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그저 비트코인과 동일시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투기 목적이 다분한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 정도로 간주했죠. 이후 블록체인이 갖는 비즈니스 가능성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래의 신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열광이 시작됐고, 이와 함께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BaaS)이 조금씩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블록체인의 화제성은 급속히 수그러들었습니다. 장밋빛 전망 뒤에 가려져 있었던 각종 기술적 난제, 전문 인력 부족, 구체적 성과 도출의 어려움 등과 같은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가트너의 기술 성숙도 표현 도구인 하이프 사이클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도가 어느 정도 위치에 와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트너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2016년에 시작돼 2018년에는 ‘기술의 거품’ 단계, 2019년에는 하이프 사이클에서 ‘환멸의 저점’에 들어선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이제 거품이 꺼지고, 본질이 제대로 파악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인데요. 여기에서는 블록체인의 상용화 시점을 등장 이후 5년~10년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LG CNS는 2017년부터 꾸준히 블록체인 기술을 탐색하고 성숙시켜왔습니다. LG CNS는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실용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다각도로 진행되는 한편, 사업화 추이가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LG CNS는 블록체인의 위변조 방지 능력, 가시성과 투명성에 기반해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에 주목했습니다. 자기 주도 신원 인증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집중한 프로젝트도 다수 등장했는데요. 거래 및 결제를 혁신하는 프로젝트도 이미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LG CNS가 다수의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에서 감지한 블록체인 동향과 실제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상 및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양한 블록체인 실용화 시도
초기 비즈니스 분야의 블록체인은 거래 기반의 네트워크라는 속성으로 인해 각종 ‘페이’나 ‘지역화폐’와 같은 페이먼트 관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트랜스포메이션’, 즉 블록체인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거나 가속화하고, 비용을 줄이도록 하는 실용적인 측면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는 LG CNS가 그동안 추진해 온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인 ‘모나체인’의 발전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LG CNS는 SI 기업으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젝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역량을 체득하고 축적된 블록체인 기술을 모나체인에 접목했죠. 지불 및 결제에서부터 DID(Decentralized ID), 토큰, 계약 등에 이르는 실용적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에셋화돼 모나체인에 풍부하게 담겼습니다. 특히, 이러한 배경 속에서 GUI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관리 도구가 고도화됐습니다.
LG CNS는 나아가 블록체인의 적용 분야가 한층 넓어질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전 세계 중앙은행의 80%가 검토하고 있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의 기폭제가 될 사업들을 속속 구체화하고 있는데요. LG CNS는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DID가 블록체인 확산에 기폭제로 작용할 킬러 서비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LG CNS는 이를 신뢰 기반의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및 인증 프로젝트에 적용했는데요. 이를 통해 IoT, AI, 사물 DID 등 4차 산업 영역과 접목된 모나체인 고도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상상력이 필요하다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기업이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몇 년 전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DX 과제에 블록체인을 포함하고자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현실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 현실 비즈니스를 혁신할 가능성을 아예 포착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는 결국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전체를 조망하고 기업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전체 여정을 바라보는 시야의 문제입니다. 외부 조직과 협업할 때 흔히 발생하는 주도권 문제, 각각의 구성원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R&R을 명확히 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와 직결되는 조직 내 권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블록체인 혁신을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 기업 외부와의 협업 거리를 찾고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 혁신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큰 기회는 대부분 외부에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고객의 시각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를테면 은행은 고객이 은행을 찾아 업무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은행을 찾게 됐고, 은행 업무를 통해 무슨 일을 하려는 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은 고객 입장에서 전체 여정의 일부일 뿐입니다. 즉 A를 A’로 바꾸는 것을 넘어, 새로운 B로 만드는 것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또한 시야의 문제입니다. LG CNS의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를 보면 블록체인이 단독 기술로 활용된 사례가 오히려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보틱 처리 자동화)나 AI, 여타 자동화 기술에서부터 IoT, 각종 보안 기술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술과 융합될 때 블록체인이 빛을 발합니다. 연결과 융합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비즈니스의 혁신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고 결국 블록체인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열광의 시작은 암호화폐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이들은 이러한 점을 오히려 안타까워했죠. 블록체인은 뛰어난 보안성, 비즈니스 운영 개선 잠재력, 심지어 비용 절감 및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 이르는 방대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열광이 잦아든 현재,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각종 비즈니스 프로젝트가 속속 실현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거래’에, 어떤 기업은 ‘인증’에, 또 다른 기업은 ‘보증’에 관심을 갖고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블록체인 응용사례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이 중에는 현실화돼 비즈니스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LG CNS는 국내 최초의 하이퍼레저 패브릭 CSP(Cloud Service Provider,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로서 기술 자격을 인정받은 한편, GS 인증을 획득했으며, 서비스 기획에서부터 개발 및 배포, 확장, 관리에 이르는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췄습니다. LG CNS 모나체인은 기업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해주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인데요. LG CNS 모나체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완성형 서비스의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 사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획에서 개발, 관리 및 운영,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다각도의 작업이 요구됩니다. 모나체인은 이를 감안해 크게 3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비즈니스 서비스 에셋(애플리케이션) 레이어와 테크 에셋 (프레임워크/미들웨어) 레이어, 코어 에셋(블록체인 플랫폼) 레이어가 그것인데요.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즈니스 서비스 에셋 레이어는 비즈니스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각종 에셋, 즉 즉시 딜리버리 가능한 형태의 MVP(최소 기능 제품)가 내장된 패키지를 담은 서비스 영역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 기업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페이먼트(Payment)’, ‘트랙 앤 트레이스(Track & Trace)’, ‘아이덴티피케이션(Identification)’, ‘토크나이제이션(Tokenization)’,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페이먼트 에셋은 거래 안정성과 투명성을 쉽게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패키지입니다. 지역화폐 서비스,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 프로젝트를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죠. 트랙 앤 트레이스 에셋은 신뢰 기반의 데이터 공유 및 유통, 물류 추적 관리, 새로운 공유 생태계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이를 이용함으로써 보험 이중 청구 등의 오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토크나이제이션 에셋은 기술적 검토와 검증이 가능한 토큰 생태계(CBDC 포함)를 지원하는 패키지입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공유경제 활성화와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토큰 기반의 신규 생태계에 대한 기술 검증을 시도하는 경우 특히 유용합니다.
