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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며 코딩하는 ‘로블록스(ROBLOX)’를 아세요?

2020.09.07

요즘 공교육이나 사교육 시장에선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교육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직 그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교육계, 스타트업, 정부, 학부모 및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코딩 교육 시장의 모습도 훨씬 다채로워지고 있죠.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만 봤을 때 예전처럼 쉬운 언어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현업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언어들이 학생들에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딩 교육 언어들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l 어린이 및 청소년 프로그래밍 교육에서 사용되는 언어들 (출처: 각 공식 홈페이지)

코딩 교육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게임’

요즘 프로그래밍 교육 업계에서 가장 뜨고 있는 도구를 꼽자면 ‘로블록스(ROBLOX) 스튜디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로블록스 그 자체는 게임 플랫폼입니다. 즉 로블록스가 직접 게임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로블록스라는 플랫폼에 게임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유튜브와 매우 유사한 모델인데요. 로블록스에 올라온 게임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대신 게임 자체는 무료이나 그 안에서는 유료 아이템들이 판매됩니다. 로블록스는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게임 개발자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2020년만 해도 로블록스 플랫폼에 게임을 배포한 개발자에게 2억 5천만 달러(약 2,960억 원)를 지급할 정도로 그 생태계는 점점 커지고 있죠.

사실 플랫폼에 게임을 만들어 올리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스팀, Xbox 등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모든 게임은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검증 받은 플랫폼이 아니라 로블록스라는 신생 플랫폼에 누가 그리고 왜 게임을 올리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로블록스와 사용자층과 게임 개발도구가 관련 있습니다.

l 로블록스 (출처: 로블록스 공식 홈페이지)

일단 로블록스의 주 사용층은 10대입니다. 로블록스의 월 활성 사용자는 1억 5천만 명(7월 기준)인데, 그중 3분의 1은 16세 이하 미국인입니다. 미국 내 9~12세 사이 청소년의 3분의 2는 로블록스를 이용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생 고학년에서 중학생들이죠.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로블록스 사용자는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로블록스는 게임 이상으로 10대들의 소셜 활동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로블록스 내 게임은 대형 게임사와 비교해보면 꽤 단순한 편입니다. 레고와 비슷한 캐릭터가 달리기 하거나 음식을 만드는 식인데요. 학생들은 여기서 꼭 게임의 재미만 추구하지 않고,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하고 게임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어떤 게임은 수십만 명이 동시 접속하기도 하지만 게임 운영자가 특정 인물만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물리적인 공간에 아이들이 모이지 못하자, 이런 가상공간으로 모여 생일파티를 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는 로블록스에게 화룡점정 같은 존재입니다. 과거 코딩을 몰라도 드림위버 같은 도구로 웹사이트 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이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게임을 만드는 이는 2020년 기준 200만 명이 넘었으며, 그중 30만 명이 수익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수십억 원 규모의 수익을 만들거나, 이를 통해 등록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을 만들면서 코딩도 배우고 수익도 벌 수 있는 이 구조 때문에 많은 학생이 로블록스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l 로블록스 스튜디오 예시 (출처: https://devforum.roblox.com/t/studio-wont-export-objects-as-obj-on-the-first-try/192376)

로블록스 기업은 스스로 게임 개발 교육 과정을 만들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 코딩 교육 캠프 기관인 아이디테크는 로블록스를 이용한 게임 개발 교육 과정이 내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강좌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로블록스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특성상 콘텐츠의 유해성을 없애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는 2018년 한 사건 이후 더 강화됐습니다.

성인 남성들이 로블록스 시스템을 해킹해 어린이에게 성적으로 괴롭히는 화면을 보여줬던 것입니다. 이후 아바타 복장을 건전하게 장착하도록 유도하거나, 특정 단어는 대화창에서 가려지거나, 부모가 게임 종류나 채팅 환경을 설정할 수 있도록 구성해두었습니다.

로블록스 뿐만 아니라 게임 때문에 주목받는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있습니다. C#, C++, 자바입니다. 이 언어들은 대학에서 전통적으로 가르치던 분야였습니다. 과거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교육에서는 잘 선택하지 않았던 언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딩 기초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좀 더 심화학습을 원하는 경우가 늘자 C#, C++, 자바 같은 언어를 가르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교육 커리큘럼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개선되고 있는데요. 상당수가 게임 개발 과정으로 이뤄집니다.

C#의 경우 전문 게임 개발자들이 이용하는 유니티 엔진을 이용할 때 유용하고, C++ 역시 게임 및 그래픽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바의 경우, 인기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개발에 사용했던 언어라 인기를 끄는데요.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Mojang)은 자사 개발자가 만든 기능 외에 외부 개발자 누구나 마인크래프트에 디자인이나 아이템을 추가할 수 있도록 열어둔 바 있습니다.

