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사물인터넷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어떤 점들을 더욱 고려해야 할까요? 몇 가지 고려할 점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구매자의 행동이나 습관을 고려했는가?
제품을 개발할 때, 많은 기업들은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효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머그컵’은 ‘물 마시는 습관을 알려 주어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가치’에 집중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스마트 화이트 보드’는 ‘화면 공유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및 생산성 향상’이란 가치에 집중을 한 것이죠.
그러나 사용자가 제품의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려면 부수적인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비자가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수고 같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것들은 무시해 버릴 수도 있는 보이지 않는 비용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성의 법칙으로 인해, 새로운 방식으로 갈아탈 수 없는 무시 못할 불편함과 수고가 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인데요.
- 설치나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가?
-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은가?
-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는데 어렵지 않은가?
이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사용자 입장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확신이 있으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NFC와 같은 ‘더 나은 쥐덫’ 기술이 아니라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모바일 결제 솔루션인 ‘스퀘어(Square)’입니다.
최신 기술로 주목받았던 기존의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카드 결제 기기는 가격이나 수수료 등의 문제로 가맹점이 활용하기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또한 단말기를 휴대하기도 어려워 이동 중의 결제도 쉽지 않았죠. 그런데 스퀘어가 이어폰 잭에 꽂는 무료 리더기만 달면, 누구나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새로운 방식을 쉽게 배울 수 있고, 관리도 쉬울 뿐더러 비용까지 저렴해서 소상공인들의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더 나은 기술’이 아니더라도 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보여 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인가?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기술’에 집착하는 기업이 간과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가격’입니다. 제품 개발자들은 최첨단의 기술, 혁신적인 효용에 대한 기대, 연구 개발에 들어간 원가 등의 요소로 가격을 정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나 시장에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수용되려면 제품의 가격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보다 크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제품을 소비자가 효용 가치를 느끼는 가격대로 맞출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분명 ‘기존 사물’의 가격대와 더 나은 기술이 적용된 ‘인터넷에 접속된 사물’의 가격대를 비교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신기한 기술’에 현혹된 초기 사용자들에 의해 어느 정도 판매가 될 수 있겠죠. 그러나 가격에 민감한 대중 소비자들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가격대’로 판매된다면, 캐즘(Chasm)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물인터넷 제품들이 가진 통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고, 전기 소모의 문제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인데요. 구매 후 파손이 될 때까지 아무런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던 ‘화이트 보드’나 ‘줄넘기’에 비해, ‘스마트 화이트 보드’나 ‘스마트 로프’는 주기적인 배터리 교환이 필요합니다. 즉 배터리를 구매하는데 그는 시간이나 비용 또한 소비자가 엄연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3) 사물인터넷(IoT)은 혁신 시장을 만들 것인가?
지금까지 PC 통신, 스마트폰에 이어서 등장한 사물인터넷(Io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는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사물인터넷(IoT)’나 ‘사물 통신’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냐고 물으면, 대다수는 처음 듣는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앞서 제가 사례로 든 제품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신기해 하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언론에서는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제품들에 대한 찬사와 함께 세상을 또 다시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대중들은 아직 낯설게 느끼고 있는 것이죠.
PC 통신이나 스마트폰이 이끌었던 혁신의 시대를 ‘사물의 접속 시대’가 계속해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성공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은 그 제품이 사물인터넷(IoT) 제품이 아니라 그냥 ‘기존 제품이 더 나아졌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저 ‘조금 더 나아진 쥐덫’이 아니라 지금보다 세상을 더욱 혁신적으로 바꾸어 줄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제품들의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 사물인터넷(IoT)는 혁신 시장을 만들 것인가? (1편): http://blog.lgcns.com/725
● 사물인터넷(IoT)는 혁신 시장을 만들 것인가? (2편): http://blog.lgcns.com/727
글 l 강석태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