 14.99달러에 수백 개의 워너브라더스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인기 TV 프로그램, CNN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1만 시간 분량의 오락물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를 2020년 5월 시작합니다.

NBC유니버설은 2020년 4월에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월정액을 내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과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두 가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유튜브는 물론이고, 애플도 2019년 11월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플러스’를 시작했습니다. 음악 시장에서는 판도라, 스포티파이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일종의 ‘구독(Subscription)’을 바탕으로 한 사업 모델입니다.

좋은 미디어 상품이 있다면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미 게임, 검색, 책, 쇼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어 시장이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

스트리밍 시대를 앞당긴 환경적 조건은?

그야말로 우리는 스트리밍이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의 확산이 스트리밍 시대를 앞당긴 환경적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게 있다면, 양질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넷플릭스에 가입한 당신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다고 가정해 보세요. 넷플릭스 화면의 어딘가에, 인공지능 기능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누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 줄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없다면, 화면의 내용이 당신에게 매력적인 방식으로 배치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즐길 때 인공지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관심, 이전 동영상 시청기록, 나이, 주거 지역, 성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동영상이 무분별하게 추천될 것입니다. 우리가 꽤 혼란스럽게 느끼지 않을까요?

온라인 매체 ‘미디어 업데이트’는 인공지능이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을 세 가지 방식으로 변화시켰다고 지적합니다. “오늘날 사용자 경험이 더욱 개인화되고, 질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우리가 스트리밍 서비스 없이 사는 게 어려워졌다.”라는 것입니다.

첫째, 아마존 프라임,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머신 러닝 덕분에 이용자의 경험을 개인 맞춤형 방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머신 러닝은 보다 많은 정보가 제공될수록 알고리즘이 발전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은 이용자와 관련된 정보를 많이 얻을수록 특정인에게 보다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하고, 개인이 더욱 미디어 콘텐츠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죠.

예컨대 누군가 넷플릭스에서 미국 시트콤 ‘프렌즈 (Friends)’를 시청했다면, 넷플릭스는 다른 시트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를 그에게 보도록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두 프로그램이 같은 장르인데다, ‘프렌즈’를 본 사람이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를 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인공지능이 데이터 과학과 결합해 데이터로부터 혜안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기업체 입장에선 이용자가 언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기업들은 이용자가 미디어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서버와 웹사이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해당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예컨대 유튜브를 비롯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인기가 별로 없는 동영상은 내려받기 속도를 늦추는 대신 인기 동영상은 빨리 내려받기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셋째, 인공지능은 스트리밍을 더욱 편리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나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소프트웨어 ‘시리(Siri)는 사람이 명령을 내릴 때 이를 수행합니다. 이들 기기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사람들 대신 심부름을 해줍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알렉사, 넷플릭스에서 프렌즈를 켜줘”라고 하면 바로 알렉사가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죠. 이처럼 인공지능은 음성인식,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등에서 획기적으로 기술력을 높여가면서 사람들이 할 역할을 더욱 멋지게 해내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서비스를 이용할 때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스트리밍 시장에 기여하는 부분

이 외에도 인공지능이 스트리밍 시장에 기여하는 부분은 더욱 광범위합니다. 테크놀로지 기고가 알렌 유는 기술 관련 매체 미디움에 기고한 글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 활용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넷플릭스나 훌루 등 모든 업체는 사이트 화면에서 특정 동영상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눈요기를 제공하는 것이죠.

업체들은 동영상의 특정 부분을 썸네일(미리 보기 사진, Thumbnail)로 보여줍니다. 이에 앞서 인공지능은 어떤 썸네일을 보여줄 때 고객이 해당 동영상을 시청할 가능성이 큰지를 분석해 줍니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가 가급적 해당 사이트에 오래 머물도록 유도해 많은 동영상을 계속 시청하도록 견인합니다.

또, 동영상을 제작할 때 언제, 어느 곳에서 촬영하는 게 효율적인지 등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사이언스가 분석합니다. 또 공들여 만든 동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인공지능이 이용됩니다. 편집할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죠. 이처럼 인공지능은 기업체 입장에서 든든한 원군인 셈이죠.

하지만 우리가 스트리밍을 얘기할 때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등 거대 인터넷 기업들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큰 기업들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얼마든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나 개인 웹사이트를 이용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거나, 내려받는 시대입니다.

이들 동영상 중에는 유용하고, 의미 있는 동영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범죄 상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거나 음란물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해로운 동영상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퍼질 경우엔 이를 조기에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역시 인공지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와우자 미디어 시스템의 콘텐츠 매니저 트레이시 루에서의 말을 들어보시죠.

“스트리밍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모든 데이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동영상은 2022년쯤 인터넷을 타고 전달되는 데이터의 82%가 될 전망입니다. 그 동영상을 효과적으로 암호화하고, 전달하고, 조직화하는 데 인공지능을 잘 활용해야 디지털 생태계가 효율적이 될 것입니다. 특히 불법 콘텐츠를 통제하고,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 일에서도 인공지능은 스트리밍 산업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더불어 국가권력이나 개별 기업이 검열의 수단으로 인공지능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디지털 세상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인공지능을 지혜롭게 이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들의 삶에 인공지능의 비중과 역할이 갈수록 커질 텐데, 인공지능이 스트리밍 시장에서 악용돼선 안되겠지요.

오늘날 스트리밍 서비스는 세상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개인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가 변하고 있고, 미디어 및 인터넷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경쟁을 뒤에서 견인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역할이 흥미진진합니다. 우리 모두 향후 인공지능이 지구촌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소비자들은 어떤 혜택을 볼 수 있을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앞장서 이끌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 l 하재식 일리노이주립대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angelha71@gmail.com)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