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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LTE가 빵빵? 우주로 확장되는 통신기술!

2021.09.02

지난 7월 11일, 영국의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첫 민간 우주관광비행에 성공한데 이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7월 20일에 우주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자신이 설립한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어릴 적 꿈을 이룬 건데요. 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에 미디어들은 민간 우주여행 시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한껏 치켜세웠지만 일각에선 대부들만 우주여행에 동참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도 우주여행의 꿈에 가세했습니다. 그는 오는 2026년에 화성으로 유인 왕복우주선 ‘스타십’을 보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요. 120m에 육박하는 스타십 1대에 100명의 승객과 100톤가량 화물을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전한 우주여행이 단시간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화성여행 초기에 탑승자들이 꽤 죽을 수 있다. 화성 여행이 얼마나 고되고 위험한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싸늘한 발언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주여행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구상에서 구현한 통신기술을 우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우주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려면 지구에서처럼 자유롭게 데이터를 교환하고, 화상통화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우주 어디엔가 데이터를 전송하고 중계할 수 있는 4G 또는 5G 통신설비를 설치하고, 데이터 저장공간인 스토리지 시스템과 클라우드 시스템도 만들어야 하는데요. 미래에는 지구 밖의 우주인이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를 들고 지구의 관제센터 또는 가족들과 영상으로 통신하고, 탐사용 로버(rover)를 우주정거장이나 우주 상설기지에서 제어하는 게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를 향한 통신 서비스의 첫걸음 ‘위성 인터넷’

위성 인터넷 사업은 우주통신을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과거 모토로라 주도로 결성됐던 이리듐 컨소시엄이 추진한 이리듐 위성별자리 계획(Iridium satellite constellation project)도 이런 대장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하고 있다. (출처: 스페이스X)

요즘 일론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의 론칭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2027년 중반까지 지구 저궤도(LEO·Low Earth Orbit)에 최대 4만 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요. 이미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최대 1만 2000대의 인터넷 위성 발사 승인을 받아 놓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에 ‘베러 댄 낫씽 베타(Better Than Nothing Beta)’라는 이름으로 스타링크 서비스의 공개 베타 테스트에 들어갔는데요. 올해 7월말 현재 지구 저궤도상에 떠 있는 1650개의 위성을 이용해 12개국 약 9만 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 99달러의 가입비와 499달러의 스타링크 키트(위성 접속단말, 삼각대, 와이파이 라우터로 구성)를 구입하면 스타링크 가입자들은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오지, 히말라야 정상, 극지 등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날이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월 29일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 기조 연설자로 등장해 12개월 이내 스타링크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선언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우선 가정용과 기업용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선박, 트럭, 항공기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네트워크 구축에 1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쏟아부을 예정인데요.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면 연간 300억 달러 정도의 수익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추진하고 있는 로켓 사업 연간 수익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마존도 위성 인터넷 사업인 ‘카이퍼 프로젝트(Project Kuiper)’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스페이스X에 비해선 좀 뒤져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존은 위성 인터넷 사업을 위해 페이스북으로부터 소형 위성인터넷 사업 부문과 ‘커넥티비티 팀’의 전문 인력 일부를 인수했습니다. 아마존은 향후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지구 저궤도에 3,236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링크, 원웹 등 사업자들이 위성 인터넷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NASA의 달 통신 프로젝트 ‘루나넷’ 구상

인간이 달이나 화성 등에 상주기지를 만들기 위해선 지구와 달, 지구와 화성, 행성과 행성간 통신이 가능해야 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 공간에서의 ‘지속가능한 인간 존재감(sustainable presence)’과 ‘상호연결된 태양계(interconnected solar system)’의 구현을 목표로 오는 2028년까지 ‘루나넷(LunaNet)’이라는 통신 프로젝트(릴레이 통신 및 항법 아키텍처 개발)를 추진합니다.

 NASA는 달에 루나넷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우주인이 루나넷 단말기를 사용하는 가상 화면 (출처: NASA)

지구상의 인터넷과 매우 비슷하게 구상된 루나넷은 로봇 착륙선, 로버(rover), 과학기기, 우주 비행사 간의 통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할 경우 위성, 소형 위성, 달 궤도 우주정거장 등 달 궤도 중계시설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NASA는 루나넷을 달 탐사 등 우주 임무를 지원하는 여러 네트워크 간의 상호 운용성을 가능하도록 하는 협력 네트워크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 연구진은 루나넷 비전을 설명하는 논문에서 각 네트워크 노드가 인접 노드로 데이터를 중계할 경우 루나넷 아키텍처는 주파수 대역, 우주선 유형, 제공자에 상관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NASA는 유럽우주국(ESA) 등 국제적인 기관과 민간 사업자들의 폭넓은 연대를 통해 보다 큰 규모의 루나넷 인프라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NASA는 조달 문서에 ‘루나넷이 서비스 공급자와 서비스 사용자 간의 상호운용성을 달성하기 위해 표준과 규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어느 조직도 루나넷을 소유하지 않으며 루나넷 커뮤니티에는 정부, 상업, 학술 기관, 기관이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루나넷이 구축된다면 ▲ 기밀성, 무결성 및 가용성 등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노드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킹 서비스 ▲ 탐색 및 구조, 항법 및 위치추적, 시간 동기화 및 전파를 위한 PNT(위치 확인, 항법 및 타이밍 서비스) 서비스 ▲ 태양 폭발 등 위험 상황의 예측 및 경보 시스템과 과학적인 측정 서비스 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루나넷은 ‘직접 통신(direct communication)’ 방식이 아니라 ‘멀티홉 중계망(multi-hop relay network)’ 방식을 추구합니다. 때문에 달 표면이나 궤도를 이동하는 장치를 통해 달의 어느 곳에서나 통신이 가능하고, 지구 지상국(Earth stations)과도 접속할 수 있습니다.

