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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예술과 IT – Lighting Art

2016.12.22

안녕하세요. 미디어 아티스트 송준봉입니다.

한참 동안은 오지 않을 것만 같던 2016년의 끝이 결국 다가왔습니다. 연말에는 송년회 같은 모임으로 많이 바쁘다 보니 정신없이 지나가곤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내년 목표를 하나씩 세워보는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Robot Art의 다양한 작업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예술과 IT 8번째 시간에는 빛(Light)을 활용한 미디어 작업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서 다양한 Lighting 설치 작업들을 볼 수 있는데, 오늘 소개 드리는 작업들과 비교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빛’은 예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순수 회화뿐 아니라 조각, 조소,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방법으로 다루어진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빛’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인 듯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도 무한하여, 여전히 빛을 사용한 새로운 작업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 대표적인 분야가 미디어 아트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예술에서 주로 사용된(혹은 그려진) 빛은 곧 ‘햇빛(Sunlight)’이나 ‘달빛’과 같은 ‘자연광’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아트에서 주로 사용되는 빛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빛, ‘인공광’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인공광으로 전구, LED, 프로젝터, Laser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l 미디어아트에서 사용되는 인공광 LED, 전구(Bulb) (출처: Wikipedia)

이러한 인공 광원 소자의 기본적인 기능만을 사용해서 엄청난 작업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Jim Campbell을 들 수 있는데요. Low Resolution Work, 즉 저해상도의 작업을 주로 만들어내는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U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도 일반화 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저해상도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Jim Campbell은 저해상도의 LED display를 만들고 저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콘텐츠와 조합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대표적인 작업으로 Motion and Rest #2(https://vimeo.com/51622505)를 들 수 있는데요. 대략 800화소가 안되는(800만 화소가 아닙니다;;) 붉은색 LED display 위에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영상을 띄워 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사람이 걸어가는 게 뭐가 대단한 건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목발을 짚고 걸어가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저해상도에서는 이 사람이 목발을 짚었는지, 또는 몸이 불편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전시되었던 작업이어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l 미디어아트에서 사용되는 인공광 Projector, Laser (출처: Wikipedia)

Jim Campbell은 전구를 가지고도 저해상도의 작업들을 진행한 바 있는데요. 공원에 수천 개의 전구를 매달아 두고 전구 한 개를 디스플레이의 픽셀 한 개로 사용한 작업인 ‘Scattered Light’가 대표적입니다.

수천 개의 전구가 빛나고 있는 광경만으로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지만, 특정 위치에서 보면 사람들이 지나가는 영상이 보이게 되어 관객과 영상의 군중들이 공존하게 되는 멋진 작업이었습니다. 몇 년 전 제작된 짧은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요. Home Movie Series 등 재미있는 작업이 많이 있으니 한번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lIYHmbM0UA

l Jim Campbell, 좌_Motion and Rest #2, 우_Scattered Light
(출처: 좌_https://vimeo.com/51622505, 우_https://goo.gl/k3HZgR)

빛의 변화

이제 소개해드릴 작업들은 빛을 변화시키는 작업들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작업은 Olafure Eliasson의 ‘Your museum primer’라는 작업인데요. 작은방 안에 고리 모양의 투명 유리가 회전하고 있고, 한쪽 벽에는 광원이 고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유리는 일종의 프리즘과 렌즈 역할을 하면서 광원을 분리, 굴절 시켜 다양한 형태와 색상을 지닌 빛의 형태를 벽에 만들어 냅니다. 고리가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빛의 형상은 계속 변화하게 되는데요. 마치 우주의 변화를 보는듯한 착각마저 일으킬 만큼 강렬하고 아름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Olafure Eliasson 의 경우 기본적으로 설치 예술 작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액츄에이터나 인공 광원 등 새로운 미디어를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 작업으로 소개해드려도 괜찮을 듯합니다. 이 작업은 지금도 국내에서 전시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연말을 기념하여 한 번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l Olafure Eliasson: your museum primer
(출처: http://olafureliasson.net/archive/artwork/WEK108815/your-museum-primer#slideshow)

이전에 Projection mapping 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kimchi and chips’도 빛을 활용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공간에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를 주제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소개드릴 ‘Lunar Surface’는 projection mapping 과 장노출 촬영의 조합을 통해 공간에 또 하나의 달을 만들어낸 작업입니다.

사용이 중지된 부천의 한 소각장 내부에 큰 천을 매달려 있고, 이 천은 천천히 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 존재하는 달을 스캔하듯이 훑고 지나가는 것이지요. 천의 움직임은 Depth sensing camera로 추적되고, 정확히 천이 지나간 위치에만 프로젝터의 빛으로 달의 형상을 그려냅니다. 이 과정을 카메라의 장노출로 찍어내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던 가상의 달이 공간상에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죠.

