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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뇌 과학 기반, 인공지능 연구의 현재와 미래

2018.08.09

딥마인드의 창업자 하사비스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뉴로사이언스와 컴퓨터 과학 분야의 융합을 통해 인공지능이 한 단계 더 진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두 분야에서 인간의 뇌, 지능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고 서로의 기술을 융합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해 왔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최근 딥러닝을 시작으로 인공신경망 분야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컴퓨터 과학 분야 연구자들의 신경과학, 뇌 과학(Brain Science) 분야 연구에 대한 관심이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인공지능 구현 시도

실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17년 3월 뉴럴링크(Neuralink)라는 스타트업을 발표하며 인간의 뇌와 기계를 연결해 인간의 지능을 자유롭게 저장하거나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즉,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온 신경과학, 뇌 과학 분야의 연구에 IT, 전자 기술 분야를 접목해 새로운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일찍이 신경과학, 뇌 과학 분야에서는 인간이 정보를 인식하고 이해해 지식화하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왔습니다. UC 버클리대의 연구팀은 고양이의 뇌 신경망을 분석해 시각 영상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특정 시각 자극에 대해 특정한 신경 세포가 반응하며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역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를 분석하면 시각 자극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논문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신경세포를 통해 재구성한 이미지와 원본 이미지가 유사한 윤곽선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 고양이 시신경 세포의 반응 분석 (출처: G. Stanley(1999))

이러한 뇌 신경의 반응에 대한 연구는 이후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뇌 신경 신호의 분석만으로 사람의 얼굴을 재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실제 얼굴과 뇌 신경 신호를 통해 재구성된 얼굴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언어, 기호적으로 표현해 몽타주를 그리는 과정이 앞으로는 뇌파 분석만으로도 가능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뇌 신경 반응에 기반한 사람 얼굴 재구성 (출처: L. Chang(2017))

또한, 생물체의 신경 세포 전체를 분석해 신경망의 작동 원리를 분석하고 인공적으로 구현하기도 하는데요. 예쁜 꼬마 선충(C. Elegans)이라고 불리는 약 1mm의 선충으로 약 302개의 신경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단일 생물체의 신경세포가 모두 파악된 유일한 생명체로써 뇌, 신경계 분야의 연구에 자주 활용됩니다.

뉴로로보틱스(Neurorobotics) 분야의 전문가인 Timothy Busbice는 예쁜 꼬마 선충의 움직임에 따른 신경망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특히 장애물을 발견하거나 충돌 시 반응하는 신경 세포 간의 관계를 분석했는데요.

그 후 분석된 모델을 실제 로봇에 적용해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고 동작하는 기능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구현된 로봇은 스스로 방향을 전환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충돌 후 원래의 진행 방향으로 복귀하기도 합니다.

l C.Elegans 신경망의 로봇 적용 (출처: Lockery Lab, University of Oregon)

이와 같은 신경과학계의 선행 연구로 가능성이 천천히 구체화되며 주요 혁신가들의 스타트업 및 주요 기업들 또한 뇌 과학에 기반한 인공지능 구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뇌 과학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구현

테슬라 CEO가 발표한 뉴럴링크(Neuralink)는 인간의 뇌와 컴퓨팅 칩을 연결하려 합니다. 의학전문 법인으로 등록된 뉴럴링크는 단기적으로는 인간의 뇌와 관련된 질병의 치료에 목적을 둡니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지능, 기억 등을 컴퓨팅 칩에 저장하거나 혹은 반대로 저장된 정보를 인간의 뇌에 주입해 손상된 뇌 기능을 복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지능을 이식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의 지능을 하나의 칩에 저장하며 높은 지능을 갖는 칩으로 구현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식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뉴럴링크는 실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습니다.

BMI(Brain Machine Interface)의 전문가인 Flip Sabes, MIT 신경외과 및 컴퓨터공학 박사인 Ben Rapoport 등 뇌과학, 컴퓨터 공학, 전자 공학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해 연구를 시작 중입니다.

l 뇌 연구 기반의 혁신 스타트업

또 다른 스타트업인 커널(Kernel)은 뉴럴링크와 유사한 개념을 목표로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사업가 Bryan Johnson이 설립한 이 기업은 인간의 뇌와 컴퓨팅 칩을 연결해 뇌 손상과 관련된 치료를 단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경과학계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연구, 개발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실제 뇌 손상 환자에 실험 중입니다.

뉴멘타(Nument)는 인간의 대뇌의 신피질(Neocortex)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델링해 인공지능을 구현하려 하는데요. 2005년 일찍이 설립된 이 기업은 뇌 관련 분야의 선도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뇌 중 가장 바깥 부분에 해당하는 신피질은 고등 생물의 지능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지, 의욕, 판단과 같은 주로 지능과 관련된 기능의 수행과 관련된 부분으로서 포유류 이상의 동물에서만 신피질이 발달하며 고등 동물일수록 넓은 범위를 갖는다고 합니다.

특히, 뉴멘타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판단, 행동하는 강 인공지능(Strong AI)의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신피질의 동작 원리의 구현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 기업은 신피질의 구동 원리를 모델링한 HTM(Hierarchical Temporal Memory)을 오픈소스화하며 다양한 개발자들과 함께 기술을 발전시켜 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인간의 뇌 신호를 분석해 인간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혁신하려 합니다. 키보드, 터치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인간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인간의 뇌 신호를 통해 의도를 분석해 내는 것인데요. 약 80여 명에 이르는 연구자들이 페이스북의 선행 연구소인 Building 8에 참여하고 있으며 UC 버클리, 존스홉킨스 대학과 같은 주요 대학과 협업 중에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개발자 콘퍼런스인 F8에서 인간의 뇌 신호에 기반해 타이핑하는 ‘Brain Typing’을 시현했습니다.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환자의 뇌를 초당 약 100회로 스캔해 뇌 신호만으로 타이핑 기능을 구현한 것인데요. 향후 2년 내 분당 100단어 이상 타이핑이 가능한 수준까지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페이스북의 인간의 뇌와 기계 사이의 인터페이스(BMI)에 관한 연구는 단순히 인간의 의사 표현 방식이나 입력 수단을 대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로 저장하거나 반대로 이식하는 등의 방식의 인공지능 구현을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 간의 연결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글 l 이승훈 책임연구원(shlee@lgeri.com) l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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