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물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왔고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비용, 고효율 물류센터로의 전환과 단일 물류센터의 규모 증가가 이어지게 됐는데요. 더 많은 양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규모 물류센터는 보다 높은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과 첨단 물류 기술의 도입을 요구합니다. 대규모 물류센터 운영은 물류망의 복잡도 감소와 더불어 물류비용 절감, 고객 서비스 수준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물류센터를 비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우, 센터 운영 및 배송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서비스 수준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물류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며 특히 자동화 설비 도입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인력 계획 및 소싱, 교육 및 훈련을 통한 작업 등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화를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물류산업에서 운송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인건비입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인건비 상승을 부추기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업체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아래 [그림 1]은 증가하는 자동화 설비 시장 규모를 나타냅니다.
센터 운영에 있어 자동화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불확실성이 줄어들수록 정교한 최적화 계획 수립 및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물류센터의 자동화 비중이 증가할수록 전체 설비의 Orchestration을 위한 최적화의 역할도 증가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물류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에서 수행하는 최적화 방안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설비 규모 산정
설비의 규모는 고객이 RFP에서 제시하는 미래 물동량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보관을 위한 설비 규모는 재고 부족이 발생하지 않기 위한 안전 재고의 Volume 산정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RFP에서 제시하는 등급별 물동량, 각 등급별 안전 재고 비율을 활용해 보관 설비의 규모를 산정하는 것도 가능하나, 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 재고를 산정한다면 입고를 위한 공간을 절약 가능하며 출고를 위한 부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ABC 분석을 통해 동일 등급으로 분류된 상품이더라도 빈도는 상이하며, 빈도가 동일한 경우에도 발생 분포에 따라 안전 재고 비율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교한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보관 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나, 시스템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각 상품에 대한 적정 재고를 유지 및 관리하는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출고를 위한 설비 규모는 각 등급별 출하량을 기반으로 한 MFD(Material Flow Diagram, 물류흐름도) 및 제시하는 설비의 생산성을 기반으로 개략적인 규모를 산정합니다. 이종 설비 간 합포나 설비 간 순서, 오더의 우선순위, 차량 단위 우선순위 등의 운영적 제약에 따라서 산정한 설비의 규모는 적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Event-Driven 방식의 간이 시뮬레이션을 구현해 신속하게 적정 규모를 산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는 LG CNS에서 수행한 물류센터의 간이 시뮬레이션 분석의 예를 보여줍니다. 상차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차량 단위로 피킹한 오더의 순서를 재정렬하고자 Sequence Buffer를 제안했고, 다음의 2가지 지표를 측정하기 위해 간이 시뮬레이션을 구현 및 진행했습니다. 1. Sequence Buffer가 전체 센터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피킹을 진행해야 하는가, 2. 피킹한 오더들이 Sequencer Buffer에 도착했을 때 공간 부족으로 인한 병목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Buffer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가.
[그림 2]에서 X축은 피킹 지시 규모를 나타내며, 피킹 지시 규모를 늘릴수록 전체 소요 시간은 줄어들고 필요한 Buffer 공간은 늘어납니다. 일정 규모를 넘어서게 되면 소요 시간에 더 이상 큰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 효율성 감소 구간에 돌입하게 되는데요(A 대비 B는 6% 향상). 이 구간에 돌입하면 피킹 지시 규모를 늘릴수록 후공정 설비의 병목이 심화돼 필요한 Buffer 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C 대비 D는 2000% 증가).
이와 같이 생산성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적정 Buffer 공간을 산정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비의 규모를 산정할 수 있으며 동시에 병목 없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피킹 지시를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리적 엔진이 포함된 전체 센터의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검증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나, 위의 결과는 간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1주일 만에 분석할 수 있었는데요. 이 결과는 추후 실행한 센터 전체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일치했으며, 제안 단계에서 설비 규모 산정을 위해 신속한 간이 시뮬레이션을 구현해 검증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두 번째, 시스템, 설비 연계를 고려한 최적화 모듈 설계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창고 관리 시스템)는 출하 예정 오더를 생성하고, WCS(Warehouse Control System, 창고 제어 시스템)는 WMS에서 전달받은 피킹 계획을 수행합니다. 최적화 모듈은 WMS에서의 오더 간 우선순위, 차량 간 우선순위, 차량 별 출하 마감 시간 등의 운영 상 제약을 준수하면서 WCS에서 동작 중인 설비 별, 작업장 별 잔여 투입량, 잔여 작업량 등을 고려해 설비의 생산성 극대화 및 작업장 간 작업 밸런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림 3]에서 배치 단위의 계획은 2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첫째, 센터의 운영 제약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오더를 포함해야 합니다. 둘째, 설비 작업량 밸런싱을 고려해 오더를 선정해야 합니다. 