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LG CNS 기술블로그 DX Lounge에서 최신 IT 소식을 만나보세요!

IT Trend

무한 경쟁의 세상 ‘디자인의 힘’

2018.08.23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물건을 보아야 마음이 생긴다는 말인데 요즘처럼 이 말이 중요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천 가지의 이미지를 거리에서, 휴대폰에서 쉴 새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광고나 포스터처럼 이미지만이 아니라 SNS와 유튜브에서는 동영상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한순간에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매력적인 것을 찾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한 장의 멋진 그림이나 물건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요즘 같은 시대엔 거의 불가능 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는 눈으로 볼 수 없고,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분명 존재는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모호한 것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면 알 수 있지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나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개념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런 개념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은 이러한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시각화 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개념을 체험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어려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합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개념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시각화하고, 커뮤니케이션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내용도 말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고 표현 할 수 있으며, 시각화하고 번역하는 방법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각화는 많은 사람이 공통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각화와 관련한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무한 경쟁의 세상

이제 비즈니스 환경은 글로벌 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마트에만 가보아도 전 세계에서 온 수십 종의 과자와 음료수, 샴푸와 비누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아름다운 포장과 멋진 디자인,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지만 그 안에서도 더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는 제품은 있습니다.

매체가 다양해질수록 그 경쟁은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무엇이 맞고 틀리는지의 판단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정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더 멋진’, ‘더 매력적인’, ‘더 강한’ , ‘더 많은’ 것이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되었지만, 요즘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쉬운’, ‘더 직관적인’, ‘더 친근한’ 같은 단어가 더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l Adobe Summit 디지털 마케팅 행사 (출처: https://summit.adobe.com/na/)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세계적인 기업 Adobe 사는 매해 Adobe Summit이라는 디지털 마케팅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 I/O와 애플의 WWDC만큼 우리나라에서 크게 알려진 행사는 아니지만, 그 내용과 발표되는 기술을 보면,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혁신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입니다.

올해 3월에 열린 Summit 2018의 화두는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쉽고 빠르고 편하게 콘텐츠를 제작, 가공, 수정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 제작 및 관리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디자인은 더 이상 비주얼만이 아니라 콘텐츠 경험으로써 사용자의 경험 패턴에 최적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최적화된 콘텐츠를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이미지, 영상, 카드뉴스 등의 콘텐츠로 변하고 있으며, TV, 신문에서 포털을 넘어 소셜미디어가 가장 중요한 매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디지털 매체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고,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은 우리 삶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동영상 채널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세분화 된 채널 안에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채널과 브랜드에 따라 콘텐츠는 세분화 되고 있으며, 한 가지의 접근방식으로 모든 영역(사용자)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한 장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모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러한 환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응해야 할까요?

디자인은 태생적으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19세기부터 생겨난 소비주의는 제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사람들의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해하는 디자인은 바로 이 시기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멋진 그림이나 포스터, 패션잡지 등도 이러한 부분일 것입니다. 백화점이 생겨났고, 팔 물건들이 많아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와 디자인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졌습니다.

아르누보의 시대에 포스터는 그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포스터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방식은 아직도 우리가 이해하는 디자인 일부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미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이젠 영상, 인터랙티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경험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은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어떠한 디자인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요? 

일관성 유지가 관건

많은 분이 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것을,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디자인은 쓸데없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될 수도 있지만, 큰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업이 좋은 제품과 특별한 서비스를 개발했음에도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야 하는 지점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조금 더 큰 규모의 기업을 보면 디자인과 브랜드에 더 큰 비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꼼꼼하게 회사의 이미지와 브랜드에 맞게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디테일에 기업들은 큰 비용을 지급하는 것일까요?

로고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디자인을 생각해봅시다. LG 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붉은색입니다. 이마트는 노란색, 스타벅스는 초록색 등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 되어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관성입니다.

이런 큰 기업에는 브랜드 디자인팀이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기업 전체의 디자인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곳입니다. 우리 기업이 우리 기업과 같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지속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비주얼을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게 경험 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합니다.

인지심리의 관점에서 보면 동일한 형태나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과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일관된 노출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아름답지 못한 형태나 로고일지라도 지속적인 노출은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아름다운 로고는 미남 미녀를 볼 때 호감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로고는 기업의 철학이나 사업 내용, 전략 방향 등을 담을 수 있어야 하지만 정교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또 색이나 형태에서 비즈니스의 사업 방향이나 전략을 담아 쉽게 기업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이 좋은 로고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장님은 디자인에 접근할 때 매번 조금 더 새로운 것, 조금 더 멋진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전문적이지 못한 사람들은 항상 더 튀고 신기한 것을 디자인으로 오해해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지, 디자인 요소, 글꼴, 색상 등이 다양해지면서 초보적이고 아마추어답게 보이게 됩니다.

기업 내부에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사람이 없는 경우 로고와 관련된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마음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는 얼굴에 아무 화장품이나 아무렇게 발라서 누더기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그런 누더기 같은 이미지의 기업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고 싶은 기업이나 개인이 있을까요?

로고와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로고는 기업의 얼굴입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로고와 아이덴티티는 홍보 마케팅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또, 그 안에 기업의 철학, 비즈니스의 방향, 서비스 등을 한 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요소를 이미지화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낫습니다.

디자인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의외로 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 매체가 다양하거나 복잡해질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문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명함, 프레젠테이션, 문서 등에 폰트, 로고의 키 컬러(Key Color)가 사용된 템플릿을 만드는 것입니다. 큰 기업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작은 기업에서는 한 사람의 시간 사용이 기업 전체의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서를 만들 때 형식이나 포맷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내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처럼 저비용의 SNS 기반 홍보, 마케팅을 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이러한 일관성은 더 중요하게 됩니다. 동일 디자인 요소, 즉 동일 폰트와 색상같이 눈으로 쉽게 보일 수 있는 요소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동일한 말투나 어조를 유지하는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의 일관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의 분화에 따라 동영상과 카드뉴스와 같은 단위시간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 어떤 태도를 유지할 것인가는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때는 존댓말을 하다가 또 다른 상황에서 반말하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이처럼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고민의 시간과 시행착오의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기업의 외부와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혼란을 줄일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대와 기술이 달라지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은 무엇인지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젠 자동화된 다양한 툴들과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를 사용해 로고, 웹사이트, 앱, 동영상 등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무료나 저렴한 가격의 템플릿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견물생심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것을 만드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보의 양도 매력적인 것의 개수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손쉬운 일에 더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최종적인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보이도록 합니다. 하지만 디자인 이전에 비즈니스 전략 차원에서 꼭 고민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의 고민입니다. 그것이 기업의 정체성이 될 수도, 전략이 될 수도, 제품의 특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못하면 디자인의 인력과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기술적으로 디자인의 결과물을 쉽고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비즈니스의 일관된 메시지를 기업의 내부와 외부에 일관되게 전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기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으면 합니다. 결국 견물생심 할 수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디자인이 가장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l 박진현 교수 l 계원예술대학교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