또한 ‘kimchi and chips’는 ‘Light Barrier’라는 작업을 통해 관객의 눈앞에 빛으로 형상을 만들어 보여주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공간에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홀로그램’과 기본적으로는 유사한 원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수백 개의 굴절 렌즈 위에 몇 대의 프로젝터로 빛을 투사한 후, 렌즈에서 반사된 빛이 중첩되는 부분이 관객의 눈에 보이게 만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미리 반사 각도 등을 계산하여 관객의 눈앞에 무의미한 빛의 중첩이 아닌 의미 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 Ars Electronica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링크의 영상에서는 단순한 원형과 사각형 이지만 최근의 버전에서는 더 업그레이드되어 가고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업입니다.

l kimchi and chips, 좌_LUNAR SURFACE, 우_Light Barrier
(출처: 좌_http://www.kimchiandchips.com/#lunarsurface, 우_https://vimeo.com/100575793)

빛과 움직임

최근에는 빛의 변화뿐 아니라 움직임을 더한 Kinetic Light 작업도 많은 미디어 작가 혹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소개드릴 작업은 RGB•CMY KINETIC입니다. 이전에 kinetic 작업 편에서 소개 드린 바 있는 ART+COM 스튜디오의 작업이지요. (ART+COM 이 기억이 나시는 분 있다면 박수를!) 이 작업은 기본적으로 거울이 달린 큰 원반들이 정말 ‘우아하게’ 움직이면서 전면의 빨강•파랑•초록의 광원을 반사하거나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원반의 거울에 반사되는 빛이 빨강•파랑•초록이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림자에도 색상이 입혀진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RGB 광원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비추고 있기 때문인데요. 쉽게 예를 들면 빨간색의 광원이 특정 원반에 막히면 그 그림자에는 파랑+초록 = Cyan 색상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그림자가 Cyan, Magenta, Yellow로 나타나는 것이죠! 사실 이렇게 색깔이 있는 그림자를 만드는 것은 carlos cruz diez(http://www.cruz-diez.com) 등 작가를 통해 미디어 작업의 초기부터 많이 다루어졌지만, 빛에 움직임을 부과함으로써 마치 빛이 배우가 된 한편의 공연을 보는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업은 2015년 광주 아시아 문화 전당에서 열린 ACT Festival에 설치되기도 했는데, 현장에서 많은 관객분들이 아예 바닥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ART+COM은 그 외에도 MOBILITY – REFLECTIVE KINEMATRONIC II 등 많은 Kinetic light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니 웹에서 천천히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https://artcom.de/)

l ART+COM, 좌_RGB|CMY KINETIC, 우_MOBILITY – REFLECTIVE KINEMATRONIC II
(출처: 좌_https://artcom.de/project/rgbcmy-kinetic/, 우_https://artcom.de/project/mobility/)

키네틱 라이트 분야가 워낙 인기 있다 보니, 상업적인 수요도 상당한데요. White Void라는 키네틱 라이트 모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스튜디오도 존재합니다.

자동차를 만들 때 바퀴부터 다시 만들 필요가 없듯이, 거의 완벽한 시스템이 공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하고 멋진 작업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l White Void: Grid (출처: 좌_http://www.whitevoid.com, 우_https://vimeo.com/77432882)

가급적이면 LG CNS 블로그에서 소개 드리는 작업은 직접 보았던 작업을 위주로 알려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예술과 IT를 주제로 하다 보니 영상만으로는 어떤 기술이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작업은 직접 보았을 때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늘의 주제인 Lighting(빛)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정말 오랫동안 예술에서 다루어진 요소이고, 이를 활용한 수없이 많은 훌륭한 작업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작업을 골라서 소개해드리기 정말 어려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을 찾아서 보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기도 했던 글이었네요! LG CNS 독자 여러분들도 내년에는 기회가 되신다면 미디어 전시에 많이 찾아주시길 바라며,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입니다!!

글 | 송준봉 | 미디어 아트 그룹 teamVOID

teamVOID는 현재 송준봉, 배재혁으로 이루어진 미디어 아트 그룹으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로봇, 인터렉티브, 키네틱, 라이트 조형 등 다양한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실험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그것을 작품으로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IT’ 연재 현황]

[1편] 예술과 IT – 컴퓨터가 그린 그림
[2편] 예술과 IT –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3편] 예술과 IT –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
[4편] 예술과 IT – 인터랙티브 아트의 기술과 구현
[5편] 예술과 IT – 인터랙티브 아트 : 카메라를 활용한 작업들
[6편] 예술과 IT – 키네틱 아트(Kinetic Art)
[7편] 예술과 IT – 로봇(Robot)
[8편] 예술과 IT – Lighting Art
[9편] 예술과 IT – 인공지능과 Media Art
[10편] 예술과 IT – Sound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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