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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이게 가능해? 이제 보트도 자율운항 시대

2021.12.09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나 드론의 자율비행은 현재 활발하게 연구 중인 분야입니다. 그에 비해 물 위의 보트의 연구는 그보다는 더딥니다. 사실 자동운항(Autopilot) 기술은 1910년대에 항공기 대상으로 개발됐습니다. 선박도 1920년대부터 도입됐기에 오래된 기술로 여겨지는 면이 있습니다. 자율 주행 차는 막 고도화 단계에 올랐고, 자율 비행은 도심의 3차원 이동이라는 고도화 목적이 있는 데 반해 선박은 고도화 동기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세일 드론 (출처: Saildrone)

자율 주행 차는 도로 위의 차선, 다른 차량, 사람, 신호 등 여러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주행을 수행하는 데에 초점을 둡니다. 반면, 물 위는 도로만큼 장애물이 많지 않고, 레이더 기술과 좌표만으로 다른 선박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닷길을 설정대로만 순항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선박만 아니라 항만까지 자동화돼야 완전 무인 운항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서 2030년은 돼야 진정한 무인 선박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배가 먼 미래의 얘기라는 건 아닙니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자율운항 보트(Autonomous Boat)’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전통적인 자동운항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로보트 III (출처: MIT)

MIT의 CSAIL(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가 개발 중인 ‘로보트(Roboat)’는 가장 잘 알려진 자율운항 보트입니다. 2015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로보트 시스템은 올해 로보트 III(Roboat III)라는 이름의 무인 수상 택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시됐습니다. 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로보트 III는 라이다 스캔, 디지털 지도, 물체 및 장애물 감지, 360도 감지 센서 및 카메라로 수로, 다리, 주차된 보트, 움직이는 보트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GPS 기반으로 특정 경로와 목표 지점을 설정하면, 해당 경로를 이동하면서 주변 환경을 지속해서 스캔해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합니다. 로보트 III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 작동합니다.

암스테르담의 운하는 수상 가옥이 밀집해서 수상 운송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보트가 자동차인 셈이죠. 그래서 여러 장애물로 복잡한 운하를 자율운행한다는 것은 인식, 탐색, 제어 시스템이 정밀한 수준까지 도달해 실제 운항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다시 말해 목적성만 부여하면 수상 택시 외 활용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이죠. 연구진은 로보트 III를 화물 운송이나 쓰레기 수거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가까운 섬과 섬 사이의 수상 택배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클리어봇 (출처: Clearbot)

‘클리어봇(Clearbot)’으로 불리는 자율운항 보트는 쓰레기 수거에 목적을 두고 개발됐습니다. 인도의 시드한트 굽타(Sidhant Gupta)와 우카시 고엘(Utkarsh Goel)이 발명한 클리어봇은 사람이 탈 수 없는 작은 크기지만, 한 번에 최대 250kg, 하루 최대 1t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얕은 하천에도 띄울 수 있으며, AI 알고리즘으로 수거한 쓰레기를 식별해 쓰레기 종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어떤 쓰레기가 많이 수거되는지 확인하는 건 수질 보존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수상 쓰레기를 수집하는 보트의 가격은 9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수준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타서 수거 활동을 도와야 하죠. 클리어봇 가격은 4분의 1 정도이며, 완전 자율로 물 위를 누빕니다. 여러 대의 클리어봇을 띄우는 게 쓰레기 수거에 더 효율적이라고 회사는 주장합니다. 최근 클리어봇은 게이밍 전문 하드웨어 제조사인 레이저(Razer)와 제휴하여 대량 판매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100% 전기로 움직이고, 운영 및 보험 비용은 저렴할 겁니다. 차세대 버전 개발이 완료되면 내년 초에 홍콩 전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굽타는 말했습니다.

세일드론 (출처: Saildrone)

데이터를 수집만이 목적인 자율운항 보트도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기반 스타트업 ‘세일드론(Saildrone)’은 사람이 시도하기에는 위험한 해양 데이터 수집에 무인 선박을 활용합니다. 해양 기후, 수중 생태계 등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려면 필요한 데이터를 지속해서 수집해야 합니다. 사람이 직접 배를 타고 바다를 갈 수도 있지만, 위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까지 장기간 표류하므로 지루할 수 있습니다. 세일드롬의 자율운항 보트는 50피트 파도와 시속 120마일의 강풍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태풍 속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일드론 보트는 정비나 연료 공급 없이 최대 1년 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싱글빔 또는 멀티빔 센서로 23,000피트의 깊은 바다를 감지하여 해양 지도를 작성할 수 있으며, 5초마다 찍는 영상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반 해양 식별 시스템으로 분석해 실시간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합니다. 어업 관리, 생태계 모니터링, 해양 풍력 발전 모니터링 등 분야는 세일드롬 보트가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손길이 필요했던 일부 분야는 자율운항 보트가 해결하는 시점까지 왔습니다.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자율운항 보트 수도 증가할 거로 예상되는데요. 궁극적으로 해운물류를 해결하려는 완전 무인 운항 시스템도 자율운항 보트와의 공생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글 ㅣ 맥갤러리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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