이때 배치의 규모와 밸런싱 영역 비율을 적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 단위 운영 시작과 마감이 있는 경우의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치의 규모가 적정 규모보다 큰 경우, 밸런싱 영역의 확보로 운영 시작 시점에는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지만, 우선순위가 높은 오더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밸런싱 영역이 줄어들어 마감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생산성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배치 규모가 너무 작은 경우, 밸런싱 영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된 상태로 운영됩니다. 적정 배치 규모 및 밸런싱 영역 비율에 대한 설정값은 수치해석을 통한 적정 값 도출이 용이하지 않으며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생산성 비교 등을 통한 탐색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센터의 운영 우선순위 제약이 강하지 않은 경우에는 큰 배치를 구성해 중복 작업을 최소화하는 운영을 하거나, 중복 작업 최소화가 잘 동작하지 않는 경우에는 배치 규모를 아주 작게 구성해 적재적소에 추가 작업량을 할당하는 방식의 운영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최적화 계획을 의도대로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설비의 동작 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수립한 계획보다 설비의 작업 해상도가 떨어지는 경우, 계획이 의도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C/V Line 간 합류나 분기 구간의 로직, 특정 구간에서의 수동 작업에 의한 지연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최적화 로직이 들어가지 않는 설비 영역이 있는 경우, 그 설비가 병목이 되는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지는 않은 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최적화 시에는 설비 별, 작업장 별 잔여 작업량/투입량을 기반으로 다음 배치의 규모, 투입 규모, 순서 등을 결정하는데요. 적합한 작업량/투입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집계 항목에 대한 Raw data를 설비에서 시스템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 알고리즘 설계
일반적으로 물류센터 운영의 알고리즘 설계 시 고려해야 할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작업 할당 위치에서 각 작업장까지의 Lead time
• Multi location 보관 상품의 할당 위치 결정
• 중복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Order consolidation
• 설비 부하 최소화 및 작업장 간 작업 밸런싱
이 외에도 센터의 운영 제약 준수를 위한 경우 옵션 설정을 통한 Configuration을 구성합니다. 운영에 한 번 적용되기 시작한 시스템을 분석해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므로 알고리즘은 평균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Corner case(외부 변수로 발생하는 문제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Robustness(강건성)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 및 보완이 필요합니다.
네 번째,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
LG CNS는 빠른 현장 안정화를 위해 사전 시뮬레이션 검증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4]는 시뮬레이션 구성을 나타냅니다.
시뮬레이션 툴은 Arena, AutoMod, AnyLogic과 같은 물리적 엔진을 포함하며, WMS, WCS의 기능을 대체해 수행합니다. 최적화 프로그램과 연동해 동작하며, 주기적으로 최적화 프로그램을 스케줄러로 등록해 호출합니다. 호출된 최적화 프로그램은 수립된 계획을 DB에 Insert/Update 하는데요. 시뮬레이션 툴은 수립된 계획을 참조해 각 이벤트를 핸들링하고, 다음 최적화 프로그램 호출 시 참조할 수 있도록 각 이벤트의 상태를 DB에 Insert/Update 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전에 시스템과 최적화 프로그램 간의 연계 테스트를 수행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구축된 환경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 최적화 모듈의 기능 정상 동작 테스트
• 시스템과 최적화 프로그램 간의 연계 테스트
• 최적화 파라미터 튜닝 및 알고리즘 고도화
• 운영 프로세스 개선 검토 사항 도출
• 물량 처리 가능성 예측
운영 도중에는 분석 작업에 제한이 발생하므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Corner case에 대한 사전 대비가 가능합니다. 최적화 프로그램은 다양한 파라미터를 구성해 인력 구성, 물동량 편차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최적화 파라미터를 튜닝하는 작업을 수행하며, 이를 위해 현장의 실적을 바탕으로 튜닝 돼야 하는 항목과 시뮬레이션 분석이 필요한 항목을 분류합니다. 분석이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는 분석 목표 및 대상, 분석 결과 적용 항목 및 필요 데이터를 정의해 각 시나리오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수립된 각각의 시나리오는 [그림 5]와 같은 절차를 통해 진행합니다.
시뮬레이션을 N번 반복하면서 최적의 파라미터 값을 탐색합니다. 시뮬레이션 툴은 물리적 엔진을 포함하며, 최적화 모듈 호출 및 각 Object의 DB 업데이트도 수행하므로 고속으로 동작할 수는 없습니다. 시뮬레이션 규모와 최적화 모듈 호출 주기 등에 따라 상이하나, 실 운영 기준 10시간 분량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면, 1 ~ 5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시뮬레이션의 수행 시간을 고려한다면 모든 파라미터를 차원으로 두고 하이퍼 파라미터 튜닝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반복 횟수가 크지 않은 만큼, 각 파라미터에 대해 수치해석, 물동량 분석 등을 통해 이론적으로 적합한 초깃값을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정된 초깃값을 기준으로 분석하고 싶은 방향으로 값을 조정해 재테스트 후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시뮬레이션은 에뮬레이션과의 Gap이 존재하므로 최종적으로 튜닝된 값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튜닝 과정에서 분석한 결과는 운영 시점에서 어느 지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지, 각각의 지표가 나타내는 값에 따라 어떤 파라미터를 어느 정도 조정하는 것이 적합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목적이 더 큽니다.
LG CNS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이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운영 프로세스 개선 검토 사항 및 최적화 옵션 설정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인 시뮬레이션 결과서는 [그림 6]과 같이 각 튜닝 과정의 도식화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고, 상관 분석, 회귀 분석, 파레토 옵티멀 분석 등 다양한 수치해석학, 통계학적 도구를 활용해 결과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파라미터 조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운영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를 정리해 제공하는데요. 이와 같은 현장 적용 전 충분한 사전 준비 작업은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시행착오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의 초석이 됩니다.
글 ㅣ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