지구 지상국과의 직접 통신이 불가능한 달의 반대편이나 극지방에 과학 탑재물을 전달할 때 루나넷이 유용한 통신 수단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달 궤도상에 중계위성을 배치하면 우주 미션 일정 수립과 착륙지 선정 등에서 보다 많은 유연성과 선택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로버가 루나넷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면 로버와 우주 탐사선과의 통신이 보다 용이해지고, 보다 낮은 출력의 송신기와 수신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NASA는 우주인을 달에 다시 보내는 2024년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해 2023년까지는 루나넷 기술을 운영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NASA는 오는 2024년 인간의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를 추진하고 있다. (출처: NASA)

달에 4G/LTE망 구축에 나선 노키아

NASA는 2028년 달 기지 건설 등 달에 인간이 상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첨단기술 15개를 정하고 총 3억 7000만 달러(약 4228억 원)를 투입합니다. 이의 일환으로 NASA는 작년 10월 2020년 달에서 ‘티핑 포인트’ 기술을 구현할 사업자를 선정(‘2020 Tipping Point Selections’)했는데요. 통신망 구축과 관련해선 노키아를 선정하고 141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 2022년말까지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와 협력해 LTE/4G 통신시스템을 달 착륙선에 통합할 예정입니다. 달에 LTE/4G 통신망이 구축되면 달 탐사 로봇의 원격 제어, 실시간 항법, 고화질 비디오 스트리밍 등 중요한 통신 기술이 구현될 수 있습니다.

노키아는 현재 초소형 저전력 LTE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 시스템은 통합 진화패킷 핵심망(EPC) 기능을 갖춘 LTE 기지국, LTE 사용자 장비, RF 안테나, 고신뢰도의 운영 및 유지보수(O&M) 제어 소프트웨어로 구성됩니다. 이들 장비는 로켓 발사 및 달 착륙, 달의 극한 기상 상황 등 혹독한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입니다.

노키아는 달에 LTE/4G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노키아)

노키아 측은 LTE/4G 통신망이 구축되면 로버와 착륙선 장비 사이에 셀룰러 링크가 구축되고, 로버가 착륙선에서 2~3km, 최대 5km까지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 탐색 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키아는 이미 지난 2018년에 독일 보다폰, 아우디 등과 협력해 아우디의 로버인 ‘아우디 루나 쿼트로’에 4G 통신모듈을 채택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NASA는 LTE/4G 통신망을 구축한 다음에는 5G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5G 통신망이 구축되면 고화질 비디오 전송, 다량의 과학 데이터 고속 전송이 가능해집니다.

우주 미션의 증가로 수요 증가하고 있는 심우주 통신망(DSN)

NASA는 달과 화성 탐사 계획, 우주 유인기지 건설, 우주관광 등의 확대로 우주통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우주통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NASA 제트추친연구소(JPL)가 구축한 심우주 통신망인 DSN(Deep Space Network)의 업그레이드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DSN은 미지의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우주선이 지구와 교신하는 우주 통신기지로, NASA는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호주 캔버라, 미 캘리포니아주 골드스톤 등 3곳에 DSN 안테나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DSN 안테나 시설은 우주선에 명령을 전송하거나, 역으로 지구로 전송되는 이미지나 과학적인 정보를 수신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 3곳의 위성 안테나 구성을 통해 우주 관제사는 태양계 전반에 걸쳐 우주선과 언제라도 통신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구에서 188억km 떨어진 태양계 밖을 비행 중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와의 교신도 DSN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DSN 안테나

하지만 우주 탐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DSN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는 2024년엔 인간의 달 재착륙 프로젝트인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비롯해 점점 늘어나는 우주 미션을 소화하는 데 현재 DSN 시설은 부족하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NASA는 DSN의 확충을 위해 안테나 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미 스페인 마드리드에 직경 34m의 위성 안테나 건설을 지난 2017년부터 추진, 올해부터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새 안테나는 기존 안테나와 달리 특정 우주선과만 교신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아니라 전체 주파수 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올인원’ 방식 안테나입니다. NASA는 이 안테나가 30개 이상의 심우주 미션을 지원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NASA는 2024년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캔버라 심우주 커뮤니케이션컴플렉스(CDSCC, Canberra Deep Space Communications Complex)’에 직경 34m의 안테나 건설을 시작합니다. 이곳 캔버라에는 DSN을 위한 3개의 34m 안테나와 70m 안테나를 갖추고 있는데요. 새로운 안테나 건설에는 8100만 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시설이 완공되면 2029년부터 지구로부터 10만 km이상 떨어진 심우주에서 탐사 활동을 벌이는 우주선과 통신을 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DSN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우주 미션 수요를 충족하기는 불확실합니다. 지난 7월에 NASA JPL DSN 매니저인 브래드 아놀드는 “호주, 캘리포니아, 스페인의 DSN 안테나를 업그레이드하더라도 증가하는 우주 미션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또한 그는 DSN의 네트워크 용량을 늘리기 위해 X-밴드 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인 Ka-밴드로 이동하는 미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우주를 향한 인간의 여정은 통신기술의 발전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기존에 지구에서 구현되었던 통신기술을 우주 영역에 확산하고, 우주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통신기술의 발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통신분야 발전을 위한 인간의 열정은 우주를 향한 인간의 열망만큼이나 뜨겁습니다.

글 ㅣ 장길수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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