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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2017, IT와 금융의 융합 #6 빅데이터•인공지능 탑재한 ‘인슈어테크’ 탄생

2017.07.27

최근 ‘인슈어테크(InsurTech)’가 화두입니다. 다소 생소한 단어 ‘인슈어테크’는 무엇일까요?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신조어인데요. 보험을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맞춤화 서비스입니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발달과 기술간 융합으로 세계 보험업계에서 ‘인슈어테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장이 커지고, 플레이어의 진입이 활발해지자 전문 투자 기관뿐만 아니라 구글 등 글로벌 ICT 업체, 거대 보험사의 투자 자회사들이 가능성을 보고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에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총 약 7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보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5년 한 해에만 26억 5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인슈어테크’ 활용모델 3가지

우선 빅데이터•인공지능이 적용돼 사업화할 수 있는 인슈어테크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고객이 보험가입을 위해 PC나 모바일에 접속했을 때 챗봇이 고객을 응대하는 경우입니다. 기본적인 보험상품에 대한 설명을 인간 보험설계사가 아닌 인공지능이 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의 투자를 받은 온라인 건강보험 플랫폼 스타트업 ‘심플리인슈어드’(SimplyInsured), 그리고 구글과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오스카 헬스’(Oscar Health Insurance) 등이 챗봇(Chatbot)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고객이 보험상품을 검색할 경우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때 인공지능이 쓰일 수 있습니다. ‘검색’은 현재까지 인공지능 기술인 알고리즘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자신의 상태를 입력하면 그 정보 값에 맞는 보험상품과 설계안을 도출하는 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 금융정보 사이트인 ‘너드월렛’(NerdWallet), 영국의 자동차보험 비교사이트 ‘머니수퍼마켓닷컴’(MoneySupermarket.com) 등의 서비스가 맞춤형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에 이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l 소비자 금융정보 사이트 ‘너드월렛’(출처: https://www.nerdwallet.com/)

세 번째, 고객이 정보 값을 입력하지 않고도 인공지능이 미리 알아서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에 활용 가능합니다.

예컨대 암보험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그 보험에 제대로 가입하는 방법을 알고리즘을 통해 알려줄 수 있습니다. 암보험에 대한 통계를 보여주고 고객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나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 앞으로 닥치게 될 일들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미리 추천하는 것입니다.

보험 판매채널의 변화

신기술은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과 판매 단계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은 몇 살 때 암 발생 확률이 높은지, 위험률과 손해율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산업으로 불립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이 활용될 부분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의 채널 이용행태를 쉽게 수집, 분석할 수 있어 소비자의 보험정보탐색이 가능하고, 상품구매에 더욱 적합한 판매 채널로 차별화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인지과학기술을 이용한 ‘자동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보험계약심사에 도움이 됩니다. ‘자동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보험소비자의 기본 정보와 보험 관련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컴퓨터 프로그램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동 보험계약 심사를 하는 시스템을 일컫습니다. 또 인공지능을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는 보험 관련 재무설계에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통계와 확률의존도가 높은 보험산업의 성격상, 향후 빅데이터는 보험의 전 프로세스를 혁신시킬 잠재력이 있습니다.

예컨대 미개척영역의 보험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적시에 필요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알고리즘을 통해 보험금 지급심사, 보험사고 조사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 보험사는 온라인 질의응답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적용했습니다. 보험사는 고객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단순 정보 획득 외에 가입까지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고객이 가입을 위해 특정 필드를 기재해야 하는데, 복잡한 데다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을 경우 가입을 포기할 수 있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보험 가입의 전체 절차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보험 상품추천이나 최적 대안 제시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입 가능성이 높은 보험상품을 사용자에게 추천하는데 인공지능 기술 알고리즘이 쓰입니다. 알고리즘으로 예측모델을 수립하면 이탈 가능 고객과 갱신 고객의 보험 갱신율도 예측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부는 ‘인슈어테크’ 열풍

장소 및 시간에 상관없는 리스크 관리를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보험 가입 시 편리함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변하고 있는 건데요. ‘가상 보험중개인’ 역할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과 소셜 및 고객 데이터 등의 결합을 통해 아마존 쇼핑몰처럼 고객에게 최적화된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미국 스타트업 ‘인슈리파이(Insurify)’는 자동차 번호판을 찍어서 문자로 보내면 가상비서 ‘에비아(Evia)’가 곧바로 여러 보험사 견적서를 보내줍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 조건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인 ‘에비아’를 구축한 겁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Accenture)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4%가 보험 가입 시 컴퓨터 기반의 자문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l 인슈리파이의 가상비서 에비아(Evia)와 페이스북 메신저 상담 모습
(출처: https://insurify.com/evia)

미국에선 소셜 플랫폼, 여행사 사이트, 가전 및 가구 제품 판매 사이트 등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 구입시 관련 보험을 제공하는 회사도 등장했습니다. 기존 온라인 몰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저비용으로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보험회사(CHUBB)는 온라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Suning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상해보험, 여행자보험, 주택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보험상품부터 자산관리서비스에 이르는 재무설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의 웹사이트인 ‘Bharat Save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질병 제로’ 클로버헬스…미국서 ‘대박’

