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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모든 것은 이름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 ESG
뉴스레터 · 

편집장의 Comments 👀

따스한 봄날이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봄은 새로운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계절의 길목에서 관계는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이름을 묻고, 그 이름을 기억합니다.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 사람은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상대가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낯선 존재와의 관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앤디 위어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는 주인공이 우주에서 만난 존재에게 ‘로키(Rocky)’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관계가 시작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너의 이름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출발합니다.

감독은 사람들이 처음 만났을 때 이름을 묻고 기억하는 것이 모든 관계의 시작이라고 보고, 이 생각을 제목에 담았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호칭을 넘어,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관계를 맺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4월 ESG 에브릿띵에서는 ‘이름’이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인식과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오늘의 ESG 에브릿띵 정리 

 

👉 ESG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도구이며, 기업의 가치와 직결된 ‘재무적 언어’이며, 전략 속에 통합되어야 합니다. 

편집장의 인사말을 이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까요? 업무를 소개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소속과 직무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그 이름을 통해 우리가 하는 일이 규정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ESG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하면, 다양한 반응이 따라옵니다. 임직원 봉사활동이나 사회 공헌 활동을 떠올리는 경우도 있고, 보고서 작성이나 평가 대응 업무를 먼저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ESG’라는 이름이지만, 사람마다 떠올리는 의미와 이미지가 조금씩 다르게 형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이름은, 우리의 역할과 업무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우리는 ‘ESG’라는 이름(Title) 안에서 우리의 일을 한정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SG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

ESG라는 이름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누군가 ESG의 의미를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돈(Finance)’이라고 답하겠습니다. 돈이라고요? ESG는 숭고한 어떤 가치가 아닌가요. 다소 속물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를 뜻하는 단어의 조합입니다. 동시에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하나의 프레임입니다. 그런데 이 개념을 조직 이름으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저 역시 한때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프레임이자 도구에 불과한 ESG라는 명칭을 팀 이름으로 쓰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을 가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결국 ‘이름’이라는 형식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그 대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가 달라집니다. 기업이 브랜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름은 역할과 기대를 함께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지속가능성, 즉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 ‘ESG’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ESG를 ‘비재무(Non-Financial)’라고 부르는 것은 어떨까요? 비재무라는 표현은 재무의 반대편에 있는 개념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구분이 지금도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과거 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시기에, 한 컨퍼런스에서는 ‘Non-Financial is Financial’이라는 제목이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이 표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배경에는 분명한 흐름이 있습니다. ESG 지표가 실제로 재무적 성과와 연결되기 시작했고, 이를 측정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비재무 지표가 재무 지표와 분리된 영역이라기보다, 재무적 결과로 이어지는 요소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재무와 비재무를 구분하는 방식 자체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재무정보로 확장되는 이유

이 관점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입니다. 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의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 중 S1의 영문 공식 명칭은 ‘IFRS S1 General Requirements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입니다.1) 여기에는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명칭의 유사성으로 인해 과거에는 기존 재무정보 중 일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IFRS의 맥락에서 보면 이는 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후변화 등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를 식별하고, 그것이 재무제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공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재무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ESG) 정보를 바라보고 있으며,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라는 표현으로 설명됩니다.

이러한 접근은 정보 이용자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IFRS에서는 ISSB뿐만 아니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nternational Accounting Standards Board, IASB) 역시 기존 및 잠재적 투자자, 대출기관(lender), 채권자 등 외부 정보 이용자의 정보 수요를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목적 재무공시(General Purpose Financial Reporting)의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기업이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투자자, 대출기관, 채권자 등 외부 정보 이용자에게 재무상태, 성과, 현금흐름 등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방식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실 수 있듯이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와 지속가능성 공시, ESG 정보 공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과 같은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공시(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Disclosure)는 모두 투자자를 위한 일반목적 재무공시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이 둘이 연결되는 것을 통합공시(Integrated Reporting, IR)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재무공시와 함께 공시했다는 보고서들이 있었는데, 이를 의미합니다(단순히 재무제표 몇 장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넣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 IR이 아닙니다).

그림을 다시 보면 재무제표의 영역보다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가 더 넓게 표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는 재무제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무제표가 과거의 수치와 재무적 성과를 보여준다면,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정보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가치는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는 이를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정보는 재무정보와 마찬가지로 일관되고, 완전하며, 비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 등 외부의 정보 이용자는 기업이 기후변화, 자원 부족, 인적자본 유출과 같은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에 단기/중기/장기적인 관점에서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실제로 일부 ESG 평가에서는 리스크 노출도(Exposure)와 관리 수준(Managed Risk) 2가지를 핵심 평가 요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2)

금융을 넘어 경영 전략으로 통합되는 지속가능성

최근의 정책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2026년 2월 말, 금융위원회(Financial Services Commission)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로드맵 발표와 함께 지속가능성 이슈를 왜 금융당국이 담당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살펴본 관점과 연결됩니다. ESG가 기업가치와 연결되는 정보라면, 자본시장과 금융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준비 중인 자본시장법(Financial Investment Services and Capital Markets Act) 개정 논의와 정부가 추구하는 금융혁신 정책 방향에서도 ESG는 중요한 요소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ESG 공시 기준을 마련하고, ESG 우수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려는 흐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ESG는 결국 경제로 연결된다는 시각인 것입니다(‘25년 123대 국정과제 중).

변화의 흐름은 기업의 경영 전략 수립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에서 발표한 ‘지속가능성 2.0’에서는 지속가능성을 별도의 전략으로 두는 접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3) 특히 ‘별도의 지속가능성 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전략을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는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을 기존 사업 전략과 분리된 과제로 다루기보다,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 전략에까지 지속가능성 관점(lens)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도 지속가능경영을 별도의 영역으로 두기보다, 경영 전반에 통합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이름의 의미와 중요성에서 출발해, 지속가능성 정보가 재무정보와 연결된다는 점을 정보 이용자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경영의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별도의 영역이 아닌 전략 안으로 통합하는 접근, 즉 내재화(Integration)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ESG를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기업가치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형식은 내용을 규정하고, 이름은 인식을 만듭니다. 그리고 질문은 세상을 바꿉니다. 기업을 넘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면, ESG는 이를 설명하고 실현하기 위한 자본시장 내 하나의 도구로서만 활용되어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최근 읽고 있는 천자문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천지현황(天地玄黃)’.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을 떠올리게 하고,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상기시킵니다. 지속가능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을 향해 나아가되, 동시에 기업이 처한 현실 속에서 실천되어야 합니다. 이름이라는 형식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조화를 이루듯, 이상과 현실 또한 함께 균형을 이루며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도 꽃피우면 좋겠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으로 이번 ESG에브릿띵을 마무리합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조직이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오늘의 요약 정리 

  • ESG는 별도의 가치 영역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자본시장 내 ‘도구’입니다. 
  • 비재무로 불리던 지속가능성 정보는 이제 재무적 영향을 설명하는 ‘재무정보’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 지속가능성은 전략 밖의 과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에 통합되어야 할 핵심 관점입니다. 

1) IFRS, Introduction to the ISSB and IFRS Sustainability Disclosure Standards 

2) Morningstar, The ESG Risk Ratings Methodology Abstract: Version 3.1 

3) IMD, Sustainability 2.0 by Goutam Challagalla, Frédéric Dals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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