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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AI와 데이터로 지구를 지키는 방법! ‘기후테크(CTech)’

2023.02.28

IT 기술이 기후 위기를 막을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요?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 CTech)는 기후 변화를 막는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뜻합니다. 글로벌 회계 및 컨설팅 자문업체인 PwC는 기후테크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했는데요. 첫째,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둘째, 기후 변화 사태에 대응하거나, 셋째, 기후 변화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기술로 표현했습니다. 즉, 탄소나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도움을 주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모두가 기후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 많은 투자자들이 기후테크를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로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대규모의 투자금이 기후테크에 몰리고 있습니다. PwC의 기후테크 현황 보고서(State of Climate Tech 2021)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기후테크 분야 누적 투자금 규모는 2,220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 수는 3,000개가 넘으며 9,000번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그림 1]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 (출처: PwC State of Climate Tech 2021, analysis of Dealroom data)

AI와 데이터로 구현되는 기후테크 혁신

기후테크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주목할 만한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기후테크 생태계에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스타트업 ‘원 컨선(One Concern)’은 기후변화로 인해 건물/자산에 발생하는 피해를 디지털 기술로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갑작스럽게 홍수, 폭설, 폭염 등이 발생하면, 건물이 망가지거나 교통수단이 마비되고 전력이나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가령 미국 텍사스 주에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인해 근처 화학공장이 폭발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고가 생겼을 때 기업은 안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기업 경영 자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원 컨선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발생 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할 수 있도록 각종 시뮬레이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7일 동안 홍수가 발생해 전력망이 중단될 경우, 기업에게 어떤 피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은 사고 예방을 위해 비용을 투입할 수도 있고, 공장이나 에너지 공급원의 위치를 분산화하는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피해 예방을 위한 투자금과 향후 피해로 인한 손실액을 비교 분석해 어떤 방식이 나은지 판단하고, 미래 전략을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습니다. 원 컨선이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및 시뮬레이션 기술은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기업 및 부동산 투자 가치를 다방면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재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2] 각 지역별 재해 환경에 따른 피해 규모, 시간을 예측해서 알려주는 원 컨선 서비스 (출처: oneconcern)

원 컨선은 스탠포드대의 AI 연구원 출신들이 만든 기업인데요.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아마드 와니는 인도 및 파키스탄의 접경지인 카슈미르 홍수 사태를 직접 겪은 인물입니다. 당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557명, 피난민은 8만 명에 달했으며, 아마드 와니도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합니다. 이후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원 컨선을 설립해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요. 원 컨선은 현재 수 조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합성해 예측 결과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후테크 기업 ‘클리마비전(Climavision)’은 일반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상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클리마비전의 설립자 크리스 구드는 민간에서 일기예보 데이터를 만들 때 미 정부의 기상 레이더를 활용하는데, 레이더가 일부 시간과 지역을 측정하지 않아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클리마비전은 날씨와 관련된 15억 개의 데이터셋(DataSet)을 매일 처리하고 있으며, 웹 기반 대시보드, 24시간 지원 팀을 운영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작년 6월, GE 디지털(미국 다국적 대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의 자회사)은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최적화 및 관리 기술에 날씨 예측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클리마비전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후테크 시장에 부는 API 기술 바람

전기차나 에너지 기업을 제외한 기후테크 기업의 상당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데이터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후테크 사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후테크 회사 패치(Patch)는 탄소 배출 관련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프로그램과 운영체제의 통신을 쉽게 하기 위한 연결 인터페이스)로 관리하는 기술을 만들었는데요. 패치 API는 고객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통합정보) 시스템과 연결돼 탄소 배출량을 계산합니다. 패치 고객은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의 현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패치 AP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사파라(Safara)
    여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파라는 패치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사용자가 자연보호 프로젝트에 후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들었습니다. 패치나 사파라는 이러한 서비스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사용자에게 관심을 받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림 3] 사파라가 패치 API를 통해 구현한 탄소배출량 표시 및 후원 기능 (출처: patch.io)
  1. 애프터페이(Afterpay)
    결제 서비스 업체인 애프터페이도 패치의 API를 이용했습니다. 사용자가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직접 수치로 확인하고, 원하는 금액만큼 기후변화 관련 프로젝트를 후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국 내 MZ 세대 중 50%가 쇼핑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신경 쓴다는 점을 고려해 만든 서비스인데요. 해당 기능을 출시하고 4주 동안 3,000여 명의 사용자가 쇼핑하면서 탈탄소 관련 프로젝트에 기부했고, 1년 동안 모인 기부금은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였습니다. 해당 시장에는 클로버리(Cloverly), 카본 인터페이스(Carbon Interface), 쿨러(Cooler)와 같은 비슷한 경쟁 업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유통, 금융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림 4] 애프터페이가 패치 API를 통해 구현한 탄소배출량 표시 및 후원 기능 (출처: patch.io)
  1. 블루 스카이 애널리틱스(Blue Sky Analytics)
    블루 스카이 애널리틱스는 고화질 인공위성 사진과 각종 환경 데이터를 정제해 API로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단순히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자체 AI 기술을 활용해 공기질, 수질 오염, 홍수 위험 등을 예측 데이터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코드 몇 줄만으로 기후 변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데요. 주로 정책 담당자, 은행, 보험 업계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블루 스카이 애널리틱스는 자체적으로 인도의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알려주는 ‘브리조(BreeZo)’라는 앱을 만들고 관련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했는데요. 현재는 산불 알림 및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림 5] 블루스카이 데이터 API (출처: blueskyhq.io)

블록체인과 기후테크가 만드는 새로운 기회

기후테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또 하나의 기술은 블록체인입니다. 특히 탄소 거래 시장에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원래 탄소 거래 시장은 정부가 주도하며, 특정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민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탄소배출권을 만들어 사고 팔며 서로 법적으로 계약하는 ‘자발적 탄소 시장(Voluntary Carbon Market, VCM)’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넷제로(Net Zero, 소비되는 에너지와 생산되는 에너지가 일치해 에너지양이 ‘0’이 되는 상태) 정책을 추구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민간에서 만든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죠.

카본플레이스(Carbonplace)는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민간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입니다. 참여하는 금융기업 및 각 금융기업의 고객들이 탄소배출권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갑을 만들고 배출권을 저장,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있습니다. 탄소 거래를 위한 일종의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금융 기관들의 데이터와 메시지 전송을 담당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가 되겠다는 전략입니다. 카본플레이스는 올해 말에 상용화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거래 내역 및 결과의 투명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는 내용 정도만 공개하고, 내부에서 파일럿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공급망 관련 기술에서도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고 운반하는 과정에서는 트럭, 비행기, 선박 등 탄소를 배출하는 여러 운송 수단이 쓰이는데요. 운송 시간과 거리를 효율화하면 그만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광업 및 금속 블록체인 이니셔티브(Mining and Metals Blockchain Initiative, MMBI)’ 프로젝트에서 광물 및 금속 원자재가 이동하고 활용되는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추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광산에서 제품을 제작하기까지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배출됐는지 수치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 기후 변화는 공공이나 비영리 단체에서나 관심을 두는 분야였는데요. 이제는 기후 변화로 생기는 운영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전세계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뜨거워지는 지구의 온도가 정상화될 때까지, 기후테크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글 ㅣ LG CNS 융합기술연구소 Tech Insight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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