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도입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도전이 항상 무지갯빛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데요. 성공적인 제조 메타버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과 환경을 위한 기술이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제조 환경에 메타버스 생태계가 구축되면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지고, 경험의 제공을 통해 사회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 전환 사례를 보면, 5년 전엔 분명 성공 사례 업체였는데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게 비즈니스가 쇠퇴하거나 심각한 경영 문제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화력발전소는 매우 훌륭하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지만,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매출을 줄여야 했습니다. 중국의 한 맞춤형 정장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 및 자동화를 통해 주문 처리 기간을 21일에서 7일로 감축하고, 모듈 방식 제조로 품질 관리를 개선해 의류 제조 분야의 디지털 혁신 사례로 손꼽혔습니다. 그러나, 몇 년 후 한 경쟁 업체가 이를 벤치마킹하고 공장 자동화뿐만 아니라 고객의 수요를 예측해 더 큰 성장을 이루었죠.
이런 사례는 모두 변화하는 외부 요인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게 된 사례입니다. 변화에 적응했던 회사는 또 다른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인 실패 기업을 꼽자면 자동차 회사 포드(Ford)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포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우리는 더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모빌리티 회사다.’라는 선언과 함께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요.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는 자율 주행과 차량 공유를 주로 연구하고 개발했습니다. 기술 성장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다양한 스타트업도 인수했죠.
하지만, 이 과정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각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기술과 업무가 통합되지 않았던 겁니다. 중심 조직과 협업이 되지 않은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기계의 변속기 이상, 안전성 문제가 반복되면서 결국, CEO 마크 필즈는 2017년에 해임됐습니다.
GE는 2011년에 세계 최고의 디지털 산업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혁을 시작했다. 사물 인터넷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제품에 센서를 추가했죠. 2015년 GE는 회사 전체의 디지털 기능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한 GE Digital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주가는 계속 하락했고, 제프 이멜트 CEO는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성공적인 제조 메타버스를 이루기 위한 조언
디지털 전환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다르게 실제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업의 준비와 그에 따른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전 세계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사가 속한 산업이 디지털 기술에 의해 파괴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변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를 묻는 말에는 44%만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고 답했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혁신을 시도하려는 기업은 쉽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기술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업체인 테크타깃(Tech target)은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원인을 다음 6개로 선정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원인>
1. 디지털 전환에 대한 경영진의 올바른 사고방식 결여
2. 조직 문화의 결여
3.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인재 부재
4. 명확한 목표의 결여
5. 필요한 기술의 결여
6. 단기적인 성과에 기인하여 더 나아가지 못함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기술 미디어, 통신과 같은 디지털 기반의 산업에서조차 디지털 전환의 성공률은 26%를 넘지 못하며 석유, 자동차, 제약과 같이 전통적인 산업에서의 성공률은 4~1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의 70%는 실패한다는 것이죠.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은 채 기술을 덧붙이는 것으로는 새로운 가치 창출이 불가능합니다.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것들을 하나하나 ‘변화’시키는 전략입니다. 무엇보다 중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디지털은 안착할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됩니다. 맥킨지에서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요소를 다음의 5가지로 설명합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요소>
1. 디지털에 정통한 올바른 리더를 배치
2. 미래 인력을 위한 역량 구축
3.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권한 부여
4. 일상적인 업무를 디지털로 업그레이드
5. 전통적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을 모두 사용한 빈번한 의사소통
제조 메타버스를 통한 ESG 제안
ESG 경영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단어로, 2004년 6월 처음으로 공식 사용됐습니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20개 대형 금융기관과 함께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을 위해서, 특히 주주들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기업의 환경적인(E), 사회적인(s) 그리고 거버넌스(G) 측면의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SG 경영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이슈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무성과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비재무적 요인들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환경은 기후변화, 온실가스 배출, 자원 고갈, 폐기 및 오염, 산림 파괴 등을 고려하는 환경 보호 활동입니다. 사회는 노동 환경, 건강 및 안전, 노사 관계 및 다양성,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 공헌 활동입니다. 지배구조는 뇌물 및 부패, 이사회의 다양성 및 구조 등 기업을 운영하는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양한 기관에서 ESG 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MSCI 지수도 그중 하나인데요. 총 35가지의 KPI 중 디지털 전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무려 40%가 넘습니다. 즉,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면 환경과 사회, 더불어 노사와 소비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2021년, 디지털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약 50%에 해당하는 수치만큼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현재 속도로 계속된다면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는 102 Mt으로, 이는 2030년 독일이 달성하기 위해 절감해야 하는 배출량의 39%에 해당하죠.
