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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생성형AI 돌풍! “게임개발 생산성 100배 높인다”

2023.04.17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ame Developers Conference, GDC)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게임 축제입니다. GDC는 1988년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처음 열렸는데요. 당시 유명 콘솔 게임 업체 아타리(Atari)에서 근무하던 크리스 크로포드가 동료 27명을 집으로 초대해 소규모 포럼을 연 것이 시초였습니다. 이후 포럼의 규모가 커져, 2005년에는 한국의 코엑스 규모인 샌프란시스코 모스코 센터에서 행사를 열었습니다. 올해 GDC 역시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동안 약 2만 8,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요. 특히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리얼타임 3D’ 기술이 화제였습니다.

2023년 3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GDC (출처: 이상덕 특파원)

NPC를 움직이는 생성형 인공지능

게임에는 수많은 NPC(Non Player Character)가 등장합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 캐릭터 외에는 모두 컴퓨터가 응답하는 NPC인데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NPC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획일적이었던 NPC들의 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만들고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특히 이번 GDC에서 어새신 크리드(Assassin’s Creed)의 개발사로 유명한 유비소프트(Ubi soft)가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와 같은 인공지능 도구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벤 스완스 연구원은 ‘고스트라이터를 활용하면 작가들이 네 가지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NPC들의 대사를 줄줄이 생성할 수 있고, 캐릭터 주변에 수군대는 소리를 만들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말을 걸면 맞춤형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비소프트의 게임과, NPC 문장을 생성하는 고스트라이터 (출처: 유비소프트)

현장에서 시연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사용자가 NPC 캐릭터의 성격을 몇 번 클릭한 뒤 문장을 입력하니, 바로 생성이 완료됐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수다스러운 NPC, 매우 쾌활한 NPC라는 버튼을 클릭하고 문장을 넣으면 문단을 바꾸는 패러 프레이징(Paraphrasing)이 시작됩니다. 사용자가 NPC를 상대로 아이템을 사려고 하면, 해당 NPC는 “그건 너무 비싸서 네가 못 사”, “오호! 그게 얼마짜린 줄 알고? 그걸 사고 싶다면 가서 뭐 좀 더 갖고 와”, “아직도 안 가고 거기 서 있니? 돈을 더 갖고 와야 한다니까!” 등 다양한 문장을 생성합니다.

이 외에도 GDC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NPC를 작동하려는 사례가 많았는데요. 애드버킷 그룹(Advokate Group)은 세 개의 게임을 통해 사용자가 가상현실에서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중 플랫폼 메타버스인 메타 가이아(Meta Gaia)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해당 게임은 챗GPT를 적용해 가상현실에서 반려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임인데요. 게임 속에서 사용자는 반려동물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모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게임회사 넷이즈(NetEase)는 3D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 챗GPT를 접목했습니다. 중국 송나라 시대 배경의 ‘MMO 저스티스 온라인(Justice Online)’에 챗GPT를 활용한 인공지능을 탑재했는데요. 게임 속 일부 NPC들은 중국의 시, 노래, 소설에 대해 매우 자연스러운 대화를 건넵니다. 넷이즈는 단조로운 게임 스토리를 벗어나 사용자마다 다른 퀘스트를 부여하기 위해 챗GPT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실시간 3D로 전환

GDC에서 생성형 인공지능만큼 눈에 띄는 기술은 실시간 3D 전환 기술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옵티트랙(Optitrack)이라는 기업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요. 한 부스 전체를 스케이트 보드장으로 꾸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실시간 게임 캐릭터로 한 쪽 모니터에 등장했습니다. 실사 엔진을 사용해 3D 게임을 제작하지 않더라도 카메라를 비추는 것만으로 게임 제작이 가능한 대목이었습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 3D로 전환하는 옵티트랙 (출처: 옵티트랙)

옵티 트랙 기술은 디즈니의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에도 적용됐습니다. 과거에 스타워즈 우주선을 배경으로 영화 한 컷을 만드는 방법은 복잡했습니다. 먼저 소형 미니어처 우주선을 만들어 배경을 촬영하고, 초록색 크로마키 앞에 선 인물을 별도로 촬영해 두 필름을 합치는 방식이었는데요. 복잡한 촬영 방식 때문에 배우가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옵티 트랙이 개발한 시네퍽이라는 장비를 사용하면 몰입감 있는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LED 패널로 반원형 극장을 만들고, 패널 속 배경 화면이 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밀림에 있는 주인공이 뛰면, 배경인 밀림이 주인공의 움직임을 계산해 마치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표현됩니다.

아이폰으로 인물을 촬영하고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실시간으로 3D 전환이 가능한 에픽게임즈의 3D 엔진 (출처: 에픽게임즈)

3D 엔진의 양대 산맥인 유니티(Unity, 글로벌 3D 엔진 플랫폼)와 에픽게임즈(Epic Games) 역시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에픽게임즈는 2021년 처음으로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라는 도구를 내놓았는데, 이번에 크게 업데이트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GDC 2023에서 아이폰을 캡처한 사진만으로 3D 인간을 만드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인데요.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현재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종류의 엔터테인먼트 매체로 전환되는 중요한 출발선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산성 최대 100배를 높이는 GEN AI 게임

유니티의 마크 휘튼 수석부사장 (출처: 유니티)

현장에서 만난 유니티의 마크 휘튼(Marc Whitten) 수석 부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3D 엔진의 물결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며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매우 강력한 기술 집합체”라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게임 개발 문턱이 낮아지며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가 5배, 10배, 100배 이상의 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인간과 꼭 닮은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데 6명에 달하는 아티스트가 4~5개월 동안 밤낮없이 작업해야 했다면,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몇 분 만에 작업을 끝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유니티는 앞서 인수한 자바 다이내믹스와 웨타 디지털을 토대로 관련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특히, 웨타 디지털은 혹성 탈출,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 시각적 특수효과(Visual Effects-Special Effects·VFX) 분야에서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온 스튜디오로 유명한데요. 휘튼 부사장은 “숲을 가상으로 만들 경우 보통 나무를 하나하나 심는 것부터 생각하지만, 웨타 디지털은 관점부터 다르다”며 “그 숲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을 관찰하고, 숲의 변화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찍은 후 데이터를 축적해 전체적인 맥락을 세밀하게 잡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인위적으로 가상 공간에 나무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나 그림자,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광의 효과가 숲의 전체적인 윤곽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 해 나무가 수백 년간 성장하면서 숲을 이루는 일련의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휘튼 부사장은 이러한 기술들이 게임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휴면이 인공지능과 연결되면서 미래에 아주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게임 개발 방법을 배우려면 튜토리얼 영상 및 각종 자료를 찾아보는데, 만약 디지털 휴먼이 등장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산업에도 인공지능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GDC2023의 현장을 주요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글로벌 게임 개발자가 한자리에 모여 게임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답게 다양한 신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생성형 AI와 리얼타임 3D 기술로 바뀔 게임 산업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글 ㅣ 이상덕 ㅣ 매일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