해외에선 운전습관 연계보험부터 빅데이터 통해 질병 확률을 조언해주는 보험 등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험 스타트업 ‘클로버 헬스(Clover Health)’는 시장을 창출한 혁신 기업으로 꼽힙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VC인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펀딩을 받은 덕에 기업가치가 11억 달러(약 1조2300억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의 의료비가 지나치게 비싸 저소득층이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는 데 주목, 정기적으로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보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주기적으로 건강관리만 받아도 병원을 찾을 일이 줄고, 의료비도 아낄 수 있다는 논리가 소비자에게 먹힌 것입니다.

l 미국의 보험 스타트업 클로버헬스
(출처: https://www.cloverhealth.com/en/about-us/our-story)

또, 2015년 구글로부터 3,250만 달러 투자를 받으며 유명해진 ‘오스카 헬스케어’의 경우, 손목 웨어러블 기기(Misfit)를 통해 보험가입자와 보험료를 연계하고 있습니다. 보험 가입자에게 손목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하면서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할 때마다 하루 1달러씩 월 최대 20달러의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의료보험가입자 중 약 15% 수준에 해당하는 가입자 4만 명을 확보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중국 인슈테크 시장 선두주자…중안보험

중국 ICT 업계를 대표하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도 인슈어테크를 통해 보험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제가 된 건 알리바바, 텐센트가 중국 보험 2위 업체인 평안보험과 공동출자한 중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 보험사인 ‘중안보험사’입니다.

2015년 당을 체크하는 건강보험상품 ‘탕샤오베이’ 등을 출시하면서 ‘세계 핀테크 톱100’에서 1위에 올라서서 글로벌 보험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보험 상품이면서 동시에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인데요. 혈당을 전송, 구축 정보 바탕의 빅데이터를 보고 진단, 처방하는 원격병원 비즈니스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습니다.

ICT에 이어 보험회사들의 인슈어테크 투자 및 제휴도 적극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에트나’는 애플과 제휴하여 애플워치와 보험료 할인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운전습관연계보험으로 유명한 ‘프로그레시브’는 2011년부터 ‘스냅샷’이란 OBD장치로 운전자의 급정거, 주행거리, 주행시간 등을 분석해 보험료를 깎아주고 있습니다.

영국의 ‘코오퍼레이티브 인슈어런스’, 프랑스의 ‘BNP파리바’, ‘악사’ 등 대형업체들도 독자적 또는 인슈어테크 업체와 제휴해 각자 생명건강, 손해보험 성격에 맞는 다양한 상품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운동량 등 센서 정보 기반으로 의료보험 요금을 차등화하는 스트라이드 헬스(Stride Health), 이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자동차보험 메트로마일(Metromile), P2P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모네이드(Lemonade)와 구에바라(Guevara) 등 이미 130여 개에 달하는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사업을 전개 중입니다.

日 후코쿠 생명, 직원 34명 AI로 대체

한국과 보험 환경이 가장 유사한 일본에서도 인슈어테크를 향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장기 경기 침체로 인해 2006년을 전후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누락 사태가 일어났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급 실수 문제까지 터졌습니다. 결국, 일본 금융청은 보험사에 업무 개선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새로운 지급 시스템과 다중체크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력을 대거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을 보험업무에 적극 도입했습니다. 후코쿠 생명보험사는 올해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을 결정하고 2억 엔(한화 약 20억 원)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로써 IBM의 인공지능 ‘왓슨 익스플로러’가 계약자의 병력, 입원 기간, 복용 의약품 등 정보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출하는 보험금 사정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후코쿠 생명은 왓슨 도입에 따라 생산성이 30%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약 20억 원의 시스템 구축 비용과 매년 1억 5000만 원 가량의 유지비용이 들지만, 34명의 보험 청구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매년 14억여 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놨습니다.

보험회사 시장지배구조 뒤흔들 ‘인슈어테크’의 혁신

인슈어테크는 기존 보험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장기적으로 보험산업 효율성 제고와 비용절감, 시간 단축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들은 인공지능 컴퓨터 기술을 보험요율 산출, 언더라이팅, 그리고 판매 채널 등에 도입할 것입니다.

알파고나 켄쇼같은 인공지능 컴퓨터 기술이 접목된 온라인 또는 앱 기반의 판매채널은 상품판매뿐 아니라 보험요율 산출, 언더라이팅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효율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 왓슨처럼 사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앱이 출시돼 설계사대신 인공지능과 계약자간 양방향 소통을 통해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결국, 대규모 전속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보험회사의 시장지배구조도 근본적으로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고비용 설계사 중심 판매 채널에서 다양한 저비용 판매채널로 전환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제 인슈어테크는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거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험회사들은 고객과 거리를 좁히고, 비용을 낮춰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을 창출해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연재 글 보기]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1편] 챗봇으로 그리는 금융산업의 미래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2편] 블록체인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3편] 인공지능이 몰고 온 자산관리 혁신, 로보어드바이저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4편] 인공지능과 신용평가시스템(CSS)의 만남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5편] 인공지능, 불법금융거래 차단한다.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6편] 빅데이터•인공지능 탑재한 ‘인슈어테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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