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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너’와의 상호 작용을 위한 IT의 역할(4편) – Manufacturing as a Production Vs. Manufacturing as a Service –

2015.01.22

앞서, 1~3편에서는 인터페이스 속에 숨겨진 복잡성 및 최근 동향, 인터페이스 개발에 적용되는 원리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았는데요. 오늘은 생산 주체로서 제조 시스템을 구성하는 여러 개체들의 관계를 IT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어서 제조 IT 시스템의 구조, 통합화와 더불어 미래형 제조 산업의 생산-서비스 관계와 동향을 차례대로 조명해 보겠습니다.

● ‘나’와 다른 ‘너’와의 상호 작용을 위한 IT의 역할 (1편) : http://blog.lgcns.com/674
● ‘나’와 다른 ‘너’와의 상호 작용을 위한 IT의 역할 (2편) : http://blog.lgcns.com/676
● ‘나’와 다른 ‘너’와의 상호 작용을 위한 IT의 역할 (3편) : http://blog.lgcns.com/679

변화를 거듭하는 제조 시스템

제품 중심의 전통적인 제조 산업의 핵심적인 가치 부여 활동은 크게 다음의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제품 개발/여러 자원들(동력, 인력, 기계 장비 등)을 동원한 원재료, 부품을 거친 완제품의 생산/제품 거래(구매, 판매)를 통한 재화 소비 및 창출’이 바로 그것인데요. 쉽게 말해, 물건을 어떻게 하면 더 싸고 빠르게 잘 만들어서, 잘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일련의 활동들입니다. 제조업에서 제공되는 결과물(Output)은, 최종 상품 혹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디자인, 원자재 혹은 부품을 통해, 공급 가치 사슬(Supply Chain) 내 다음 단계의 사용자(고객)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고객도 만족시키고, 기업도 많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생산 주체 시스템과 그 밖의 환경적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모든 학문과 기술은 편의성 도모뿐만 아니라, 이런 예상치 못한 많은 변수들을 예측/예방/조정하기 위해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자동화된 Tesla 자동차 공장(이산형 제조)의 조립/생산 과정(좌)과 제약 공장(프로세스 제조)의 제형 생산 공정(우)
(출처: blog.agupieware.com/; tajpharma.com/)>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예측대로 현 시대는 정보화 및 개인 맞춤화와 대량 맞춤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 시스템 운영 또한 광범위하게 분산되고, 공급 업체 및 고객과의 관계도 세계화(Globalization)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기업 간의 경쟁 또한 오픈되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1세기 산업 혁명이라는 미명 하에 IT와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제조 산업의 미래는 전통적인 가치 부여 활동에서 점점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을 통한 기존 시스템의 더욱 효율적인 운영,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으로 말이죠. 또한 단순히 생산 환경에서의 노동 인력 창출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 제조 산업은 산업 전 분야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제2의 도약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IT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가상-물리 제조 시스템

지금부터는 제조 산업을 구성하는 유무형의 기본적인 개체(Objects)들과 그것들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제조 시스템의 기본 목적과 가치 부여 활동 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에 제시하는 자료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개괄적인 제조 시스템의 구성과 제품-정보의 흐름>

위 자료를 살펴보면, ‘디자인-주문-생산-출하’로 구성되어 있는 제조 행위의 종합적 활동의 흐름은 제조 시스템을 구성하는 ‘가상-물리 시스템’의 가동을 위한 기본 골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단지 두 시스템은 다른 형태의 입출력을 바탕으로 다른 수준의 추상화 정도를 가진 가공 절차를 거칩니다. 바로, Business Process(정보의 처리 및 이를 통한 하위 물리 시스템 제어와 확장된 가치 사슬의 여러 다른 가상 시스템들과의 연동을 통한 의사 결정)와 Physical Process(물리적 개체의 변형을 통한)라는 가공 절차들로 구분이 되는 것이죠.

