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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미생의 아이디어, 완생의 비즈니스를 열며

2019.02.20

글은 생각을 투영합니다. 그렇다면 생각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필자의 사견(私見)으로 생각 소재의 핵심은 바로 자신에게 내재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 백서도 십여 년에 걸쳐 보고, 듣고, 행한 경험이 50편의 연재 글로 투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장 생활 백서를 이을 소재를 다시 뽑아보니 아이디어로 사업을 만들어 가던, 그리고 현재도 진행 중인 신사업 개발 과정을 담은 연재 글을 고민해보았습니다.

약 30여 편에 걸쳐 비즈니스 아이디어 발상 방법, 신사업 개발 과정, 과정에서의 중요한 이론적 지식, 사업 개발에서 겪은 개인의 실패와 성공 경험,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사례 등을 써볼 예정입니다. 경험만으로 담기에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신사업 개발 과정을 어떻게 풀어낼지 여전히 고민이 되지만 직장인을 포함하여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기초 지식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창의력을 강요하는 사회 vs. 창의력이 버거운 직장인

어느 순간 창의력은 인적 자질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실 개인이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준비나 교육 환경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마치 다가올 생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듯 사회 전반에 걸쳐 강요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죠. 그런데 창의력을 높여야 한다는 확성기 같은 목소리 뒤에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지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이론가를 찾기가 힘듭니다. 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자는 매 순간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그 방법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인생의 숙제와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듯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뿐이죠. 그 고민의 과정이 창의력이 도출되는 과정이라면 그나마 다행일 것입니다.

그리고 창의력의 중심에는 ‘아이디어’라는 단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불금에 뭘 하면 좋을까? 좋은 아이디어 내봐’라는 일상의 문제 해결부터 근래에 심각해진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문제와 같이 국가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는 지역적 경계, 세대적 경계,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개개인에게 아이디어 발상을 요구하고 있죠.

직장인도 이렇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강압적 분위기가 버겁게 느껴집니다. 평가와 승진을 위해서 소수에게 요구하던 시대에서 이제 자동화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지 않도록 생존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요구합니다.

사무실과 회의실에서 아이디어 회의가 얼마나 많이 열립니까? 끊임없이 리셋(Reset) 되는 시스템처럼 아이디어 회의에서 큰 소득이 없음에도 관성처럼 아이디어 회의는 열리고 있죠. 회의 결과가 시원치 않으니까 브레인스토밍이나 게임과 같은 워크숍으로 변형되지만, 이벤트성으로 이뤄질 뿐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게 되죠.

직장 밖에서도 다를 바 없습니다. 제2의 네이버와 카카오를 꿈꾸며, 미미박스와 같은 성공 신화를 꿈꾸며 창업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수준을 이제 넘어섰습니다. 요식업이나 편의점과 같은 생계형 창업자들의 공급이 이미 수요를 과도하게 초과하여 자영업자들이 벼랑으로 내몰리다 보니 기술이나 탁월한 아이디어 기반의 창업을 요구하고 있죠. 만화 미생에 나오는 표현처럼 ‘전쟁터 같은 회사 안에서나, 지옥 같은 회사 밖에서도’ 아이디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식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아이디어가 생존을 위한 필수 식량이 될 수 있을까요? 

당신의 설익은 아이디어는 결코 만능이 될 수 없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대박’이라고 여길 아이디어가 불현듯 찾아옵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려 볼수록 흥분을 감추질 못하죠. 이걸 실행만 하면 지긋지긋한 직장을 때려치울 수 있을 테고, 큰 집과 멋진 차만 아니라 성공한 CEO로서 남부럽지 않게 살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로 성공한 사람으로 추앙받으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강연자로서 대중 앞에 나설 수도 있겠죠. 아마도 대박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런 것을 연상하는 이유가 누군가에게서 또는 어디에선가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스토리를 들어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신화 같은 이야기가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은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게 되죠.

세상이 창의성이라는 핑계로 우리에게 끊임없이 탁월한 아이디어를 요구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디어가 가진 한계를 제대로 알려주진 못합니다. 그것은 오로지 개인에게 주어지는 숙제일 뿐이죠.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창의성이라는 개인의 고민을 해결해줄 아이디어가 존재하면 좋겠지만 어디에도 그런 솔루션은 존재하질 못합니다.

혹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대박 아이디어’만 기다리시는 분이 계신다면 아이디어에 대한 기대를 버리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의 설익은 소수의 아이디어는 결코 여러분에게 인생 역전을 위한 승부수가 되질 못 합니다. 그리고 성공하는 비즈니스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가 되지 못합니다. 그런 생각을 빨리 벗어날수록 아이디어의 실체와 본질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의 생존을 위한 아이디어 3요소는 다량(多量), 다행(多行), 다연(多連)

그럼에도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인생 역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이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아이디어는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는 설익어서도 안 되고 몇 가지 안 되어서도 안됩니다. 필자는 개인의 생존을 위해,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아이디어는 반드시 다량(양이 많아야 할 것, 多量), 다행(많이 실행해봐야 할 것, 多行), 다연(많이 연결되어야 할 것, 多連)이라는 3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다량(多量): 아이디어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

아이디어의 질은 양에 의해 결정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 신체 운동과 같이 생각의 연습과 습관이 되어 있어야 하죠. 그러므로 초기 단계에는 아이디어를 많이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수십 개를 넘어 수백 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세요. 수백 개의 아이디어를 쓰다 보면 저절로 질 좋은 아이디어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생각 훈련도 신체적인 훈련을 거듭할수록 좋은 성적이 나오는 스포츠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행(多行): 실행하고 검증하며, 아이디어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 생각의 단편입니다. ‘아이디어’라 이름 붙이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붙일 뿐이죠. 실행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그저 가설적인 생각에 불과합니다. 실행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만들어지지 않죠. 만들고, 고치고, 해체하면서 건물이 만들어지듯 아이디어도 실행하고 검증해야 좋은 아이디어인지 알 수 있습니다. 부족하다면 그것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게 되고,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설익은 아이디어는 질 좋은 아이디어로 다시 태어날 수 있죠.

다연(多連): 사물과 생각을 잇고,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나 홀로 만들어지는 사물은 없습니다. 여러 요소가 이어져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죠. 비즈니스와 아이디어의 세계도 사물끼리의 연결이 핵심입니다. 개인의 지식을 잇고, 경험을 연결하고, 주변의 사물을 연결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고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창의성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有)끼리 연결하여 새로운 유(有)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디어는 모든 것의 시작점이다.

아이디어는 모든 것의 시작점입니다. 영감에 의해서든, 관찰을 통해서든, 실험을 통해서든 아이디어는 모든 비즈니스가 발화되는 씨앗과 같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씨앗이 있어야 하듯,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려면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씨앗으로 농사의 결과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죠.

사업 아이템이 비즈니스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많은 아이템을 다뤄봐야 하며, 빠르고 지속적으로 검증되어야 하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줘야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의 비즈니스로 세상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 글을 통해 여러분의 미생(未生)인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로 완생(完生)이 될 수 있도록 글 마디마다 고민과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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