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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2

2018.07.20

생존을 위해서든 자기 성장을 위해서든 내•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남다른 발상 능력과 이를 구성하고 표현해내는 역량이 중요한 시대라고 1편에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직장을 다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발상 – 구성 – 표현 능력’을 높일 수 있을까요?

능력을 높이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할 것이며 어느 것이 정답이라 할 순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숙련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죠. 그런데 방법을 찾기에 앞서 필자는 아래의 3가지 규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칙 1. 4사분면에 대한 생각 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학창시절부터 직장 생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생각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과정은 프랑스 바칼로레아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죠. ‘수동적이며 암기 중심’의 교육에 익숙해져서 ‘우리는 매일 생각하는데 왜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 거지?’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바로 그 질문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사고를 세분화해보면 어떤 영역에 있어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지 않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생각은 목적 여부와 대상에 따라 2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X축 기준 – 주위 환경에 의해 영향받는 사고인가? 목표 주도적인 사고인가?

뇌는 시각, 후각, 촉각 등 신체감각을 통해 외부 환경을 받아들이고 이것을 통해 생각은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외부 환경과의 교감을 통해 통제되지 않는 생각을 가지게 되죠. 물론 외부 자극이 없더라도 뇌의 활동은 생명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자연스러운 생각의 파노라마가 머릿속에 펼쳐집니다. 일상은 이런 생각의 연속으로 채워지지만 우리는 이것을 구태여 사고(思考)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우리가 의도적인 노력이나 집중력을 활용하여 주어진 과제를 풀어내거나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풀어야 할 문제가 존재하고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존재하기에 목표 지향적인 사고라 할 수 있죠.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한참을 끙끙거리거나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과정이 이런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발상 – 구성 – 표현 역량’은 바로 목표 주도적 사고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Y축 기준 – 개인 영역의 사고인가? 조직 영역의 사고인가?

두 번째 기준은 개인 영역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소속된 조직(회사, 학교, 가정, 공동체 등)에 연관된 것인 것 생각의 대상이라는 기준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회사라면 비즈니스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이슈를 해결하는 것, 보고를 위해 내용을 구성하는 것, 조직 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상이라 할 수 있겠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나 상품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것도 이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류된 기준으로 4영역으로 나눠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1사분면 – 개인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사고하는 영역(금전 문제, 결혼 문제 등)
2사분면 – 일상 속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자연스러운 사고 영역(뭘 먹을지, 주말에 뭐할지 등)
3사분면 – 반복적인 업무나 회의 속에서 떠오르는 사고 영역(업무 처리, 주간 보고 등)
4사분면 – 비즈니스•조직 문제 등 단기간 해결이 어려운 문제에 대한 사고 영역(이슈 해결, 사업 아이디어 발상 등)

이렇게 나눠보면 우리가 어떤 영역의 사고가 취약한지 알 수 있죠. 바로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 상황에 대해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 의식을 가져야 하는 4사분면의 영역에서 생각을 ‘발상-구성-표현’ 할 수 있는 생각 근육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정답도 없을뿐더러 가르쳐주는 이도 없기 때문입니다. 야생 환경에서 문제에 부딪히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능력이 키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업이라는 조직의 생리상 누군가의 지시나 감독으로 인해 일에 대한 주도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아예 생각의 힘을 키우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 영역을 본인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타인의 일’이라 미뤄버리거나 ‘고민하는 척’하게 되죠. 만화 ‘미생’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놀이’를 하는 상황이 조직 내에서 흔하게 생기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4사분면의 생각 근육을 키우지 못하면 일에 몰입되지 않고 비즈니스 영역이나 업무 영역에서 본질에 들어가지 못하고 겉도는 능력만 남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누적되다 보면 연차가 높아지더라도 문제 해결 능력이 확연히 떨어지게 되고 조직 내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규칙 2. 도구를 활용해서 생각을 세분화(Drill down)시켜라.

제 4사분면의 영역에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 딱히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필자는 바로 도구를 활용해서 4사분면 영역에 해당하는 문제나 생각을 구체적으로 세분화(Drill down, 드릴 다운)해나가길 권장해드립니다. 드릴 다운은 상위 개념에서 하위 개념으로 중복되거나 누락 없이(MECE) 구체화해나가는 것입니다. 마치 과일이 ‘사과 – 배 – 복숭아 – 수박’으로 세분화되고, 사과가 또다시 아오리나 부사와 같이 사과 종류로 세분화되는 것과 같은 이치죠.

도구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도구를 쓰는 것을 습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냥 생각을 생각으로써 정리해내고 이를 바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이들은 정말 드물 것입니다.

