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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전 이미 포장완료? DX시대엔 ‘예측 배송’이 경쟁력!

2021.03.09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디지털 퍼스널’입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기술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코카콜라, 디즈니, 맥도날드, 나이키, 스타벅스, 루이비통, BMW 등 분야를 막론하여 디지털을 외면한 기업은 없었죠.

‘그럼 무엇이 디지털 퍼스널의 목적인가?’하고 의아할 겁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바일 앱을 출시했고, 디지털 동향을 쫓고자 했으니 말이죠. 그런데 왜 디지털 퍼스널로 성공한 다른 브랜드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요?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그 차이를 만든 것이 디지털 퍼스널의 목적이고, ‘개인화’라고 정의합니다.

오늘날 마케팅에서 고객 경험이 최우선이라는 건 상식입니다. 템킨 그룹(Temkin Grou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은 고객 경험에 투자했을 때 3년 이내에 평균 7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상품이라도 고객 경험의 차이가 소비자의 지갑을 더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BMW의 개인화 서비스 (출처: BMW 블로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보고서를 보면 상품 구매자의 86%가 우수한 고객 경험에 더 큰 비용을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치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더 나은 경험을 위해서 평균 13%의 프리미엄을 기꺼이 냅니다.

물론 사치품은 전통적으로 고급 서비스를 포함하여 상품에 프리미엄을 추가하는 방식을 일반화했습니다. 저렴한 소비재를 판매하고자 개인 쇼케이스룸을 만들고, 멤버십을 구축하는 건 미련한 일이기에, 사치품만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은 재화의 가격이나 분야와 관계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프리미엄을 추가할 방법이 되었죠. 오늘날 소비자들은 커피에서 우수한 고객 경험에 최대 18%의 프리미엄을 냅니다. 커피가 사치품보다 고객 경험이 더 중요한 분야가 된 것입니다.

스타벅스가 기술 기업으로 불린 건 5년 전 일입니다. 현재는 다시 커피 체인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기술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누구나 마땅히 뒤따라야 할 동향이 되면서 더 이상 스타벅스만의 특별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타벅스만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강점을 보이는 커피 체인은 아직 없습니다. 더구나 스타벅스는 디지털 퍼스널을 외친 지 5년 만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는 하나의 메뉴입니다. 하지만 아메리카노 컵의 종류와 크기, 샷 및 시럽 추가,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물 또는 얼음의 양 등 세부 옵션을 조절하면 수만 가지의 아메리카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저 옵션만 늘리는 방식으로 보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세부 옵션을 늘리면 복잡성이 가중되어 고객 경험은 훼손됩니다. 반면, 스타벅스는 모바일 앱으로 상호작용을 단순화하여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상품을 쉽게 구성할 수 있게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개인 프로모션을 지속해서 앱 참여를 늘림으로써 모바일 주문을 당연한 경험으로 바꾸어 놓았죠. 소비자는 프로모션 참여를 위해서 앱을 실행하고 개인화한 주문으로 고객 경험을 쌓았습니다. 경험이 반복하면 거대한 데이터가 됩니다. 스타벅스는 데이터에서 고객의 요구와 취향을 이해하고 분류하여 개인화를 강화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모델이기에 옵션이 늘어도 고객 경험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 개인화 주문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뉴스)

핵심은 개인화를 통한 지속가능성의 부여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소비자는 개인화한 주문으로 고객 경험을 쌓고 반복하면서 고도화한 개인화 서비스를 브랜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똑같은 커피를 구매하더라도 개인화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이용하면서 높은 비용도 내는 것입니다.

개인화 따위는 필요하지 않고, 굳이 서비스 비용을 추가하는 것보다 저렴한 소비를 하겠다는 건 합리적인 소비자 선택입니다. 단지 브랜드로서 지속가능성의 부여가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놓치고 싶은 얘기는 아닐 겁니다. 또한 개인화도 발전하면서 합리적이지 않은 프리미엄이 붙을 뿐인 가격만 높이는 불필요한 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개인화를 넘은 개인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입니다.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출처: Shopify Retail Blog)

