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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자율주행차가 화성을 누빈다? 우주로 진출한 인공지능!

2021.01.13

우주 산업은 20세기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 시대를 거치며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국가적, 군사적 경쟁으로 시작된 우주 산업은 현재 기업 간 경쟁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리차드 브랜슨과 같은 IT 기업 거물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었고 그들의 치열한 경쟁에 힘입어 하루가 다르게 우주 산업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로 가장 널리 알려진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자체적인 연구는 물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및 구글, IBM 등 IT 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NASA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제 연구기관, 대학과 함께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을 우주 연구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우주 과학 문제에 적용함으로써 기존에 확인할 수 없었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새로운 결과를 찾거나 기존 연구 방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주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별처럼 쏟아지는 데이터

우주 산업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은 역시 데이터에서 출발합니다. 인공위성은 하루에 150 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은 특히 외계 행성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지속해서 대량의 데이터가 쌓이며, 우주 관찰을 통해 얻을 의미 있는 데이터의 수량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데이터의 경우 행성의 신호가 약하면 노이즈가 많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또한, 한 장의 이미지가 아닌 여러 이미지를 함께, 많은 시간을 들여 분석해야 하므로 이를 빠르게 지속해서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천문학자, 우주 과학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소행성 3D 모델을 개발합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소행성의 레이더 신호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화를 찾고 이를 물리적 특성을 통해 추론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NASA는 소행성 3D 모델을 생성하면서 모양, 크기 및 회전 속도 등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소행성 모델링은 1개월 이상 이 걸리는 등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인공지능은 불과 4일 만에 할 수 있습니다. NASA에 따르면 매 15초당 2기가 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인력, 시간, 자원 등이 한정되어 있어 데이터의 일부만 분석합니다.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 결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링 정보는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감지하고 궤도, 움직임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우주의 소행성 궤도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해 소행성의 향후 움직임과 지구와의 충돌 위험성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태양과 태양계 행성의 궤도 데이터 1만 년 치를 준비해 인공지능이 학습했습니다. 인공지능은 궤도가 무질서해 기존의 소프트웨어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소행성들의 궤적을 찾아내고 향후 소행성의 궤도를 예측하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숨어 있는 행성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성과도 눈에 띕니다. 이미 발견된 크레이터(행성 표면에 있는 크고 작은 구멍) 데이터를 합성곱 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으로 학습해 새로운 크레이터 사진과 비교해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됐습니다.

달 표면의 크레이터 이미지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한 후 달의 다른 지역에 위치한 크레이터를 인식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기존에 확인할 수 없었던 크레이터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정확도가 100%는 아니어서 과학자들이 다시 검토하지만, 이처럼 인공지능은 새로운 크레이터를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화성 표면 분석 (출처: NASA)

NASA와 미 정부는 우주 탐사와 관련한 영상과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왔습니다. NASA는 2009년 케플러 우주 망원경을 발사해 지구 뒤를 따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도록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글은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행성을 관측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데이터는 약 140억 개에 달하고 이는 약 2,000조 개의 행성 궤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집된 행성 궤도, 신호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학습을 진행했고, 이렇게 학습한 인공지능의 행성 탐지 신뢰도는 96%였습니다.

학습한 인공지능으로 20만 개 항성 중 670개의 행성계를 탐색한 결과 새로운 2개의 행성인 케플러-90i와 케플러-80g를 발견했습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 다르게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이미 탐색한 지역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너무나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 우주 과학자들은 행성이 있을 것으로 유력한 데이터 위주로 탐색을 진행했고, 활용되지 못한 데이터에서 인공지능이 새로운 행성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은 우주 과학에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케플러-90i (출처: NASA)

영국 워릭대 연구팀은 NASA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빛의 밝기 변화가 행성에 의한 것인지 오류로 인해 발생한 현상인지 확인했습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새로운 행성으로 판단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망원경으로 다시 관측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50개의 행성을 새로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확인 및 관측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정교한 예측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향후 우주 망원경을 통해 직접 관찰하는 방식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우주 망원경보다 인공지능이 데이터 분석으로 더 많은 행성을 찾아내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우주 공간으로 나아가는 인공지능

우주 산업에서 인공지능은 데이터 전달 및 통신의 효율성을 높입니다.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은 스스로 실시간 조정을 하며 적절한 주파수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간섭을 줄일 수 있고, 정지 궤도의 주파수 및 원격 측정의 제어에도 인공지능의 역할이 큽니다. 데이터를 전송하기 전에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하고 이를 우선순위에 의해 필요한 데이터를 먼저 보낼 수 있습니다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이 우주로 날아가면서 안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며 데이터를 추려 분석하는 장면도 더는 SF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닙니다. 우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 우주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에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의 우주선과 로봇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객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진 에어버스(Airbus)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화면에 스케치로 그린 듯한 얼굴이 나오는 이 로봇은 CIMON(Crew Interactive Mobile Companion)이라 불렸는데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탑재되었습니다. CIMON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안면 인식 기능이 있어 우주 비행사 식별도 가능합니다. CIMON은 제 우주 정거장에 머물며 여러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CIMON (출처: 유럽우주기구 ESA)

화성에는 지구 관제소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로봇이 있습니다. 화성 탐사 로봇 마르스 로버(Mars Rover)는 현재 2대가 2004년 화성에 착륙해 활동 중입니다. 가장 최근에 화성을 향한 로봇은 2020년 7월 발사됐고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 예정입니다.

화성은 거리가 멀어도 데이터 전송에 드는 시간이 길지 않지만(3분~20분), 목성이나 토성과 같이 지구에서 더 먼 거리에 위치한 행성에 데이터를 전송하면 아무리 빛의 속도로 전송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로봇이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보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해 중요한 내용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로봇엔 촬영한 이미지와 수집한 광물을 자체적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이 탑재됩니다.

화성 탐사 큐리오시티 로버 (출처: NASA)

로봇의 작업이 지연되면 스스로 일정을 변경하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등 자율적인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우주 탐사 스마트 로봇은 우주 탐사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멀어지면서 탐사 업무의 효율성과 시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필요한 방식입니다.

우주 속의 인공지능

인공지능은 광범위한 우주 문제 전반을 다룰 수 있습니다. NASA를 비롯해 유럽우주기구(ESA) 등 많은 국제 우주 기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정확도가 100%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우주 산업의 특성상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우주 탐사의 경우 인공지능의 결함이나 문제점은 우주 비행사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고, 막대한 비용 손실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우주 공간을 탐색하는 데 있어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 기술과 함께 우주 산업에서 활용되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인류와 우주 과학에 이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 나가고 있습니다.

NASA를 비롯해 유럽 우주 기구(ESA) 등 많은 국제 우주 기관과 각국 대학, 대형 IT 기업들이 우주를 위한 인공지능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우주 비행사로 우주선에 탑승하고, 자율주행 차량이 화성을 누비는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글 l 윤준탁 l IT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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