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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인생도 코딩도 60부터!

2021.06.15

IT 서비스가 발달할수록 기술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과 정부가 디지털 기술을 미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인 기술 교육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러한 교육의 수혜자는 주로 어린이나 개발도상국 국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령층, 은퇴자, 임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모바일 뱅킹 이용법’이나 ‘줌 회의 참석방법’같은 기본적인 IT 활용 방법부터 프로그래밍까지 다양합니다. 은퇴를 하고 쉴 법도 한데 나이의 중•장년층이 디지털 기술과 코딩을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어린이, 청년들이 공부하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적 호기심, 재미, 업무 능력 향상 같은 가치 때문입니다.

초등학생도 배우는 ‘코딩’, 중ㆍ장년층도 배울 수 있다

요즘 기업들은 직무 교육을 할 때 코딩 강좌를 가르치곤 합니다. 이미 해외 대형 기업들은 코세라, 유데미, 유다시티 같은 온라인 강의 기업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프로그래밍이나 디지털 역량 강의를 제공하고 있죠. 국내에서도 금융권에서 임원부터 신입직원까지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화제였습니다. 꼭 직무 교육이 아니더라도 자발적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에 관심을 두는 학습자도 꽤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코딩을 배우는 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분도 있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사실 현재 많이 개발되는 코딩 교육 콘텐츠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배울 수 있는 코딩이라면 나이가 많다고 배우지 못할 것도 없겠죠. 온라인 코딩 교육 도구로 유명한 코드카데미의 경우 2017년 기준 전체 가입자가 4500만 명이었는데 그 중 100만 명이 55세 이상 사용자였습니다. 그만큼 중•장년층에도 코딩 교육의 수요가 존재합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에 애플이 어린이 코딩 교육 도구로 개발한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와 코딩 교육 문화운동인 ‘아워오브코드(Hour of Code)’ 커리큘럼을 활용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50~70대로 구성된 5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요. 싱가포르는 지금도 ‘내셔널 실버 아카데미(National silver academy) ’라는 50대 이상 학습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부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IT 기기 조작 방법부터 안드로이드 앱 개발 과정 , HTML 기본과정 , 창업과정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017년 싱가포르 정부 지원으로 진행한 중•장년층 코딩 교육 수업 중 일부 (사진출처:BBC )

국내에도 비슷한 시도가 존재합니다. 지차체는 교양 성격의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쟁률은 꽤 높은 편입니다. 성남시는 코딩 교육 강사를 육성하기 위해 퇴직한 교사나 전문직 종사자에게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아니지만 해운대구 지자체의 경우 중•장년층에게 드론 조종 방법 을 알려주는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는데요. 이 역시 수요가 높았습니다.

온라인 기반 코딩 교육 서비스가 많은 미국에서는 독학으로 코딩을 배운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2017년에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60대부터 80대 나이의 학습자 여섯 명을 인터뷰 했는데요.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84세의 은퇴한 기업가 셜리 맥커로우는 ‘코드카데미(Codecademy)’와 손자의 도움으로 코딩을 익혔다고 설명합니다. 코딩을 배운 이유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였는데요. 그는 “나이든 사람이 컴퓨터 기술을 배우는 것은 특히 좋다”며 “체력이나 힘이 필요한 일도 아니고 치매 같은 질병을 예방하며 두뇌운동에 좋다”고 밝혔습니다.

로리 알라우이라는 59세 여성은 십대 시절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었고, 이후 신체적으로 부담이 적은 일을 찾다 프로그래밍 접했습니다. 처음에 무료 강의 사이트인 ‘칸아카데미(Khan Academy)’를 이용해 웹 개발 지식을 습득하고 이후 실습 프로젝트 위주의 프로그래밍 교육 기관 ‘제너럴어셈플리’에서 강의를 수강했다고 합니다. 로리 알라우이는 해당 기관에서 배운 지식으로 자폐증 환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웹사이트 ‘겟츠유 ’를 만들어 운영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리즈 비글 브리안트는 60세 나이로 재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HTML과 CSS를 배웠다고 소개했습니다. 나이든 사람은 유연하지 않고 배우는 걸 싫어 할 거라는 막연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였는데요. 최종적으로 이런 학습 경력을 인정받아 원하던 공공기관에 문서 관리자로 재취업하게 됐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한 연구원은 2017년에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60~85세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여기에서 중•장년층의 학습 동기나 공부 방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학습 동기로는 ‘어릴 때 기회를 놓쳐 못 배운 프로그래밍을 한번 배우고 싶어서’(22%)였으며, ‘두뇌 자극을 위해서’(19%), ‘취미 프로젝트를 확장해보려고’(19%) 식의 동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학습 통로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MOOC)가 가장 많았으며(44%), 블로그나 웹 기반 자료(39%), 전문서적(28%), 코드카데미와 같은 무료 코딩 학습 사이트(17%)를 주로 활용해 코딩 지식을 익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령층을 공략한 기술 교육 시장

모든 중•장년층이 코딩에 관심이 두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위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컴퓨터 및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접속을 어떻게 할지 모르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기 어려운 어르신이나 인터넷 뱅킹이 버거운 분들에게 이런 코딩 교육은 너무 어려운 과제이겠죠. 그래서인지 코딩 교육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부터 먼저 가르치는 교육 시장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겟셋업(GetSetUp) 은 2019년에 설립된 교육 스타트업으로 50대 이상 사용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가’, ‘가짜뉴스 구분하기’ 같은 교양 강좌도 존재하지만 주로 ‘스마트폰 카메라 다루기’, ‘여행 앱 배우기’, ‘메일 익히기’ 같은 일상속에서 자주 다루는 디지털 기술 관련 강의가 많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제품 광고하기’, 윅스(Wix)같은 개발 도구로 쉽게 웹사이트를 구축방법을 알려주는 고급 강의도 있습니다.

