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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물류/팩토리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물류 로봇이 바꾸는 세상

2018.01.11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사이트 아마존은 지난해 총 7만5천 대의 로봇을 물류센터에 도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2016년 말까지 총 4만5천 대의 로봇을 도입했는데, 지난해 이 물량을 크게 웃도는 로봇을 물류센터에 투입한 것입니다. 

2014년 물류 로봇 전문업체 키바 시스템을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 아마존은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이처럼 로봇 자동화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존 물류창고에 도입된 로봇(출처: 아마존 유튜브)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성수기를 맞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객 주문 건수를 처리하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을 대량 고용하지만, 인력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로봇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아마존 물류센터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평균 60~75분이었던 물류 순환속도가 15분 정도로 빨라졌고 공간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재고를 둘 수 있는 공간도 50%가량 늘어났다고 합니다.

도이치뱅크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이 물류센터에 키바 시스템의 로봇을 도입한 이후 2년 만에 운영비용의 약 20%, 물류센터별로 평균 2,2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110개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할 경우 추가로 8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란 게 도이치뱅크의 분석입니다. 아마존 입장에선 이처럼 효과가 분명한 로봇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아마존과 유사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기간 하루 매출이 1,682억 위안(약 28조3080억 원)을 상회,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고객들의 어마어마한 온라인 주문 건수를 소화하기 위해선 물류센터의 로봇 자동화가 필수적입니다.

알리바바의 물류 부문 자회사인 ‘차이냐오왕뤄(菜鳥網絡•차이냐오네트워크)’는 지난해 하반기 광둥(廣東) 후이양(惠陽)구에 있는 물류센터에 스마트 창고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수백 대의 지능형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상품을 운반하는 모습은 아마존의 물류 창고를 연상케 합니다. 최대 500kg까지 상품을 운반할 수 있는 로봇이 지능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물류 흐름이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왕뤄’는 물류창고에 로봇을 도입해 
물류 시스템의 스마트화를 지향하고 있다. (출처: 알리바바뉴스, 유튜브 공개 사진)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Tmall)’에선 지난 12월 들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난방기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차이냐오’측은 지난 광군제 이후 ‘기린 로봇’이라고 불리는 노란색의 로봇 팔을 우한 지역 물류센터에 도입해 난방 및 전기용품 등 상품의 운반 및 출하 작업을 맡기고 있습니다.

로봇 팔은 한 조에 두 대씩 배치돼 시간당 1,000개의 제품을 쉼없이 처리한다고 합니다. 인간 근로자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이죠.

 우한 물류센터에 설치된 로봇 팔(출처: http://www.robot-china.com/news/201712/22/47991.html)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ocado)는 물류 부문 로봇 자동화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카도는 48,000개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이는 아마존의 물류 창고보다는 훨씬 예민한 상품을 다루는 수준입니다.

채소, 과일, 식품 등 신선 상품은 물류 처리 과정에서 부패나 훼손 우려가 높습니다. 어설프게 로봇을 도입했다가, 로봇이 신선 식품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수 식품은 창고에 도착한 당일 고객들에게 배송해야 하므로, 아마존의 물류 창고보다 로봇 시스템의 도입이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합니다.

오카도는 다양한 상품을 인식해 파지(grasping)할 수 있는 로봇 그리퍼(gripper)를 설치해 물류 시스템을 자동화했으며, 최근에는 영국 식료품점인 ‘모리슨(Morrisons)’과 프랑스 유통 소매점인 ‘카지노’에 자사 로봇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의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개발한 로봇을 다른 유사 업종에 공급하면서 로봇 판매가 새로운 사업 모델로 파생된 것입니다.

오카도는 5만여 개에 달하는 상품을 인지해 피킹(picking)할 수 있는 그리퍼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런 그리퍼 기술이 개발되면 그동안 사람이 하던 고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오카도는 지난해 초 독일 베를린기술대(TUB)와 공동으로 모양이 제각각인 과일이나 과일 주머니도 쉽게 집을 수 있는 로봇 팔 ‘RBO 핸드 2‘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사실 비정형의 물체를 잡을 수 있는 파지 기술은 최근 로봇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매년 피킹 챌린지 대회를 열어 우수한 로봇 그리퍼 기술에 대해 시상하고 있는데, 이는 비정형의 물체를 잡고 이동시킬 수 있는 로봇 개발이 유통업계의 큰 과제라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오카도가 베를린기술대와 공동 개발한 로봇 팔 ‘RBO 핸드 2‘ 
(출처: https://ocadotechnology.com/blog/ocado-uses-latest-robotics-technology-from-tub-for-soma-project/)

오카도 역시 피킹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 상품 피킹 작업에 투입된 인력들에게 전기 스킨을 탑재한 장갑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장갑을 착용하면 제품 피킹시 손에 가해지는 압력 등 데이터가 오카도의 파지(grasping) 알고리즘 쪽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상추나 배추 등을 상하지 않고 로봇 팔로 잡는 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카도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20년까지 유럽 내 대학과 협력해 유지 보수 등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도와주는 휴머노이드 로봇 ‘세컨드 핸즈(Second Hands)’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첨단 센싱 기능을 갖춘 세컨드 핸즈는 작업 현장에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일을 스스로 파악하고, 인간과 협력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입니다. 꿈 같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머지않아 인간과 로봇의 협력이 물류 현장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카도가 개발한 로봇 그리퍼는 흡착 방식을 이용해 상품을 피킹할 수 있다. (출처: 오카도)

로봇 대국 일본의 업체들도 물류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내에서 400개가 넘는 매장을 갖고 있는 일본 최대 가구 판매점 니토리홀딩스 그룹(Nitori Holdings Group)은 오사카 물류창고를 개소하면서 인도 물류 로봇 전문업체인 그레이오렌지(GreyOrange)로부터 지능형 물류 로봇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그레이오렌지의 물류 로봇 버틀러(Butler), AI 소프트웨어, 제품 보관 선반, 입•출고 플랫폼, 버틀러 충전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니토리홀딩스 측은 버틀러 시스템이 짧은 시간에 많은 제품을 선반에서 피킹할 수 있으며 학습능력도 갖춰 점점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니토리홀딩스 뿐 아니라 노동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유통 기업들은 로봇의 도입을 통해 일손 부족으로 해소하고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

니토리는 인도 그레이오렌지의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사 임원진의 모습
(출처: 홍보자료, PR newswire 배포 사진)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온라인 쇼핑 등 유통업체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객들의 주문 건수와 수요의 다양화 추세에 맞춰 물류 부문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한층 속도를 내는 상황입니다. 아마존의 경쟁사인 월마트는 그동안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는데 최근 50개 매장에 매장 관리용 스캐닝 로봇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로봇은 매장을 이동하면서 온 보드 카메라와 상단에 위치한 큰 팔을 이용해 선반을 스캔하고 품절, 누락, 진열 및 가격 표시 오류 등을 찾아내 인간 작업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통 매장에서 우리는 머지않아 안내 서비스 로봇뿐 아니라 선반 관리 스캐닝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월마트 매장에 도입된 선반 관리 스캐닝 로봇
(출처: https://blog.walmart.com/innovation/20171026/thats-smart-see-the-tech-helping-us-serve-you-better)

이처럼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물류 로봇 도입이 확산되면서, 이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페치 로보틱스, 6리버시스템즈, 로커스 로보틱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투자 자금을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치솟고 있습니다. 이 같은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면서 물류부문의 로봇 자동화 열기는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글 | 장길수 |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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