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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기반 스마트시티에서 한계를 뛰어넘다!

2023.10.11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와 헬스케어 영역에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융합해 개인 건강과 질병에 맞춰 의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또는 기술을 말합니다. 서비스 산업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와 융합해 제공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규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림 1] 바이오헬스산업 내 생체 유래 물질 분석 시스템 위치
[출처: ‘바이오경제 실현을 위한 바이오헬스산업 이슈 진단’,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윕스 재구성)

디지털 헬스케어는 IT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약이나 인력 기반 서비스로는 불가능했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최근 기술의 발달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나오고 있어 개인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슈퍼앱(Superapps)으로 도약할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도 슈퍼앱으로 성장을 시도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슈퍼앱이란 채팅, 금융,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앱을 뜻하는데요. 의료기관 검색 서비스에서 출발한 ‘굿닥’은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비급여 의료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누적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던 ‘닥터나우’는 COVID-19 팬데믹을 겪으면서 900여 개의 의료기관과 제휴해 진료 및 약 배송 서비스로 범위를 넓혔으며, 현재는 진료 내역, 건강검진 결과 조회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걸음 수에 대한 마일리지 보상 서비스로 유명한 ‘캐시워크’는 체중, 식단, 물 섭취량 등 개인 건강기록 관리 기능을 추가하고 건강기록을 앱에 등록하면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개인화 서비스의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림 2] 굿닥, 닥터나우, 캐시워크 이용 안내(출처: 구글 플레이)

헬스케어 시장에 새로 진입한 ‘카카오헬스케어’와 ‘롯데헬스케어’도 주목할 만합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모바일 기반 초 개인화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관리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고, 건강검진 데이터, 건강 설문, 유전자 검사 결과와 개인의 라이프로그를 인공지능으로 통합 분석해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들이 슈퍼앱 전환을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헬스케어 분야 특성으로 인해 단기간 내 슈퍼앱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개인화 서비스의 한계

다양한 기업의 참여와 시장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장애 요인으로 인해 디지털 헬스케어 개인화 서비스의 확산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1) 데이터의 수집 및 통합의 어려움

유의미한 개인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 병원 진료, 식사·운동·수면·스트레스 등 일상생활에서 수집되는 라이프로그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률 등 이유로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병 의원 등 의료기관, 연구기관, 민간 서비스 업체의 보유 데이터는 공유나 통합이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이 주목할 만한 수준의 서비스가 나오기 힘든 환경입니다.

[표 1] 공공과 민간 영역의 보건의료 데이터 보유와 분절
(출처: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 상대적으로 짧은 이용 기간, 낮은 재방문율

쇼핑 서비스는 하루에 여러 번 이용하기도 하고, 필요하지 않아도 심심풀이로 접속하기도 합니다. 금융 서비스 역시 매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잔액 확인이나 이체 등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통 아플 때, 급한데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질병이나 통증이 해소되는 순간 사용을 종료하죠. 몸이 아플 일이 별로 없는 청년층은 일 년에 한 번도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질병을 앓는 노년층은 이용 필요성이 높지만,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등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사용에 거부감이 많다는 점이 제약 사항으로 나타납니다.

3) 누구나 원하는 공통적인 니즈(Needs) 발굴의 어려움

헬스케어 서비스는 질병의 종류 및 속성별(급성, 만성), 연령별(신생아, 영유아, 소아청소년, 청장년, 가임기, 폐경기, 노년, 임종), 성별, 직업별(사무직, 생산직, 교대직)로 니즈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렇다 보니 쇼핑, 계좌이체, 배달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욕구와 제공해야 할 핵심 서비스를 선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성질환만 해도 근시처럼 안경만 착용하면 바로 개선되는 경우가 있고 식사, 운동 등 모든 생활습관을 바꿔도 증상이 천천히 개선되는 비만과 같은 경우가 있어, 서비스 제공 방식도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때문에 헬스케어 서비스는 초기에 다수의 이용자층을 확보해 이윤을 창출하는 규모의 시장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림 3] 크리스텐슨의 만성질환 사분면(Chronic Quadrangle)

스마트시티와 만나 업그레이드되는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위에서 살펴본 제약 사항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는 몇 가지 가능성을 가집니다.

1) 의료 불평등 개선

개인의 건강 상태는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기간이 짧고 소득이 적을수록 암에 더 많이 걸리고 사망률도 높습니다. 흡연, 음주 등의 습관도 순수하게 개인적인 선택이기보다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을 받는데요.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 흡연율의 경우, 최고 학력군 대비 최저 학력군의 흡연 비율이 2.3배, 최고 수입군 대비 최저 수입군의 흡연 비율은 1.9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우연이 아닌 구조적 문제이며 이를 건강불평등이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보건 사업을 통해 건강불평등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와 관련해 투자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세종시는 ‘세종 똑똑건강’이라는 시민 맞춤형 건강관리 앱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앱은 세종시 내 헬스케어존과 연계해 건강 정보를 측정한 후 올바른 건강 상식을 알려주는 건강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걸음 수 기부 등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지역 챌린지를 열고, 건강 활동으로 쌓은 포인트를 지역화폐인 ‘여민전’으로 환전해서 쓸 수 있도록 통합해 모든 시민의 건강 활동 개선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림 4] 세종 똑똑건강 앱(출처: 구글 플레이)

2)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고도화

커뮤니티 케어란 돌봄(Care)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의료기관이나 요양 시설에 입소해 치료나 관리를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Community)와 함께 살아가며 활동하고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사회 시스템을 말합니다. 커뮤니티 케어가 건강관리나 돌봄이 필요한 환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 기반 서비스 모델이라고 본다면, 스마트시티는 모델의 효과적인 구성과 확산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용인시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밴드와 사물에 부착하는 터치패드 형태의 디바이스를 보급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상, 식사, 복약, TV 시청, 운동 시간 등 생활패턴을 인식해 규칙적인 생활을 유도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그 결과 어르신들의 걸음 수나 외출 시간 증가, 영양 지수 향상, 우울증 지수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3) 스마트시티의 슈퍼앱과 결합한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서비스

스마트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기반의 도시 운영입니다. 도시 관점의 관제를 넘어 ‘데이터로 도시를 보고-판단-실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오픈 생태계 중심으로 개방합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시티에서는 개방된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지역에 특화된 슈퍼앱이 개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스마트시티 슈퍼앱에 탑재되는 미니앱 또는 서비스로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헬스케어는 단독으로 제공되는 형태보다는 환경, 안전, 교통 등의 데이터와 융합해 더욱 강력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헬스케어에 환경과 도로 정보를 결합하면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를 가진 시민에게 공기질이 나쁘거나 알레르기 유발 식물이 자라는 지역을 피하도록 안내할 수 있습니다. 식사 일기를 따로 적지 않아도 쇼핑 데이터(음식 주문, 식재료 구매 성향)를 분석해 식습관 문제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제안할 수도 있죠. 신생아는 약물 유전체 검사를 통해 특정 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사전에 확인하고, 향후 해당 약물이 처방되지 않도록 점검하는 서비스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스마트시티에서 진행 중인 헬스케어 서비스는 아직 개념 검증이나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에는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글 ㅣ LG CNS Smart City&Mobility 성장전략팀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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