‘모나리자’로 대표되는 천재 미술가, 30구가 넘는 인체를 해부한 해부학자, 헬리콥터를 디자인한 기술자이자 르네상스의 실질적 토대를 완성한 사상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조차 스케치라는 도구를 활용한 것을 보면 생각을 구상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도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죠. 천재도 이럴진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도구의 유용함은 오죽하겠습니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는 메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대변해준다

우리가 생각을 하는 데 있어서 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생각이 가진 한계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초기 생각은 단편적이거나 막연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탁월하다고 감탄한 아이디어도 마찬가지죠. 아이디어는 어떤 상황이 묘사되거나 ‘이걸 이렇게 하면 되겠는데?’라는 장면적 언어로 떠오릅니다. 문제는 이 생각을 붙잡고 구체화해나가는 게 보이지 않는 퍼즐을 맞추기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때 도구를 이용해서 글이나 말로 옮겨보게 되면 추상적인 생각이 구체화되고 단편적인 생각이 연속성이나 다른 사물과 연계성을 가지게 됩니다. 도구로 옮기는 과정은 바로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생각을 구조화시키는 일이죠. 생각을 구체화할수록 생각은 실체를 갖추게 되고 숨겨져 있던 문제를 드러냅니다.

그 문제를 또다시 고민하고 세분화하다 보면 생각의 편중을 막을 수 있고, 편중으로 인한 중복이나 누락, 그리고 논리 비약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실행 가능한 수준이 되죠. 결국 생각과 실행은 결코 뗄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드릴 다운을 위해서는 하부로 세분화해 나갈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해야 합니다. 이를 사고프레임워크라고 합니다. 경영학에서 흔히 접하는 SWOT, 4P, 3C, Value Chain, 5W1H, As-Is/To-Be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 생각 자체를 구체적으로 드릴 다운해나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프레임워크의 기본 개념은 꼭 공부해두시길 바랍니다. 

규칙 3. ‘생각 – 글 – 말’이 순환하는 사이클 구조로 생각을 진화시켜라.

생각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조직과 관련된 아이디어는 조직의 도움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른 훌륭한 아이디어도 동료의 동의, 경영진의 승인, 상사의 지원이 있어야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조직에 관련된 4사분면 영역의 생각은 글이나 말로 드러내야 하죠.

‘생각 – 글 – 말’ 사이클 구조는 새로운 생각을 더 하여 생각을 구체화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데 매우 중요한 선순환 과정입니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구체화되고 말을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됩니다. 애초 생각과 글, 그리고 말은 서로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각만 나 홀로 돌아다니지 않도록 글로 옮겨 적고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해야 합니다.

필자가 경험한 것 중에 ‘생각 – 글 – 말’이 선순환 사이클이 되는 대표적 사례는 바로 강연입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생각만으로 모든 강의 내용을 정리할 순 없습니다.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도 하고 기존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단편적인 생각들이 덧붙게 되죠. 떠오른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강연자료로 만들어내기 어렵기에 결국 노트에 생각을 적어봅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은 구체화되고 앞뒤 이야기의 순서가 맞춰져 갑니다. 어느 정도 내용이 구체화되고 앞뒤 이야기가 맞아 떨어질때면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옮기게 됩니다. 생각이 글이라는 형상을 갖추면서 진화되는 것이죠.

이렇게 노트를 통해 몇 단계를 거쳐 구체화한 후 만들어진 슬라이드라 하더라도 강연 장에서 말로 표현하다 보면 슬라이드 내용이 너무 말이 되지 않거나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게 됩니다. 말을 통해 느끼게 된 생각과 글의 부족함을 다시 반영하여 생각과 글을 수정하게 되면 훨씬 좋은 강연 자료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죠.

필자가 현재 작성 중인 ‘생각을 디자인하라’ 원고도 이렇게 ‘생각 – 글 – 말’이 선순환 되는 구조에서 나온 콘텐츠입니다. LG인화원에서 특강 요청을 받은 후 약 3주간 노트에 3단계에 걸쳐 내용을 수정하고 발전시킨 후 1주일 동안 파워포인트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책임 진급 과정 참가자 대상으로 약 90분간 강연을 했죠.

강연하면서 느낀 부족함을 기록하여 다시 강연자료를 보강하고 이것을 이렇게 블로그 원고로 작업하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을 디자인하라’라는 추상적인 생각들은 구체적인 강연자료로 거듭나고 디테일이 묻어나는 블로그 원고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 ‘생각을 디자인하라’ 콘텐츠의 ‘생각 – 글 – 말’ 선순환 사이클 사례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노트 메모)
글을 그림으로 표현한다(강연 슬라이드)
글과 그림을 말로 표현한다(LG인화원 생각을 디자인하라 특강)
강연 내용에서 부족한 내용을 구상하여 다시 메모한다(LG CNS 블로그 원고 초고)
메모된 내용을 블로그 원고로 작성해나간다(LG CNS 블로그 원고)

블로그 원고 하나를 쓰기 위해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매우 더디고 쉽지 않지만, 이 과정을 꾸준히 하다 보면 초기의 생각과는 비교되지 않을 깊이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 근육을 키우면서 동시에 콘텐츠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저처럼 글 쓰는 게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면 ‘생각 – 글 – 말’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쉽지 않습니다. 강연이나 강의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죠. 그러므로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노트 메모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생각을 글로 구성해내고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필자가 어떤 노트 메모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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