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의 사내 전문가들이 LG CNS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최신 IT 기술 및 트렌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매월 1회씩 아래와 같은 순서로 연재될 예정이오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바랍니다.
[연재기획 주제]
- 1편: IT를 통해 서비스업으로 변하고 있는 제조업체들
- 2편: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려주는 처방분석의 세계
- 3편: 앱의 시대에서 가상 비서의 시대로, Virtual Personal Assistant
- 4-1편: 블록을 조립하듯 앱을 조립하는 ‘마이크로서비스’ ①
- 4-2편: 블록을 조립하듯 앱을 조립하는 ‘마이크로서비스’ ②
(연재 주제는 기고 시점의 이슈, IT 트렌드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가상 비서(VPA, Virtual Personal Assistant)는 사용자와 음성 또는 문자 대화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애플, 구글과 같은 빅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도 가상 비서 관련 서비스 및 기술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2024년 VPA 시장은 9조원에 달하며 Tracxn Report에서는 지난 2년 동안 가상 비서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1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가상 비서의 시대?
왜 가상 비서가 주목받을까요?
우리는 현재 앱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하지만 이를 위해서 우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배달음식을 위해서는 배달 음식 앱을, 택시를 부르기 위해서는 택시 앱을 실행시키고 메뉴를 선택해서 서비스를 요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상 비서의 시대에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음성이나 텍스트로 이야기만 하면 됩니다. 사용자가 이야기한 내용을 해석하여, 의도를 추출하고 서비스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해주는 것이죠.
가상 비서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음성 가상 비서와 챗봇형 가상 비서인데요. Apple 社의 Siri가 음성 가상 비서의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지만, 낮은 음성인식률과 다양하지 못한 기능으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챗봇은 메신저에 자연어로 입력하면 의도를 인식해서 처리해주는 방식의 가상 비서입니다. 최근 음성인식률이 높아지고, 다양한 VPA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챗봇 개발 플랫폼이 두각을 보이고 있어 시장이 활성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상 비서의 시장 동향
우선 빅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살펴볼까요? Apple 社는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던 Siri를 다양한 Apple 디바이스에 확장 적용하고, Siri와 연동할 수 있는 API를 발표했습니다. Siri를 통해 메신저 메시지를 보내거나 차량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Amazon 社는 Echo라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오래전에 출시했는데요. 이 안에 음성명령을 인식할 수 있는 Alexa라는 가상 비서가 있습니다. Alexa와 연동할 수 있는 API가 오픈되어 있으며, IFTTT(If Then, Then, Then…) 플랫폼을 이용해 복합적인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Facebook은 자사의 메신저 서비스에 가상 비서인 Facebook M을 탑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챗봇 형태의 가상 비서의 활성화를 위해 Wit.ai라는 챗봇 개발 플랫폼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Google은 음성 가상 비서와 챗봇 가상 비서 모두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Google Home은 아마존의 Alexa와 유사한 Home 가상 비서이며, Allo는 챗봇 형태의 VPA 서비스입니다.
한편, 특정 용도에 특화된 가상 비서도 있습니다. Mezi 社의 Shopping Assistant는 챗봇과 인간 쇼핑 전문가가 협력하여 상품을 검색하고 기존 결제 정보를 기반으로 메신저 창에서 결제합니다.
고객상담을 해주는 콜센터에서는 [24]7社의 Digital Chat Agent가 있습니다. 채팅 내용을 실시간 분석하여 상담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된 답변을 제시합니다. 더 많은 고객과 상담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상담 품질도 높아지겠죠?
X.ai 社의 Amy는 미팅 일정을 조정할 때 CC에 Amy@x.ai를 넣기만 하면 Amy라는 가상 비서가 상대방과 협의하여 최종 일정을 결정해 줍니다. 이외에도 통계자료 자연어 검색, 소셜미디어 상의 중요 이슈 알림, 수술이나 건강검진 전에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추어 알려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상 비서를 위한 기술
다양한 가상 비서들은 어떻게 동작하는 것일까요? 가상 비서는 크게 3가지 기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대화형 인터페이스
사용자의 환경, Entry Point를 고려해야 하는 UX 중심의 영역입니다. 음성, 텍스트 입력을 위한 요소도 있지만 대화 가능한 존재로 느껴지게 하는 아바타, 이모티콘이나 감성적인 표현도 중요합니다.