해당 추가 프로그램을 ‘모드(Mod)’라고 부르는데요. 나만의 마인크래프트 기능이나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자바 프로그래밍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많다고 합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가 실제 코딩보다는 게임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도록 도와주었다면 C#, C++, 자바같은 언어 강좌들은 실제 현업 개발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깊이 있는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다소 딱딱하던 프로그래밍 교육을 게임과 결합해 학생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들의 인기

이번에는 간결함과 쉬운 문법을 무기로 확장하고 있는 언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파이썬(Python)이 있습니다. 파이썬은 사실 프로그래밍에 처음 입문하는 성인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요즘은 대학 1학년 교양 수업에서도 이 언어를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도 합니다. 전통 언어보다 문법 구조가 단순해 배우기 쉽고, 개발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보통 파이썬으론 웹 사이트를 개발하나 최근 데이터 분석이나 머신러닝 개발 분야에서 많이 쓰이면서 그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육 자료도 많습니다. MOOC에서 공개한 수많은 프로그래밍 강좌에서 파이썬 강의를 볼 수 있으며,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이 직접 파이썬 강의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로 했습니다.

구글은 파이썬 무료 과정을 유튜브로 공개했다가 최근엔 아예 IT 자동화 관련 기술을 파이썬으로 습득하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을 출시하기도 했다.

관련 링크

  • https://developers.google.com/edu/python
  • https://www.coursera.org/professional-certificates/google-it-automation

두 번째로 ‘루비(ruby)’를 살펴보겠습니다. 루비는 한국에선 다소 인기가 적지만 미국과 일본에선 많이 쓰이는 언어입니다. 파이썬과 비슷하게 웹사이트 개발 시 루비 언어가 사용되며, 트위터나 깃허브가 루비로 개발된 대표 서비스입니다. 루비 언어는 처음 탄생할 때부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문법을 많이 고려했으며, 기계를 위한 언어가 아닌, 사람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어린이에게 프로그래밍 원리를 알려주기에도 적합했던 것입니다.

‘헬로 루비’ 프로젝트가 그렇습니다. 프로그래밍 학습 동화책으로 유명한 이 프로젝트는 4~7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교육 내용이 구성됩니다. 현재는 다양한 영상이나 방과 후 학습자료들을 만들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강의 자료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고 누구나 수정할 수 있는 키즈 루비도 인기가 높습니다.

l 헬로 루비 교재 일부
(출처: 헬로루비 공식 사이트 https://s3.amazonaws.com/helloruby.com/loveletters/PDF+materials/Web_passport.pdf)

마지막으로 ‘루아(Lua)’는 게임 개발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어들입니다. 위에서 언급됐던 것처럼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언어들은 아이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마련인데요. 루아는 파이썬처럼 쉬운 언어를 추구하고 있어서 기존 C++이나 자바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로블록스가 루아를 이용해서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 때도 루아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고 싶은 학생들이 루아를 배우곤 합니다. 포르투갈 대학 연구소에서 만든 이 언어는 유명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앵그리버드 개발에서도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래밍 교육의 터줏대감, 블록 언어들

다른 언어들이 최근 들어 성장했다면 이른바 블록(Block) 언어에 속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코딩 교육의 부흥을 이끈 1세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 언어는 소스코드를 입력하는 것이 아닌 명령어를 블록 조립 쌓듯이 조립해 원하는 캐릭터를 생성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구조를 가집니다.

반복문, 변수, 조건문 같은 기본 프로그래밍 개념들은 마치 게임하듯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코딩 교육에 많이 쓰였습니다. 아무래도 그 역사가 오래됐다 보니 로봇 같은 교육용 하드웨어들과 호환도 되고, 관련된 교육 자료나 연구 논문도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l 블록 언어 형식으로 프로그래밍을 알려주는 예시 (출처: https://studio.code.org/s/frozen/stage/1/puzzle/1)

블록 언어의 대표적인 예로 스크래치(Scratch), 블록리(Blockly),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Swift Playground), 엘리스(Alice)가 있습니다. 스크래치는 MIT에서 만든 교육용 코딩 소프트웨어로 한국에서도 이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비슷한 제품으로 한국의 엔트리라는 서비스도 있죠. 스크래치는 다양한 나라의 교육 커리큘럼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엔트리는 한국 교육환경의 요구사항을 많이 담아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블록리는 구글에서 만든 기술입니다. 오픈소스 기술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자체 코딩 교육 도구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내 코딩 교육 비영리 단체인 코드닷오알지가 블록리를 활용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기도 하죠. 한국에서도 코드닷오알지를 활용해 코딩 교육 캠프를 운영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는 애플에서 만든 교육 도구입니다. 스위프트는 애플이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로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는 어린이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교육 앱입니다. 오로지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앱만 설치하면 별도로 추가 환경을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애플이 직접 만든 만큼 화려한 그래픽과 교사를 위한 커리큘럼 가이드도 공식 지원한 것도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엘리스가 있습니다. 엘리스는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한 언어로 게임기업인 EA 그리고 오라클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앨리스라는 이름 자체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동화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해당 동화의 저작권은 만료된 상태기 때문에, 동화 속 이미지를 엘리스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블록 언어는 특히 애니메이션과 3D 게임 개발에 최적화되었으며,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개념을 알려주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크래치가 초등학교에서 많이 이용됐던 도구라면 엘리스는 주로 중학교 학생들부터 대학생을 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l 엘리스 예시 (출처: https://bit.ly/2EQLnxk)

위에서 언급된 서비스 중 로블록스는, 올해 초 투자금 1억 5천만 달러(약 1,780억 원)를 유치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올해 교육 업계에 있었던 투자 중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만큼 코딩 교육 업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코딩 교육 분야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많은 자료는 영어 기반입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더욱 다채로운 코딩 학습 자료들이 많아지도록 어른들의 노력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참고 사이트 및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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