강의는 유료와 무료 모두 존재합니다. 이때 강사는 비슷한 나이대의 은퇴자로 구성되고 겟셋업은 이들에게 강의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겟셋업은 B2B사업으로 기업과 계약해 직원에게 일대일 디지털 활용법 강의를 대신 강의해주는 사업 모델도 가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2020년 기준 연매출이 1천500만 달러(한화 약 167억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벤처캐피털에게 투자금 1천200만 달러(한화 약 134억 원)을 유치받기도 했으며, 현재 사용자는 1500명 정도라고 합니다.

겟셋업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 웹사이트 개발 방법부터 윈도우 10 이용하기부터 다양한 기술 관련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공식홈페이지)


캔두테크(Candoo Tech) 는 디지털 관련 맞춤 과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50 달러(한화 약 5만 원)을 내면 ‘넷플릭스 사용법’,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는 법’, ‘스포티파이 음악 듣는 법’ 같은 주제로 과외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캔두테크는 강사를 연결해줘 특정 기술 사용법을 알려주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캔두테크 창업자는 자신의 부모님이 기술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캔두테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현재 캔두테크는 요양원 등과 연계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캔두테크와 비슷하지만 비영리 단체 성격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사이버시니어(Cyber Seniors) 와 틴이어(Teeniors) 라는 단체가 그렇습니다. 두 단체는 독특하게 10대나 20대를 주류 강사로 내세워서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을 알려주면서 다른 세대끼리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라는 단체는 직접 회원들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니어 플레닛 ’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올해 진행한 ‘줌 사용법’ 강의는 1만 명 이 참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 코딩 교육 기업인 플래티론 스쿨 설립자 아비 플롬바움은 인터뷰 에서 “프로그래밍을 누구나 배울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배우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일단 코딩을 배우고 익혔다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중•장년층의 코딩 교육 문화를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23살이든 50세이든 누구나 처음부터 새로 배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청년층과 고령층 모두 처음 시작하면 불안감과 싸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처음 코딩을 공부하는 시기에 학습에 대한 두려움을 깰 수 있는 지원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 교육을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과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시대인 만큼 우리 사회도 이제 전 연령에게 필요한 다양한 디지털 및 코딩 교육을 프로그램을 고민할 때입니다.

[참고]

[1] “디지털 역량 키운다”…코딩 배우는 은행원들, 2019년11월,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30472
[2] https://www.nytimes.com/2017/09/22/your-money/some-people-learn-to-code-in-their-60s-70s-or-80s.html
[1] Making time for an Hour of Code, 2017년12월, https://www.imda.gov.sg/news-and-events/impact-news/2017/12/making-time-for-an-hour-of-code
[3] https://www.nsa.org.sg/
[4] https://www.nuss.org.sg/about-nsa/introduction-to-android-app-development
[5] https://www.nuss.org.sg/about-nsa/initiation-into-html-hypertext-markup-language
[6] https://www.nuss.org.sg/about-nsa/starting-a-small-business
[7] https://www.bbc.com/news/av/business-43880869
[8] [NOW] 은퇴 후 용돈 벌고… 손주들 가르치고… 코딩 배우는 시니어들, 2019년8월,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7/2019081700137.html
[9] https://www.haeundae.go.kr/reserve/index.do?menuCd=DOM_000000501006000000&res_no=2021050007
[10] https://www.nytimes.com/2017/09/22/your-money/some-people-learn-to-code-in-their-60s-70s-or-80s.html
[11] http://www.getsyouinc.com/
[12] Older Adults Learning Computer Programming: Motivations, Frustrations, and Design Opportunities, http://library.usc.edu.ph/ACM/CHI%202017/1proc/p7070.pdf
[13] https://www.getsetup.io/
[14] https://www.forbes.com/sites/elainepofeldt/2020/05/31/a-fast-growing-site-taps-an-urgent-need-in-the-pandemic-helping-seniors-cross-the-digital-divide/
[15] https://www.candootech.com/
[16] https://cyberseniors.org/
[17] https://www.teeniors.com/
[18] https://seniorplanet.org/
[19] AARP Joins With Nonprofit to Teach Tech to Older Adults, 2021년2월, https://www.aarp.org/about-aarp/info-2021/oats-senior-planet.html
[20] https://www.nytimes.com/2017/09/22/your-money/some-people-learn-to-code-in-their-60s-70s-or-80s.html

글 ㅣ 이지현 ㅣ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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