대표적인 제조 가상 시스템인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Enterprise Resource Planning1, 이하 ERP )과 같은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물리 시스템의 실제 제품 생산 활동의 전체적 흐름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리 시스템에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해 그 정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갱신된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시스템의 최적 운용을 위한 보조/지원/관리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듈들의 집합체인 ERP와 같은 가상 시스템의 구조와 비슷하게, 흡사한 구조의 임베디드(Embedded) 물리적 개체들(예를 들어 생산 설비 같은)이 모여서 제조 물리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제조 시스템(예를 들어 개별 공장)들이 모여서 기업을 구성하고, 공급 사슬이라는 더 큰 시스템을 구성하게 되겠죠. 이렇듯, 프랙털(Fractal) 자기 유사성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실제 물리 시스템은 제품이라는 동적 독립 개체에 실제 제품 가공과 변형을 통한 가치(재료→부품→완제품 등)를 부여한다는 주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목적 하에 기능별로 종류별로 구분된 하위의 여러 생산 설비들을 이용합니다. 반면 ERP와 같은 가상 시스템은 해당 제품 개체를 만든 계획, 제품, 자원들 사이에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경제적인 측면을 역으로 추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시 그런 목적 하에 기능별로 구분된 하위의 컴퓨팅 모듈들을 사용합니다. 즉, 제품의 가치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그림에 나타난 구분이라면, 다른 한편으로 기업 관점에서의 기본 활동은 전사적인 개체들의 상호 작용을 모두 포괄하는 차원에서 ‘생산, 물류, 품질 관리, 유지 보수, 경영 관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림에서처럼, 주문 정보와 같은 제품 관련 정보들은 두 시스템 및 다른 제조 시스템들과의 연계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리고 화살표는 제품 주문 및 그 밖의 가치 부여 활동에 대한 큰 정보의 흐름을 표현해 주는데요. 붉은 색은 ‘정보의 흐름’을, 푸른 색은 실제 제품 등의 ‘물리적 개체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화살표들이 두 개의 상이한 시스템들 사이의 소통과 관계를 거시적으로 규명해 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두 시스템이 제 때 필요한 정보들을 교환하지 못하거나, 교환한다 하더라도 자기 목적에 사로잡혀 혹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상대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마치 축구 선수가 옆에 더 좋은 위치에 동료가 있었음에도, 마음은 멋있게 골을 성공시키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헛발질을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말이죠. 그래서 IT는 개별적인 시스템들/개체들 및 관련된 여러 활동 사이를 연결하고, 상호 작용을 활성화시키며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뇌에서 시냅스가 그러하듯이 그것은 제조 시스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의 비즈니스 시스템인 가계부와 가정 생산 활동의 기반인 냉장고>

물론 제조 시스템이 훨씬 더 복잡하고 고려할 사항도 많겠지만, 비유를 하나 한다면 ‘전통적인 어머니와 식단-가계부(Business System)/냉장고(Storage)’의 관계와 그 기본 원리가 비슷할 것 같은데요. IT가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가정의 물리적 경제/생산 주체, 공장에 비유)는 매일 가족들에게 음식(보통 3~4가지의 다른 제품)을 제공하기 위하여, ‘식단-가계부/냉장고’를 참고합니다. 그리고 본인만의 노하우(Recipe)를 이용해 음식을 준비하시죠. 그러면 지금부터 그들의 관계를 한번 자세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머니와 식단-가계부/냉장고’의 관계

(1) 음식들은 김치, 반찬 등과 같이 Make-to-Stock(언제 만들지에 대한 전략, 미래의 수요를 위해 미리 만들어서 재고로 보유하거나) 하에 미리 만들어 놓을 수도 있고, 그날그날 가족들의 요구(Order)를 합산해 Make-to-Order(주문 시 바로 바로 만들거나)로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 주문/수요에 대비한 생산 시기 전략

(2) 필요한 재료는 냉장고의 반찬/재료/남은 음식 상태(Stock on Hand), 가계부 등을 참고하고, 어머니의 기준에 의거해(Safety Stock, 안전 재고량), 장을 보게 됩니다(Sourcing/Procurement Process). 이때 재료들의 시장 가격, 냉장고의 공간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양(Economic Order Quantity)을 미리 사놓거나(Source-to-Stock), 그때그때 동네 슈퍼마켓에서 급한 대로 사거나 또는 배달을(Source-to-Order)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주문/수요에 대비한 재료의 조달 시기 전략

(3) 실제 조리(Production Process) 시에는 조리 도구의 종류 나 양(Resource Capability), 사람의 수(Master Production Schedule) 등을 고려해 오늘 할 음식의 양(Lot Size)를 정하고, 경험치 (Data Historian) 등에 의거한 조리 시간(Processing time/Lead time)을 계산해서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출 수 있게끔 미리 요리를 합니다. 그밖에 어떤 규칙(Dispatching Rule, Policy)을 기준으로 밥을 먼저 시작하거나, 아니면 다른 요리들을 조리 순서(Scheduling)에 따라 진행합니다.