디지털 기술의 생산 및 이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고려할 경우, 순 절감 효과는 감축량 목표치의 33%인 86 Mt입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는 151 Mt으로 높아지는데요. 이는 국가 기후 목표에서 요구하는 배출량 절감의 58%를 구성하는 수치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순 절감 효과는 감축량 목표치의 49%인 129 Mt에 달합니다.
특히, 제조 분야의 디지털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속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까지 최대 61 Mt의 이산화탄소를 절약할 수 있고, 정속 시나리오에서는 35 Mt을 절약할 수 있죠.
여기에는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2가지 핵심 기술이 있습니다. 하나는 설비, 기계, 구성 요소 등이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돼 통신할 수 있는 생산 자동화입니다. 즉, 생산 프로세스가 최소한의 자원과 에너지 투입으로 자동 실행될 수 있는 기술이죠. 다른 하나는 디지털 트윈입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이나 시스템의 디지털 버전을 말합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전체 공정에 대한 가상의 완전한 사본을 생성할 수 있는데요. 특정 프로세스를 실제 개체에 적용하기 전에 디지털 버전에서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에 재료, 에너지 등의 자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건설 업계
다쏘시스템과 액센츄어는 디지털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공동 백서를 발행했는데요. 버추얼 트윈 기술이 차량의 출시 시간을 단축하고 새로운 구동계, 경량 차체 설계 및 EV 배터리의 제작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하며, 제조 과정 중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중국의 설비 업체 아덴그룹(Aden Group)은 중국 청두 상업 중심지에 버추얼 트윈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상업용, 주거용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40%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요. 아덴그룹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조명이나 난방, 물 등의 자원 활용을 최적화하고 건물 내 에너지 관리를 개선해 에너지 소비량을 30%~80%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덴그룹은 2,880억 달러를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6.9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소시켰습니다.
소비재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전자 폐기물 5,360만 톤 중 겨우 17.4%만이 수거 및 재활용됩니다. 글로벌 포장재 업체 암코(Amcor)는 제품 수명 주기 평가 데이터를 가상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도구에 포함했는데요.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내구성이 있으며 재활용 가능한 포장 제품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페트(PET) 수지 필요량을 연간 1억 파운드 (약 4,500만kg, 쓰레기차 3,500대 이상에 달하는 양) 이상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1억 3,700만 달러의 비용 절감과 2억 8,1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켰습니다.
생명과학
프랑스에 본사를 둔 제약업체 사노피(Sanofi)는 프레이밍햄 공장에 여러 시나리오의 생산 프로세스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작 공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을 감소시켰습니다.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기존 공장 대비 생산량이 80배 증가했으며, 연간 에너지 소비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80% 감소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물 소모량 91% 감소, 화학물질 사용량 94% 감소, 폐기물도 321t 감소했습니다.
스마트 시티
디지털 기술을 통해 순환 경제가 발전하면 전자 폐기물이 줄고, 리퍼브 제품 및 재사용 증가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폐기물도 감소하고, 도시 에너지 효율도 향상되는데요. 도시 교통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소로 대기 질이 개선됩니다. 이를 도시에 접목한 사례가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도시 전체를 3D 가상현실로 구현해 모든 도시계획을 시뮬레이션하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버추얼 트윈을 통해 도시 내 움직이는 모든 부분을 캡처하고 실시간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추적할 수 있는데요. 도시 계획가들이 자원관리에서부터 건축패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 시험을 통해 안전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채택했습니다.
세계의 많은 도시가 디지털화를 통한 환경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공정 개선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여 생산성이 오르면 탄소 및 폐기물 배출, 에너지 사용량은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디지털 전환을 ESG 측면에서 보면 환경적인 영역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제조 환경에 메타버스 생태계가 구축되면 사회와 거버넌스에 투명한 거래와 경험을 제공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렇게 미래의 메타버스는 사람을 향해 진보하고 있습니다.
글 ㅣ LG CNS 기술전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