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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지역 특화 마케팅 ‘하이퍼로컬’, 더 좁은 지역을 더 정확하게!

2021.07.19

90년대에 탄생한 ‘하이퍼로컬(Hyperlocal)’이라는 용어는 거주지와 거주자의 특성을 반영한 비즈니스 및 마케팅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두루뭉술한 지역의 관념을 비즈니스에 포함한다는 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대적으로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 용어로서도 이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하이퍼로컬의 개념이 오늘날 모바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의 발전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생활 영역이 좁아지면서 하이퍼로컬 서비스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이퍼로컬 (출처: foursquare)

대표적인 예가 음식 배달 서비스입니다. 배달 플랫폼은 배달 범위를 넓히고, 배달 항목을 늘렸으며, 편의성을 향상했습니다. 오늘 날 전 세계 음식 배달 산업은 연간 10%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거로 예상합니다. 과거 배달 서비스가 식당이 맡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는 배달 가능한 식당 데이터를 모은 지역 중심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지역 내 음식 배달을 하는 식당이 많을수록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았던 곳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죠. 그와 함께 경쟁도 심화돼 배달 범위도 넓어지고 있고요. 이렇듯 지역 중심을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플랫폼이 지역 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하이퍼로컬의 기본 구조입니다.

날씨는 전통적으로 기술과 밀접한 하이퍼로컬 분야였습니다. 농경 사회에서 날씨는 가장 귀중한 데이터였고 오래전부터 예측하려는 노력이 있었죠. 현대에도 지역을 불문하고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기상 예측에 사용됩니다. 예측은 거대한 데이터를 만들었고, 기업들은 날씨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보에 따라 비 오는 날 잘 팔리는 상품을 더 많이 배치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웨더 인텔리전스 히트X  (출처: weatherintelligence)

호주의 ‘웨더 인텔리전스(Weather Intelligence)’는 20년 동안 기상 정보로 위험을 관리하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들의 대표 상품인 히트X(HeatX)는 열 위험 예측 서비스입니다. 높은 온도, 복사열 노출, 습도, 바람, 작업 부하는 열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열사병, 일사병, 열경련과 같은 질병을 유발합니다. 자동화된 히트X는 기상 상황에 따라서 열 관리 계획 및 완화 전략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열 위험을 피해서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다른 예로 더스트X(DustX)는 일기예보를 바탕으로 작업장 주변의 먼지 위험을 예측합니다. 맞춤형 경고로 언제 작업을 하는 게 효율적인지 알려줍니다.

웨더 인텔리전스의 서비스는 축적된 지역별 날씨 데이터에 기반했습니다. 날씨가 업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나타내는 데이터에 작업하는 지역이 포함되는 순간 꼭 필요한 데이터가 됩니다. 정확한 날씨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곳일수록 데이터 우위에서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역, 다시 말해 기술적 영향이 큰 하이퍼로컬이 됩니다.

남미는 광활한 농토로 농업 생산 규모가 상당하지만 날씨 데이터의 정밀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곳입니다. 브라질은 정밀한 기상 예측에 필요한 위성을 보유하지 못했고 북반구보다 남반구의 위성 수가 적은 탓에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비 예보의 평균 정확도는 90% 수준이지만 브라질은 전 세계 기상 예보 모델의 결과에 따라 70%까지 감소합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하이퍼로컬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브라질 애그테크 분야의 대표 스타트업인 ‘아그로스마트(Agrosmart)’는 관개 및 날씨 데이터를 농부들에게 제공하는 지능형 농업 플랫폼을 개발합니다. 날씨에 기반해 논이나 밭에 얼마나 물을 공급해야 하는지를 파악해 농부들이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데요. 이를 위해 아그로스마트는 농지에 데이터를 수집할 센서를 설치합니다.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해 농작물에 필요한 수분 및 에너지를 구조화된 시각화 데이터로 제공합니다. 또한 품질을 비교해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농작물 품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부족한 날씨 데이터에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하여 농업에 필요한 하이퍼로컬을 구축한 것입니다.

이처럼 날씨를 통한 하이퍼로컬이 효과적이라는 걸 확인한 기업들은 날씨가 아닌 다른 데이터를 수집해 지역을 객관화하고 더 고도화한 하이퍼로컬을 구현하길 원했습니다.

아그로스마트 (출처: agrosmart)

한때 ‘포스퀘어(Foursquare)’는 지역 기반 소셜미디어로 사람들이 자신이 방문한 곳을 체크인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러나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이했죠. 결국 포스퀘어는 소셜미디어 사업을 축소하고, 그동안 수집한 지역 데이터로 기업을 지원하는 B2B 하이퍼로컬 사업으로 체재를 전환합니다.

포스퀘어의 프록시미티(Proximity)는 매장과의 거리나 경쟁 업체와의 근접성 등 실시간 위치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함으로써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솔루션입니다. 기업은 GPS 정보를 활용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특정 지오펜스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범위에 들어오면 웹, 앱, 소셜미디어, 오디오, 팟캐스트, OTT 등 서비스에 포함된 광고에 위치 데이터가 포함되는 것이죠.