초개인화 또는 개인화 2.0으로 불리는 기술 동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개인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존 개인화는 데이터로 그룹을 나누고, 최대한 개인을 겨냥하도록 목표를 수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한 명을 목표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건 아닌 거죠. 예를 들면 A그룹에 10명의 소비자가 근접하면 8명은 개인화에 적중하더라도 2명은 그렇지 못한 겁니다. 2명의 고객 경험은 악화합니다. B그룹에 포함할 수도 있지만, 해당 그룹에서도 목표로 수축하지 못하면 끝내 개인화 경험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이에 원더맨 톰슨 커머스(Wunderman Thompson Commerce)의 글로벌 컨설턴트 책임자인 휴 플레처(Hugh Fletcher)는 “개인화를 구현했다고 주장하는 많은 기업이 여전히 아주 초보적인 방식으로밖에 접근하지 않는다”며 “다음 단계는 소비자가 행한 일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개인화하는 단계를 넘어서 사전 예방적이고, 예측 과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초개인화의 기본 정의는 ‘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서 더 개인화하여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화에서 발생하는 브랜드 이탈자를 줄이고,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개인화 경험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개인화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s, CDP)’을 마케팅 프로세스와 연결해야 합니다. 이전까지 마케터들은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 활용에 직접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CDP의 등장은 고객 데이터를 마케터가 소유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할수록 늘어난 데이터가 판매에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뛰어든 기업의 CDP를 더 강화할 구실은 명확해졌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여 마케팅 프로세스와 연결할 뿐이었던 CDP는 고도화한 데이터 기술, AI와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만 아니라 전체 프로세스와 연결하여 효율적으로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일대일 상호작용에 집중할 여지를 마련합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은 판매에서 효과를 내고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려 지속가능성을 강화합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요일, 시간, 날씨 등 요소의 변화에 맞춰서 매출 및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물류를 관리합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 지점 및 시간도 소비자들의 유형에 따라서 조절합니다. 사전에 예측하여 미리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런 특성을 각 개인에 부여하면 어떨까요? 소비자가 음료를 마시길 희망하는 시점을 미리 계산하여 적절한 메뉴를 추천할 수 있겠죠. 추천 메뉴가 마음에 든 소비자는 가까운 매장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주문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음료가 필요하다면 주문 시점을 예측한 것이므로 다른 브랜드로 이탈할 빈틈을 주지 않게 됩니다. 소비자는 몇 번의 탭으로 다른 메뉴를 주문할 수 있죠.

이것은 구매를 유도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생각하여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앞선 과정을 기업이 생략하는 겁니다. 그만큼 프리미엄은 발생하겠으나 소비자는 커피 구매를 결정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개인이 구매하려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와 기대를 기업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소비자는 상품을 고르고, 주문하고, 기다리는 불필요한 시간을 길바닥에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개인화가 합리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거죠.

이러한 초개인화의 개념은 꽤 오래전부터 정의되었습니다. 2014년 아마존은 ‘예상 배송(Anticipatory Shipping)’이라는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기 전에 구매 여부를 파악하여 미리 포장하고, 고객이 있는 지점과 가까운 물류 창고 또는 배송 트럭으로 옮겨 놓는 것입니다. 고객이 주문할 때까지 포장된 상품은 물류 창고나 배송 트럭에 보관하며, 구매가 발생하면 곧장 배송을 시작합니다. 주문 직후 수 분 안에 배송이 완료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모든 예측이 적중할 수는 없겠죠. 아마존은 배송이 잘못되면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존 예상 배송 (출처: hbs.edu)

하지만 8년이 된 이 기술은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당시 소비자들이 받아들기에는 공포를 느낄 기술’이었다는 점입니다. 지금에야 개인화가 최우선이 되었고 소비자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은 인간을 대체할 AI와 개인을 데이터화한다는 방식이 거부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개인화로 모든 고객을 추적하기에 CDP의 성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컸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초개인화의 목적은 개인화에서 발생하는 브랜드 이탈자를 줄이고,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개인화 경험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확한 예측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는 과정을 생략하는 초개인화 대신 새로운 과정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 됩니다.

아마존은 초개인화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블룸버그는 아마존의 내부 문서를 인용하여 연구 부서인 랩126(Lab126)이 사람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는 웨어러블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감정을 분석하는 마이크로칩으로 음성 인터페이스인 알렉사(Alexa)를 통해서 사람이 현재 어떤 감정인지 판별하는 기술입니다. 해당 기술이 얼마나 개발되었고,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실제로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실시간 데이터를 CDP와 연결하는 거로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의 구매 여부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어느 것보다 개인화한 서비스가 되겠죠.

이것은 8년 전 개념보다 더 소름 끼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바이너 미디어 런던(Vayner Media London)의 전략 책임자인 두보스 콜(DuBose Cole)은 “개인화의 다음 단계는 항상 개인화된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우연한 일처럼 보이지만, 항상 브랜드가 우수한 고객 경험을 전달한다는 걸 느끼게 해야 한다”면서 “초개인화는 전달하는 메시지만 아니라 소비자가 관여하는 맥락까지 개인화하여 훌륭한 웨이터처럼 고객의 취향을 빨리 알아내고, 필요할 때만 곁에 있으며, 그렇지 않을 때는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 X MS 빌드 2019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뉴스)

콜의 얘기는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개인화에 접근하는 것이 초개인화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우연처럼 느껴지는 개인화에서 기업이 데이터를 통제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기술에 대한 섬뜩함이 브랜드 충성도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이죠. 아마존의 초개인화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시점에 우연히 다가올 수 있습니다.

블루 프리즘(Blue Prism)의 수석 마케팅 담당자인 팻 기어리(Pat Geary)는 “기업들은 이러한 운영 및 행동 변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에 맞춰 전체 고객 경험을 재구성하고, 직원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개인화를 도입한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격차는 벌어졌습니다. 초개인화를 맞이하면 이 격차는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거로 예상합니다. 그것은 기술력의 차이가 아니라 얼마나 오랜 시간 데이터에 접근했느냐에 따른 결과일 것입니다. 개인화 도입을 위한 맞춤형 CDP와 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은 충분한 발전 영역에 놓였습니다. 고객 경험을 쇄신하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려는 의욕이 초개인화 시대에서 늦기 전에 살아남는 브랜드가 될 방법이 될 것입니다.

글 ㅣ 맥갤러리 ㅣ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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