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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美 스마트시티 챌린지

2021.08.17

지난 2016년 시작된 미국의 스마트시티 챌린지가 5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6월 종료됐습니다. 모빌리티 신기술과 서비스로 도시를 바꾸려는 큰 기대로 시작했지만,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게 사실인데요. 결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5년간의 계획 기간 중에서 초기에는 주로 설계와 보급이 주가 됐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크게 냈어야 할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특히 도시 내의 이동이 크게 제한되면서, 모빌리티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추구했던 스마트시티 챌린지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의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도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의의가 있는데요. 우승을 차지했던 미국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시는 특히 영아사망률을 줄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지난 6월 콜럼버스시는 스마트시티를 위한 5년간의 노력을 발표했는데요.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우리나라 도시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콜롬버스시의 노력과 주요 결과는

콜럼버스시는 총 프로젝트 예산을 5,460만 달러(약 626억원) 정도로 발표했습니다. 이 예산들은 임산부를 지원하는 PTA(Prenatal Trip Assistance) 서비스, 복합 교통 서비스를 위한 피봇(Pivot) 앱, 주차장 안내를 위한 파크 콜럼버스 앱, 모빌리티 허브를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허브(SMH, Smart Mobility Hub), 전기차 충전소 확대, 스마트셔틀 등에 투자됐는데요.

많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비판도 있는 상황입니다. 피봇앱은 6월 말까지 약 4천 건밖에 다운로드되지 않았고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는 시범 운행에서 사용자가 넘어져 경상을 입으면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PTA 서비스는 당초 목표인 500명 이용을 못 채우고 143명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직접적인 성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콜럼버스시는 다양한 관련 성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사용자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율주행 차량을 배송에 활용하여 13만 개 이상의 식사와 1만 5천 개 이상의 마스크를 배송하기도 했고요. 피봇앱을 통해서 2만 개 이상의 일자리와 3천 건 정도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투입된 예산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은 관계자들도 인정하고 있는데요. 5년간의 스마트시티 챌린지가 끝나도 많은 서비스들을 운영할 계획이어서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콜럼버스시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서비스, 출처: 스마트 콜럼버스

영아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콜럼버스시의 핵심 목표입니다. 미국 평균 영아사망률이 1000명당 6명인데 비해서, 콜럼버스의 취약지구인 린든(Linden)지역은 1000명당 24명에 이르고요. 오하이오주 중부에서 흑인 영아사망률이 백인 영아사망률에 비해서 2.5배가 높습니다. 스마트시티 챌린지에서 콜럼버스는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서 영아사망률의 40%를 줄이고, 건강 격차를 50% 줄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콜럼버스시는 기존 임산부 지원 서비스를 분석해서 2019년 6월 새로운 서비스인 라이즈포베이비(Rides4Baby)를 발표했습니다. 콜센터를 통해서 예약해야 하는 문제, 임산부와 병원의 예약 시간과 모빌리티 서비스 간의 매칭 문제, 어린아이를 동반할 경우 카시트 문제 등을 해결하는 새로운 서비스인데요.

병원 예약에 맞춰서, 임산부 전용 차량을 스마트폰 앱으로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했고요. 병원뿐만 아니라 식료품점, 음식점, 약국을 연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또한, 임산부가 카시트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도록 관련 차량과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라이즈포베이비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는데요. 코로나19로 서비스 이용자들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143명의 사용자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콜럼버스시는 보고서에서 영아사망률을 비교했는데요. 콜럼버스시의 8개 취약지구인 셀리브레이트원(CelebrateOne) 지구는 미국 평균의 2배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챌린지 기간 동안 영아사망률이 감소하기는 했는데요. PTA 서비스가 영아 사망률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PTA 서비스를 비롯해서 관련 지원을 통해서 앞으로 영아사망률을 낮춰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으로 PTA 서비스는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위한 교통 수단을 제공하면서, 임산부를 위한 공유 차량 운영 데이터를 취득하여 임산부들의 지원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즈포베이비 개념도와 스마트폰앱, 출처: 스마트 콜럼버스
인구 1000명당 영아사망률 비교, 출처: 스마트 콜럼버스

피츠버그시는 도시 내의 사회적 격차 완화를 위한 노력을 펼쳐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출퇴근 시간 축소를 통한 지역간 격차 완화와 저소득층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출퇴근 시간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하버드대학교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취약 지구 주민들이 신호등의 막힘없이 빨리 도시 일자리 센터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AI 신호등 제어를 이용하여 출퇴근 시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저소득 계층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호등 제어를 통해서 출퇴근 시간을 25% 줄여주고, 신호등 대기 시간을 40% 줄여주는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무브 피츠버그(Move PGH)는 여러 대중교통을 연결하고,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의 퍼스널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앱인데요. 스핀(Spin)의 전기스쿠터, 집카(ZipCar)의 공유차량, 스쿠비(Scoobi)의 전기오토바이, 웨이즈(Waze)의 카풀 서비스, 스위프트마일(Swiftmile)의 전기 스쿠터용 충전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피츠버그시는 지난 7월 발표를 통해서 100명의 저소득층 사용자에게 6개월 동안 서비스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2019년 미국 교통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구 당 지출 비용 중에서 교통 비용(10,742달러)은 주거 비용(20,679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지출이 큰 항목입니다. 피츠버그시는 무브 피츠버그를 통해서 도시 저소득층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19년 미국 가구당 지출 항목, 출처: 미국 교통 통계청
Move PGH 주요 서비스, 출처: Move PGH

2016년부터 진행된 미국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종료됐지만, 성과는 이제 시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도시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서 도시가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요. 임산부 보호 프로그램, 도시 취약지구와 도심의 빠른 연결, 취약계층의 편리한 이동을 위한 서비스 제공 등의 여러 노력들은 스마트시티 챌린지 종료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제 모빌리티 서비스는 수익을 넘어서 공익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따뜻한 모빌리티의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ㅣ정구민ㅣ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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