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pache Software Foundation, 이하 ASF)은 1999년 설립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아파치 이외에도 자바, 펄 등과 관련된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SF에서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특정한 사람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관심을 가진 그룹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며 집단으로 개발하는데요. 누구나 ASF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지만, 소스 코드의 반영 권한을 가진 보다 중요한 기여자가 되려면 소속 PMC(Project Management Committee) 멤버들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승인받은 사람들을 Committer라고 하는데요. 전 세계에 4천여 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0여 명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선발된 아파치 Committer 중 한 명인 LG CNS 아케텍처솔루션팀의 민병석 차장님을 블로그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아파치(Apache)란 어떤 것이며, 세계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아파치는 오픈소스(Open Source)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OSS(Open Source Software)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전에는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소유하였고, 이를 통해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기업이 선도해 가는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다양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솔루션의 Lifecycle도 짧아지며 모든 기술을 한 기업 내에서 내재화하거나 발전시키는데 구조적 한계를 맞게 되었습니다.
미국 UC 버클리대학교 체스브로(Chesbrough) 교수는 Open Innovation을 통해 내부 기술을 오픈하고 외부 기술 및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러한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Google, IBM 등 수많은 Global 기업들이 Open Innovation을 통해 기술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오픈의 대표적인 요소로 OSS(Open Source Software)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OSS는 기술을 오픈하여 많은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개발하고, 검증하며 발전시켜가는 것을 말합니다. OSS는 2000년대 중반부터 기업들의 적용이 활발해지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기술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파치는 Cloud, Big Data 등 다양한 기술을 선도하는 OSS의 대표적인 Global Community라고 할 수 있습니다.
Apache Committer는 무엇이고, 어떻게 선발되나요?
아파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아파치 소스를 단순히 사용하는 User, 둘째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소스를 아파치에 기여하는 Contributor, 셋째는 소스의 반영 여부를 결정하는 Committer,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의 Leader인 PMC입니다.
여기서 Committer는 OSS Project의 방향성 및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기여된 소스의 검증 및 반영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Committer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하고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 중에서 추천을 받아 PMC의 만장일치가 있을 때 정식으로 임명됩니다.
현재 아파치는 153개 프로젝트가 있고, 약 4천 명의 Committer가 존재합니다. 국내에서는 1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고, 준비하면서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사원•대리 때에는 개발 기술에 빠져서 생활했었는데요. 무형의 것을 고민하고 개발하여 유형의 서비스로 만든다는 것에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프로젝트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제가 가진 지식의 시야가 너무 좁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폭넓은 Insight를 갖기 위해서 기술사에 도전하였습니다.
그 후 기술을 단순히 한 기술로만 바라보던 시각이 기술 간의 융합과 미치는 영향도 및 관점에 따른 차이 등 기술이 갖는 가치와 기술 변화의 중심에 있던 OSS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아파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도 최근 기술의 중요성 강조와 함께 OSS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업무를 하면서 OSS에 기여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OSS와 관련하여 어떻게 참여하고 Committer가 되는지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서 OSS의 초기 참여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OSS의 전망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OSS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를 보면 기업의 75%가 OSS를 통해서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을 하고 있는데요. OSS의 대표적인 기업인 Redhat이 2005년 2,000억 정도의 매출에서 2014년에는 1.5조까지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 기업에서는 OSS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구글에서는 인재를 채용할 때 OSS 활동을 한 내역을 중요한 요소로 본다고 하는데요, “OSS 보다 더 좋은 참고 항목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Erich Gamma(GoF의 창시자, Eclipse의 개발 리더)는 OSS에 참여하는 것이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도 말합니다.
어느 설문 결과를 보니 Committer의 연봉이 상당히 높다고 하는데요. OSS가 기업에 적용되기 시작한 초기인 2002년에 평균 29% 높은 급여를 받는다고 하였으니, 현재는 더 가치가 올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OSS가 기술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또한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는 기술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오픈소스 화하기 위해 동료들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파치 Committer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내에도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OS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OSS에 기여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단순히 기술만을 사용하는 것이 지금은 편하겠지만, 깊이 있는 기술력을 갖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치와 같은 OSS에 참여한다는 것은 개인의 역량 향상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시간은 아닐지라도 조금씩 OSS에 기여하는 습관과 분위기 그리고 문화가 형성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기술로 세계 IT 트렌드를 선도하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Global Company로 도약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SW 개발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근 코딩 교육 붐을 보면서 우려되는 점이 있는데요. 단순히 코딩하는 기술만 배워서는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솔루션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기획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술을 분석하여 남들과 차별화된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분석력과 새로운 것을 설계할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논리적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즉, 코딩을 하나의 스킬이나 기술 관점에서 접근해서 기술만을 습득하려 할 것이 아니라, 이에 앞서 분석적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을 먼저 향상시켜야만 진짜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 점을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아파치 Committer 민병석 차장님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렸는데요. SW 전문가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아파치 Committer에 한 번 도전해 보세요.
글 ㅣ LG CNS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