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24, 우체국금융, 복지로, 국민신문고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약 700개 정부 시스템이 동시에 멈추며 행정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됐습니다. 국가 전산망 장애로 국민 불편뿐만 아니라 정부 시스템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화재로 전소된 주요 시스템에는 서버 재해 복구(Disaster Recovery, DR) 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화재가 아닌, IT 인프라 재해 복구의 중요성을 일깨웠습니다.
재해 복구는 IT 시스템에서 심각한 장애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 데이터, 네트워크 등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과정 또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재해 복구 계획은 자연재해, 시스템 고장, 해킹,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위협에 대비하여 마련되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업무 중단이나 데이터 유출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예방하고자 합니다.
재해 복구의 개념은 1970~1980년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컴퓨터와 IT 시스템의 발전에 따라 기업들은 디지털 데이터와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갔고, 이로 인해 시스템 장애나 데이터 손실이 발생할 위험에 대한 인식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복잡하고 체계적인 재해 복구 시스템이라기보다 기본적인 백업 시스템과 하드웨어 복구 정도로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PC와 네트워크 시스템의 급격한 확산과 인터넷 도입은 디지털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24/7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중단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파급력을 훨씬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재해 복구는 단순한 데이터 복구를 넘어 서비스 지속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시스템의 복잡성 증가와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해 복구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이 재해 복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고민과 의문이 따릅니다. 어떤 방식으로 구축할지, 도입 시점은 언제가 적당할지, 어느 정도의 비용을 투입해야 할지 등 현실적인 고려사항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재해 복구 시스템 유형을 선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통적인 온-프레미스(On-premise) 기반 재해 복구센터는 안정성과 보안 측면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기업이 물리적 인프라를 직접 관리하므로 외부 침입이나 데이터 유출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초기 투자비, 시설 유지비, 거리 이격 요건, 운영 인력 확보 등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반면 클라우드 기반 재해 복구는 필요할 때만 자원을 활용해 비용을 최적화하고, 자동화된 복구 체계를 통해 테스트와 운영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시스템 변경이나 데이터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어, 비즈니스 변화 속도가 빠른 조직에 적합합니다.
여기에 금융·공공·제조 등 규제 산업에서는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접근 통제, 감사 로그 등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요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복구 속도(Recovery Time Objective, RTO)와 복구 시점(Recovery Point Objective, RPO), 네트워크 품질, 멀티클라우드 간 연동 복잡도 등 운영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습니다.
결국, 재해 복구 체계 구축은 기술 선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 보안, 규제, 운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규모와 업종, IT 환경에 따라 최적의 해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복구 체계를 확보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특정 장비 고장이나 전원 장애와 같은 단일 원인으로 장애가 발생했다면 지금은 화재, 정전, 시스템 오류, 사이버 공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합 리스크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디지털 인프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고는 빈번해지고, 그 피해 규모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해 복구 체계의 유무는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지난 2022년 판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한 건물에 집중된 서버들이 모두 중단되면서, 주요 서비스가 멈추고 수많은 개인과 기업의 업무가 마비되었습니다. 모든 서비스 복구에 약 100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리며, 재난 복구 시스템 구축과 안정성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반면,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모건스탠리는 주요 시설 및, 장비 전산 시스템이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 만에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복구했습니다. 재해 발생이 되자마자 모든 전산 시스템을 백업센터로 전환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계적인 재해 복구 시스템을 통해 재난 상황에도 업무 중단 없이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재해 복구는 단순한 백업 체계를 넘어서, 비즈니스의 지속성과 고객 신뢰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기업은 물리적 재해부터 사이버 공격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재해 복구 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위 사례에서 살펴봤듯 재해 복구는 더 이상 사고 이후의 복구 기술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제는 예상치 못한 위험에 사전에 대비하고, 사고 이후에도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기술로 접근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재해 복구를 장애 발생 시 시스템을 복원하는 ‘사후 대응 체계’로 인식해왔지만, 지금은 기업의 생존력과 신뢰를 지탱하는 필수 인프라이자 위기 대응의 출발점으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이유는 4가지입니다.

첫째, 재해의 양상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습니다.
지진이나 화재 같은 전통적 재난은 물론, 시스템 오류·인적 실수·기술적 비호환, 해킹이나 무단 접근 등 사이버 공격까지 위협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위협은 서비스 중단, 매출 손실, 고객 불만, 데이터 손상으로 이어지며 기업의 신뢰도와 평판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재해 복구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절차가 아닌 기업 전략의 핵심입니다.
재해 복구는 시스템을 단순히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고 핵심 업무를 빠르게 복원하며, 고객 신뢰와 브랜드 평판을 지켜내는 것이 재해 복구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재해 복구는 백업과 복구를 넘어서 경영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까지 재해 복구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현대의 재난은 종종 보안 사고와 결합되어 발생합니다. 랜섬웨어, 악성코드, 데이터 유출 같은 위협은 복구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해 복구 체계는 암호화, 접근 제어, 모니터링 등 보안 기능이 통합된 형태로 진화해야 하며, 단순 복구가 아닌 회복력(Resilience)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넷째, 재해 복구는 ‘기업 생존을 위한 투자’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재해 복구를 필수 비용이 아닌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재해 복구는 위기 속에서 기업의 생존력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장애 발생 시 빠른 대응과 복구를 통해 서비스 중단 시간을 줄이고 손실을 최소화하며, 고객 만족과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곧 기업 경쟁력입니다. 이제 재해 복구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이자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고객 신뢰를 지키며 성장하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재해 복구를 통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한 발 앞서 설계한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재해 복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기업의 약속입니다.
나아가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복원력을 결정짓는 것은 재해 복구의 유·무뿐 아니라, 그 성숙도와 체계화 수준입니다. 얼마나 세밀하게 IT 인프라를 설계하고, 얼마나 철저히 복구 절차를 준비했는지가 위기 대응력의 차이를 만듭니다. 이는 곧 비즈니스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지금은 ‘복구를 위한 대비’의 시점이 아닙니다. 위기 이후에도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업을 설계하기 위한 투자 시점입니다. 기업은 재해 복구를 비용이 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영역으로 재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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