(4) 요리를 하기 전의 재료 상태 점검, 하는 도중 또는 다 하고 나서는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미리 맛보는 것은 기본이겠죠(Quality Control and Quality Management).

(5) 어머니가 편찮으시거나, 가스 또는 밥솥 등이 고장 났을 경우에는(생산 설비 자원의 고장 등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사건 발생) 음식 배달(OEM, Procurement) 등의 대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6) 그래서, 요리하실 때 수시로 조리 도구(Resource-Equipment) 등의 상태(예를 들어, 밥솥의 경우는 보온 여부)를 파악(Resource Maintenance)하고, 교체 혹은 수리를 계획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음식이 남았을 경우(재고, Stock, Inventory), 버리거나 가족들의 불만을 감수하면서도 다음날 다시 내놓기도 합니다.

(7) (6)과 같은 상황이라면, 음식을 다른 형태로 변형하거나 간단한 추가 반찬을 끼워서 제공(Sales/Inventory Management)하면, 아마도 가족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8) 매일 발생하는 수입-지출(Transactions)을 가계부를 이용해 기록 및 관리하고, 기본적인 식단(PLM; Product Life Cycle Management)을 바탕으로,

(9) 내일, 다음 주 혹은 다음 달의 상황을 예측합니다. 예를 들어, 내일은 남은 채소를 다 써야 되니 잡탕으로 가야겠다(Short Term Planning) 혹은, 다음 주 월요일은 된장찌개, 화요일은 손님이 오시니 평소보다 음식을 두 배로 할 계획(Tactical Planning) 등을 세우는 것이죠. 그리고 이번 달에는 식비가 너무 많이 지출되었으니, 다음 달에는 채식 위주로 가야겠다는(Strategic Planning) 등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결국, 규모의 차이일 뿐이지, 제조 시스템의 큰 흐름과 그 사이사이에 발생하는 의사 결정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앞서 제시한 그림에서의 색 구분처럼, 위 설명의 괄호 안 파란 색 글씨는 ‘물리적 생산 시스템과 개체에 관계된 것’, 빨간색 글씨는 ‘제품/자원 등과 관련된 정보, 비즈니스 시스템의 운영/관리와 관련된 것들’인데요. 굳이 어머니를 예로 든 것은 이 글의 제목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보통 집이나 식당에서 먹은 음식을 우리는 ‘제품’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서비스’로 인식합니다. 그렇다면 요리의 가짓수가 수백 개이고, 먹을 사람 또한 수백 명이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더 이상 주먹구구식이나 개인의 통찰력 만으로는 운영 및 관리가 힘들다는 뜻입니다. 이제 OT(Operation Technology)’와 ‘IT’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변화하고 있는 제조 시스템의 모습, 가상-물리 제조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어서 다음 시간에는 제조 시스템을 구성하는 중심 개체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l 글 이승엽 연구원

현재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박사과정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에서 학사를 마쳤으며,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에서 산업공학 석사/박사를 취득하였다. Manufacturing system control, supply chain system model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요 연구 관심 분야는 Formal model based hybrid SoS engineering, 다양한 Simulation based methodology (agent, discrete event, system dynamics), manufacturing and supply chain systems, IT-based industry convergence, 그리고 Cyber-Physical System 등이 있다.

개별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소프트웨어 모듈들(Production Planning, Accounting, Human Resource Management, Order Processing, SCM and Distribution Planning 등)을 통합하여 전사적으로 핵심적인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합, 정보의 흐름을 관리,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스템. 이름처럼 부서별(Sales, Manufacturing, Procurement 등)로 여러 유무형의 전사적 자원을 관리/통합된 하나의 시스템과 모듈들에 의해 공유되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둠. 그 밖의 최우량 사례,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성공적인 솔루션 및 문제 해결 방법들을 제시함. SAP, MS Dynamics, Oracle JD Edwards, M1 and Epicor 등의 업체에서 통합 Suite를 제공 또는 산업별, 기업 사이즈 별로 개발하여 사용하기도 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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