CBDC 에셋은 한국은행에서 추진 중인 CBDC 플랫폼에 대비한 것으로, CBDC 유통 기관(시중은행/핀테크)의 유통, 개인 결제/송금/충전/결제, 가맹점 정산 등의 기능이 구현됐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때 유통기관에 대해 선제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구성됐습니다.
아이덴티피케이션 에셋은 최근 블록체인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자기주도 신원인증 방식인 분산 ID(DID)를 구현하는 패키지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개인이 정보 통제권을 가지고 개인 정보 오남용,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신원 증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모나체인의 두 번째 레이어인 ‘테크에셋(프레임워크/미들웨어 영역)’ 부문은 개발과 확장을 위한 영역입니다. 모나체인은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계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와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위한 체인코드 프레임워크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들 각각의 프레임워크는 코어(core), 서포트(support), 파운데이션(foundation)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이 영역에서 모나체인의 특징 중 하나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시 중요한 고려 요소인 ‘키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PKCS 11 기반의 HSM 연계를 지원하며, PKCS 12 기반의 소프트웨어 방식 키 관리 기능도 제공합니다.
‘엔터프라이즈 연계 모듈’도 테크에셋 레이어에 속합니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는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의 연계가 요구되기 마련인데요. 모나체인의 경우 널리 활용되는 오라클 DB와의 양방향 데이터 동기화 기능, RestAPI 제공을 통한 웹서비스 연계 기능 등을 갖췄습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와 엔터프라이즈 모듈이 테크에셋 레이어의 개발 생산성 기능에 해당한다면, 서비스 확장 기능에는 상호운용성 모듈과 토큰 모델 프레임워크가 있습니다. 상호운용성 모듈은 이종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이의 자산 교환이 가능한 ‘아토믹 스왑’(Automic Swap)을 지원합니다.
토큰 모델은 하이퍼레저 패브릭이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지만, 모나체인은 펀저블 토큰(Fungible Token) 모델 방식 ERC-20 기반의 어카운트 방식과 UTXO(Unspent Transaction Outputs) 방식을 모두 지원합니다. 또한 패브릭 인증서의 공개키를 기반으로 계좌 관리를 구현합니다. 이를 통해 자금추적, 사용처 제한 등의 비즈니스 기능을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친화적 UI를 통해 블록체인 구성요소에 대한 관리 효율성 제공
모나체인의 마지막 영역은 ‘코어에셋(블록체인 플랫폼)’ 레이어입니다. 블록체인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조직이라도 블록체인 설정, 참여자 합의, 블록체인 자동 배포, 조회/검증 모니터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관리 도구를 품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자동배포 기능의 경우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도커 스웜(Swam) 환경에서 자동 배포를 지원하고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쿠버네티스 환경을 지원합니다. AWS의 EKS 나 애저의 AKS, 구글의 GKE 환경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자동 배포할 수 있는 셈이죠.
참여자 합의 관리 또한 모나체인의 차별화된 기능입니다. 이를 통해 다수의 참여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합의에 따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블록체인 서비스 다수가 운영 관리 및 비용, 인력 등의 이유로 인해 중앙에서 관리되고 있는데요. 모나체인에서는 참여자 합의 관리 기능을 통해 참여자별 권한을 분리하고 명료한 UI를 통해 간편하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함께 운영할 수 있습니다.
모나체인의 핵심 차별화 요소 중 하나는 사용자 친화적 UI입니다. 이 특징이 잘 반영된 영역이 블록체인 설정관리입니다. 노드 관리, 채널 관리, 체인코드 관리, 인증기관 관리 등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며, 특히 최근 업그레이드된 하이퍼레저 패브릭 2.2 기반의 블록체인 설정 기능을 완벽히 지원합니다.
모나체인은 이 밖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회/모니터링/검증 기능을 기본 제공해 별도의 개발 필요성을 없앴습니다. 또한 추가로 운영지표 모니터링 기능과 누적된 원장에 대한 정합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별도의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즈니스 분야의 블록체인과 LG CNS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모나체인을 소개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모나체인의 활용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글 ㅣ LG CNS 블록체인사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