예컨대 커피 전문점을 마주한 횡단보도에 소비자가 신호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보면 커피 할인이나 신메뉴가 디지털 광고에 먼저 노출됩니다. 만약 여러 커피 전문점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면 노출된 브랜드로 소비자가 향할 가능성이 커지겠죠. 포스퀘어에 따르면, 프록시미티를 활용할 때 평균 202% 투자자본수익률(ROI)를 달성하고, 클릭 시 비용(CPA)을 47%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 기반의 정밀한 타깃 광고인 만큼 효과 대비 비용이 낮게 나타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지역 내 브랜드별 방문을 추적하는 포스퀘어는 데이터를 특정 지역의 고객 방문 예측 및 모델링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동 인구의 특성이나 패턴은 고객 행동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면 적합한 매장을 구성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겠죠. 기업이 매장을 구축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매장의 층수, 입구 또는 간판의 방향, 상품 구성, 심지어 직원 배치까지 모든 결정에 객관화한 지역 데이터가 통찰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포스퀘어 프록시미티 (출처: foursquare)

그렇다면 기업의 의사 결정에 깊이 관여하는 지역 데이터에 AI 기술이 더해진다면 어떨까요?

싱가포르 기반 스타트업 ‘넥스트빌리언.ai(NextBillion.ai)’는 언어와 지리적 인프라가 복잡한 신흥시장의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는 하이퍼로컬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합니다. 신흥 시장은 언어, 문화, 인구 분포가 선진국 시장보다 훨씬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주소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고, 위치를 다른 언어로 말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길은 운송 지연을 일으킵니다.

ETA 및 루트(ETAs and Routes)는 여러 소스의 공개 데이터와 독점 데이터를 결합해 운송 및 물류에서 최적의 경로와 예상 시간을 예측하는 도구입니다. 경로, 교통량, 지도 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 모델로 실질적인 예상 시간을 구함으로써 동종 업계 대비 최대 3배 낮은 왕복 지연 시간, 최대 40배 높은 물류 처리량을 제공합니다. 또한 AI 기반 지오코딩 및 역방향 지오코딩 기술은 잘못된 지정과 비정형 주소를 처리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AI 모델은 과거 배송 주소를 결합한 API를 지도 데이터에 위에 구축해 배송 오류를 줄이고, 우선순위 지정으로 쉽게 지점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구들은 증가한 온디맨드(On-Demand) 배송에 더 나은 경로, 수수료 추정, 배치 조정에 사용됩니다. 가령 음식 배달 서비스는 주문에 맞춰서 배달원들을 배치하고, 경로에 따른 수수료를 계산해 최적화합니다. 주소가 불분명한 곳도 지오코딩 검색으로 확인하여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직관적인 AI 플랫폼은 물류, 운송, 승차 공유, 배달, 전자상거래 등 모든 이동에 수단, 언어, 문화를 극복할 실마리입니다. 현재 넥스트빌리언.ai는 동남아, 중국, 인도, 미국 등 지역의 음식 배달, 라이드헤일링, 화물 및 물류 기업들에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넥스트빌리언 (출처: nextbillion)

소매업도 하이퍼로컬 모델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벰블라(Vembla)’는 식료품 및 약품 구매에 하이퍼로컬을 적용했습니다. 소비자는 현재 위치 또는 주소를 선택하고, 주변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하고, 배송은 60분 안에 이뤄집니다.

식료품을 배송한다는 컨셉트는 미국의 ‘인스타카트(Instacart)’와 비슷하지만, 벰블라의 특징은 지역 내에서 배송할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늘린다는 점입니다. 슈퍼마켓의 식료품 외에도 동네의 아이스크림 가게, 준비된 아침 식사 등 배송과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걸 플랫폼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아닙니다. 단지 60분 안에 전달할 수 있는 항목을 지역 내 자원과 거리에 맞춰서 제공할 뿐입니다. 달리 말하면, 소비자는 60분 거리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을 이동하지 않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벰블라는 지역 중심을 강화하기 위해서 각 상점을 그리드로 구분합니다. 그리드마다 배달원이 배치되고, 가장 가까운 그리드를 기준으로 주문 및 배송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각 그리드는 포함된 매장, 주문 빈도, 경로, 인근 매장, 유동 인구 등 데이터를 통해서 작은 하이퍼로컬 단위가 됩니다. 하이퍼로컬 단위 안에서 배송 가능성 등을 확인해 60분 안에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플랫폼에 포함합니다. 이로써 지역 내 온라인 생활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뱀블라(출처: vembla)

이렇듯 하이퍼로컬은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이동, 거래, 운송 등 분야를 망라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개선해 좁은 지역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단순한 배송 활동도 이동에 날씨 영향을 받는지, 경로가 최적화돼 있는지, 어느 지역에서 주문될 확률이 높은지 등 여러 예측 모델을 사용할수록 더 정확한 하이퍼로컬 구축할 수 있습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하이퍼로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9% 성장을 기록해 2019년 1조 3240억 달러에서 2027년 2조 6343억 달러까지 성장을 예상합니다. 물류 및 운송, 배달, 교통, 마케팅 등 지역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하이퍼로컬을 지향하게 되면서 지역 데이터를 차지하려는 경쟁과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할 모델 개발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음식 배달 서비스지만, 그들은 지역 내 음식점들의 성과와 소비자 반응을 알고 있습니다. 신규 매장을 내 거나 메뉴 구성을 고민하는 데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규모와 정확도에 따라서 더 정교한 플랫폼에 식당이 참여하게 되겠죠.

하이퍼로컬은 이미 실생활 깊숙하게 자리 잡은 개념입니다. 앞으로 달라지는 점이라면 훨씬 좁은 지역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거고, 이는 기업들이 가장 탐내는 데이터가 될 거라는 겁니다.

글 ㅣ 맥갤러리 l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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