② 의미추론
가상 비서의 핵심 기술 요소입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 적절한 대화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③ 연계 서비스
연결되는 Use Case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아무리 가상 비서가 사용자의 의도를 잘 읽어낸다 하더라도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심심풀이 심심이가 되겠죠?
가상 비서의 핵심 기술, 의미추론
의미추론의 수준은 2003년에 Russel & Norving Group에서 발간한 인공지능 관련 서적인 A Modern Approach에서 4단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1단계는 Pattern Matching을 이용한 단순 자극•반응 방식의 챗봇입니다. 사용자가 요청할 만한 대화 패턴을 미리 정해놓고, 요청이 오는 것을 챗봇 엔진이 인식하여 처리해주는 방식입니다.
2단계는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와 Ontology 기반 검색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비서입니다. Siri가 2단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가상 비서 서비스는 1단계와 2단계의 의미추론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3단계는 미리 답을 정해놓지 않고 가상 비서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IBM 社의 Watson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이기에 다양한 알고리즘과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4단계는 의식이 있는 가상 비서로 아직까지는 영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영화 Her의 사만다나 아이언맨의 가상 비서인 자비스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영화 Her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는 Alice라는 1단계에 해당하는 챗봇과 대화를 하다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중에 챗봇이 발전하면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영화 Her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상 비서의 전망
좋든 싫든 사용자가 편한 방향으로 User Experience는 진화해 나갑니다. 가상 비서는 자연스럽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용자 관점의 장점이 있는 동시에 별도의 화면을 만들지 않고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서비스 공급자 관점의 장점도 있습니다.
검색 → 소셜 → 모바일로 이어져온 서비스 플랫폼의 축이 가상 비서라는 플랫폼으로 다시 한 번 움직이는 것이죠. 플랫폼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스타트업들도 사용자의 Needs를 충족하는 서비스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빠르게 구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소 보수적인 금융업계에서도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챗봇 방식의 가상 비서 기술에 대한 콘셉트 검증(PoC, Proof of Concept)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더 발전된 가상 비서는 사용자가 요청한 것을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삶을 이해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존재로 발전할 것입니다.
향후 가상 비서를 설계한다면 고려해야 할 점
좋은 비서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 때 니즈란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요소도 포함해야 하는 것이죠. 다양한 가상 비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제가 정리해 본 가상 비서 서비스 설계 원칙을 마지막으로 이번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가상 비서 서비스 설계 원칙
- Brand Identity를 가상 비서에 녹여야 한다.
- 존재의 수준을 설정하여 사용자의 기대수준을 조절한다.
(e.g. 딱딱하게 말하는 로봇 캐릭터에게는 큰 기대를 안 하지만, 영화 Her의 사만다에게는 사랑을 기대함) - 가상 비서의 인격(캐릭터, 말투)을 매력적으로 설정하고 일관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
- 한 번뿐인 첫인상 Experience에 공을 들여야 한다.
- 첫 만남에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 먼저 말을 거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e.g. 판매•판촉 Push, 불필요한 추천) - 선택이 필요할 때는 Y/N 또는 4지선다 방식이 자연어 입력보다 편하다.
- 말풍선이 전체 화면을 넘어 스크롤을 발생시키면 안 된다.
- 너무 빨리 대답하면 기계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면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 이모티콘, 이미지, 영상도 효과적인 대화 방법임을 잊지 말자.
- 최종 Action은 사용자에게 선택하도록 제시해야 한다.
(e.g. 외부 웹사이트로 이동, 최종 거래 승인)
글 | LG CNS 아키텍처담당
[‘최신 IT를 만나다’ 연재 현황]
- [1편] IT를 통해 서비스업으로 변하고 있는 제조업체들
- [2편]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려주는 처방분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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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편] 블록을 조립하듯 앱을 조립하는 ‘마이크로서비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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