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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로봇이 직접 씨를 심는다고?
이제는 정원 관리도 스마트하게!

2022.01.05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일반 가구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는 1,041만 가구로 전체의 51.5% 수준입니다. 반면, 단독주택 거주 가구는 631만 가구로 2018년보다 10만 가구나 감소했습니다. 이를 미뤄봤을 때 정원을 가꾼다는 개념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건 아닙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성인 1,32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을 보면 은퇴 이후 희망하는 주거 형태로 단독/전원주택/타운하우스가 38%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어 아파트가 35.4%로 나타난 만큼 잠재 수요는 아파트 못지않습니다.

LG전자 잔디깎이 로봇 (출처: LG전자)

지난 CES 2017에서 LG전자는 잔디깎기 로봇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 국내 시장에 걸맞은 한국형 잔디깎기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잔디깎기 문화가 활성화하지 않은 시장에 잔디깎기 로봇을 출시한다는 게 수긍하기 힘든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잔디깎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단독주택 잠재 수요가 뒷받침된다면 잔디깎기 로봇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관리할 것이 많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첨단기술을 통해 관리 요소가 줄어든다면 선호도가 유효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잔디가 노화하거나 잡초가 자라고, 온갖 오브제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정원에 기술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스마트 가든(Smart Garden)’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19 여파로 정원 가꾸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했는데요.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미국 주택에 약 9,100만 개의 뜰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올해 미국인들의 가장 생산적인 일로 정원 가꾸기가 꼽히기도 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정원 가꾸기가 그나마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됐기 때문이죠.

이리그린(Irrigreen)의 스마트 스프링클러 (출처: 이리그린)

2018년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타트업 ‘이리그린(Irrigreen)’은 IoT 디지털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설계해 일반적인 스프링클러보다 물을 최대 50%나 적게 사용하죠.

보통 30~40개의 스프링클러와 1,500피트의 파이프, 5개의 밸브와 10개의 와이어가 필요한 재래식과 비교해 5개의 디지털 스프링클러, 250피트 파이프, 2개의 와이어만으로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조경 상황에 따라서 물이 닿지 말아야 하는 부분을 설정할 수 있어, 하나의 스프링클러가 수분이 필요한 공간을 최대한 포함해 물을 절약하는 원리입니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으로 모든 설정 및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수분이 필요한 구역을 정하고, 일정을 설정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죠. 모든 시스템은 클라우드로 연결돼 있으며, 만약 비가 온다면 실시간 날씨 데이터를 통해 살수를 중단합니다.

이리그린(Irrigreen)의 스마트 스프링클러 (출처: 이리그린)

잔디깎기나 살수 관리만큼 정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조명입니다. 필립스는 수년 동안 스마트 조명 브랜드인 ‘휴(Hue)’를 통해 맞춤형 조명 시장을 선도했고, 2018년부터 야외 조명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저전압 조명 시스템(Low-Voltage Lighting System)을 통해 가정용 전기에 직접 연결해 다양한 형태를 조명을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화단과 나무, 돌담에 조명을 배치하고, 저전압 조명 시스템과 연결하면 사용자는 정원의 모든 조명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능적입니다.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해 음성 인식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일몰 및 일출 루틴으로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도록 하고, 실내로 들어가는 길의 조명은 실외 센서를 통해 지나갈 때 자동으로 작동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정원은 항상 은은한 조명이 유지되며, 늦은 퇴근길에도 어두운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별한 날에는 1,600만 개 색상에서 독특한 색의 조명을 고를 수도 있죠.

필립스 휴 저전압 아웃도어 조명 (출처: 필립스 휴)

올해 초에는 알아서 정원을 가꿔주는 로봇도 등장했습니다. ‘시빌(Sybil)’로 불리는 이 로봇은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얻고, 라이다(LiDAR) 센서와 전면에 장착된 두 개의 카메라로 정원을 맵핑합니다. 그렇게 마음대로 정원을 돌아다니면서 아무것도 없는 땅에 식물을 심거나 잡초를 뽑기도 합니다.

시빌은 머신러닝으로 14만 개 이상의 식물 샘플을 학습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정원의 문제되는 지역을 학습해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점점 배터리를 절감할 것입니다. 사용자가 해야 하는 건 로봇의 호퍼에 필요한 씨앗을 넣는 것뿐입니다. 로봇 스스로 잡초를 제거하고, 저장된 씨를 심어서 정리된 꽃밭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

스마트 정원 로봇 시빌 (출처: 시빌)

버드 피딩(Bird Feeding)도 재미있는 정원 가꾸기 요소 중 하나입니다. 주로 정원에 모이통을 설치하고, 야생 조류에게 먹이를 주는 방식인데요. 코넬 조류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약 6,500만 가구가 버드 피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에서 버드 피딩을 금지할 정도입니다.

‘버드 버디(Bird Buddy)’는 버드 피딩을 위한 스마트 장치입니다. 전통적인 버드 피딩에서 새를 관찰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새가 사람을 경계하면 모이를 먹다가도 날아가버리니까요. 그래서 버드 버디는 모이통을 포함한 새집에 지능형 카메라와 마이크를 탑재했습니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으로 버드 버디에 방문한 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AI 기술로 1,000종 이상의 조류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새의 모습만 아니라 어떤 새인지도 알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마이크로 새의 소리를 인지할 수 있어서 어떤 새가 버드 버디에 다가오는지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 또한, 모이 먹는 새의 뚜렷한 모습을 원격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새가 놀라지 않도록 말입니다.

버드 버디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2만 5,000명으로부터 419만 유로를 모금했고, 작년 9월부터 배송을 시작해 다양한 새들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버드 피딩 버드 버디 (출처: 버드 버디)

과거 정원은 특권계층이 거주지에 자연을 포함해 권력을 상징하는 방법이었고, 산업혁명 이후 공원 문화가 발달하면서 조경 산업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원은 개인이 영향을 미치기에 제한적이고, 거리에 대한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공간에 대한 개인화 성향이 강해지면서 실내만 아니라 실외의 정원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강해졌는데요. 정원 가꾸기에도 첨단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스마트 가든을 스마트홈의 연장에 있는 산업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스마트 가든 기술은 번거로울 것만 같은 정원 가꾸기를 도와주고,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글 ㅣ 맥갤러리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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