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Superapps)이란 채팅, 금융,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앱을 말합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가트너(Gatner)는 2023년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슈퍼앱을 선정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슈퍼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비스 출시와 경쟁이 가장 활발한 금융 분야의 슈퍼앱 현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슈퍼앱의 정의
리서치 기관인 딜로이트(Deloitte)는 슈퍼앱을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슈퍼앱의 정의는 리서치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효율성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은 거의 동일합니다. 딜로이트는 슈퍼앱의 특징을 아래 [표 1]과 같이 정의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슈퍼앱 서비스인 네이버, 카카오톡 등의 특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 슈퍼앱의 진화
최근 전통 금융회사들도 뱅킹 앱에 마이데이터, 쇼핑 등의 서비스를 추가하며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금융 슈퍼앱 등장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3C 관점(Competitor, Customer, Company)으로 살펴보겠습니다.
•Competitor
전통 금융기관을 긴장하게 만든 가장 직접적인 요소는 빅테크와 핀테크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쇼핑, 페이 등의 서비스로 전통 금융기관을 위협하는 네이버, 카카오가 대표적인 빅테크 슈퍼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는 토스, 뱅크 샐러드처럼 특정 금융 서비스로 시작해 사업 영역을 넓혀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한 기업을 말합니다.
[그림 1]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금융 앱의 포지션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 중 빨간색 점선으로 그려진 타원 안에 있는 앱들은 슈퍼앱의 특징을 강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DBS와 스페인의 BBVA 은행은 전통 금융기업이지만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으로 서비스 혁신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을 넘어 라이프 서비스로 확장하는 모습 역시 국내 전통 금융기관의 움직임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정 서비스에서 성공을 거둔 후 금융업으로 확장한 기업들도 눈에 띄는데요. NuBank(누뱅크)는 카드, Klarna(클라나)는 결제(Pay), Revolut(리볼루트)는 환전, Glab(그랩)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시작해 슈퍼앱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카카오(Pay에서 은행), 토스(이체에서 은행 및 종합 금융) 등과 발전 방향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 Customer
슈퍼앱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합화된 고객 니즈에 대한 대응입니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금융 슈퍼앱의 과제입니다. 카카오뱅크의 간편 이체 서비스, 토스의 오픈뱅킹 기반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혁신 서비스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 Company
가트너는 2030년까지 전통 금융기관의 80%가 소멸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10년 후 경제주체가 될 Z세대가 전통 금융기관 서비스를 계속해서 사용할 확률은 낮기 때문입니다. 이에 전통 금융기관들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디지털 혁신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1) 종합금융 플랫폼
종합금융 플랫폼은 송금, 예/적금,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여러 가지 금융 업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픈 뱅킹이나 마이데이터와 유사하지만 카드, 증권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때는 ‘디지털 비대(Digital Bloat)’ 현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디지털 비대현상은 앱 사용자가 느끼는 ‘무거움’과 ‘복잡함’을 뜻하는데요. 플랫폼 안에 기능이 많아지다 보니, 메모리 사용량이 커지고 그에 따라 로딩 시간이 길어지며 발생하는 부작용입니다. 또, 화면 및 메뉴 구성이 복잡해져 고객에게 오히려 불편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 앱의 디지털 비대 현상은 슈퍼앱의 특징인 ‘다양한 기능 제공’을 위해 불가피한 요소이지만, 전통 금융기관 고객이 빅테크와 핀테크로 이탈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때는 모든 기능을 반영하기보다는 앱의 타겟과 포지션을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불어 고객 경험 최적화 관점의 새로운 UX(User Experience) / UI(User Interface)를 구성한다면, 사용자 수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입니다.
2) 생활 밀착형 플랫폼
생활 밀착형 서비스란 배달, 부동산, 반려동물 케어 등 금융 서비스와 별개의 라이프 기반 서비스를 뜻하는데요. 싱가폴의 DBS, 스페인의 BBVA 등 해외 전통 금융사가 라이프 서비스 확장에 성공하면서 최근 국내 주요 금융 기관 또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생활 밀착형 플랫폼은 생활 서비스와 연계된 금융 상품의 교차 판매 기회와 고객의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사업 창출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금융지주 회사가 금융 외의 사업을 전개하는데 현행법상 제약이 있어, 해외와 달리 제휴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슈퍼앱과 함께 성장할 금융권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 또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슈퍼앱 성공 사례
신한은행은 대표적인 국내 금융 슈퍼앱 사례입니다. 신한은행은 SOL이라는 앱을 통해 기존의 6개 금융앱을 통합했습니다. 또한,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AI 챗봇, 청약 컨설팅, 자동차세 납부와 같은 편의 서비스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은 앱 내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사용자가 금융 업무를 마친 뒤에도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며 앱을 이탈하지 않게 돼,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더욱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금융권 사례로는 당근마켓이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기본 서비스로 하면서 당근페이를 통한 결제 서비스, 커뮤니티와 부동산, 채용 등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슈퍼앱의 미래를 준비하는 LG CNS
슈퍼앱의 핵심은 결국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입니다. LG CNS는 금융 슈퍼앱 관점에서 보다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22년 말부터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슈퍼앱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아키텍처 영역들을 [표 2]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가 계열사들의 다양한 서비스를 모아 종합금융 플랫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융 사업 경험과 프로젝트 관리능력이 있는 수행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LG CNS는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실현할 수 있도록 슈퍼앱에 필요한 프로토타입과 아키텍처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슈퍼앱 프로토타입은 향후 금융 슈퍼앱이 나가야 할 방향성을 구체화하는데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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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LG CNS DT Finance사업부 금융디지털담당 금융DCX사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