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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S Tech

‘보이지 않는 컴퓨터’가 여는 IT시대의 미래는?

2022.11.14

스마트홈에서 시작된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 환경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용자와 기기가 기술을 인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및 컴퓨팅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스마트 오피스나 스마트 스토어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무실이나 SOHO 매장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인데요. 이들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냉난방을 조절하거나 태양의 위치를 파악해 블라인드나 커튼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그에 맞춰 조명까지 제어합니다.

여름철 햇빛이 강할 때 블라인드를 내려 태양열에 의한 실내 온도 상승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냉방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블라인드를 올려 실내로 더 많은 햇빛이 들어오게 해서 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회의실에서는 ‘회의모드’라는 음성명령만으로 프로젝트의 전원을 켜고 스크린을 내리며 스크린 반대쪽의 조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명을 끄도록 하는 자동화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스토어로 확대되는 앰비언트 컴퓨팅

계산원이 없는 매장으로 잘 알려진 아마존고(Amazon Go)

[그림 1] 앰비언트 스토어인 아마존고는 계산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사무실 다음으로 앰비언트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는 곳은 ‘계산원이 없는 매장’으로 잘 알려진 아마존고(Amazon Go)와 같은 편의점입니다. 아마존고는 매장에 들어갈 때 QR 코드나 손바닥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만 하면 내가 어떤 물건을 골랐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이후 매장을 나가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자동 결제를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매장이 알아야 하는데요. 이 과정이 천장에 설치된 수백 대의 카메라와 진열대에 설치된 무게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가상의 아바타를 이용한 쇼핑, 까르푸 플래시(Carrefour Flash)

까르푸의 까르푸 플래시(Carrefour Flash)는 아마존고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접근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마존고가 매장에 들어갈 때 본인확인을 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매장을 나가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하는 것과 반대인데요. 까르푸 플래시에서는 매장을 들어갈 때는 그냥 들어가지만, 매장을 나가기 전에 본인이 직접 결제하고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선택한 제품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존고처럼 매장은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총액에 대해서 결제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마존고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까르푸 플래시는 가상의 아바타를 생성하고 그 아바타가 쇼핑하는 형태로 운영해 사용자 정보를 지키고자 합니다. 지금은 사용자가 직접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서 결제하고 있는데요.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 UWB(Ultra-WideBand) 기반의 자동결제 기술처럼 비접촉 결제 기술을 이용하게 된다면 완전한 앰비언트 매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2] 까르푸 플래시는 가상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쇼핑 내역을 확인하는 형태로 앰비언트 매장을 구현하고 있다. (출처: AiFi 유튜브 채널)

앰비언트 공간을 연결해주는 커넥티드카와 웨어러블

집과 사무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매장이 앰비언트 공간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공간과 공간 사이에서 앰비언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피터팬을 따라다니는 팅커벨처럼 항상 사용자와 함께하는 스마트 장치가 존재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라는 위대한 유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를 의식적으로 조작하지 않으면서 앰비언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돼 무의식적으로 컴퓨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자동차들도 본격적으로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습니다.

음성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 이어폰

웨어러블 기기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스마트워치와 무선 이어폰입니다. 스마트워치는 터치스크린과 음성명령을 이용할 수 있지만 두 경우 모두 의식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앰비언트 속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40밀리미터 정도의 터치스크린을 눌러야 하며 음성 명령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시계의 버튼을 누른 후 팔을 올려서 말을 해야 하는 등 여전히 의식적으로 기기를 조작해야 하죠.

반면, 무선 이어폰의 경우 이어폰만 착용하고 있다면 마치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하는 것처럼 아무 때나 음성명령을 말하면 됩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샤오미 등 다양한 기업들이 스마트 글래스 혹은 스마트 안경테를 출시하며 해당 장치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림 3] 음성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 이어폰 (출처: 아마존닷컴)

커넥티드카에서의 엠비언트 서비스

자동차는 앞서 소개한 웨어러블 장치들보다 일찍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에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GM은 1996년부터 자신들의 자회사인 OnStar와 함께 자사 자동차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유럽에서는 2018년 3월 31일부터 차량 ICT 기반 긴급 구난 체계(e-Call)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능은 대부분 위급 사고 발생 시 긴급 구조 서비스를 받거나 자동차의 원격 진단과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을 뿐, 사용자를 위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2014년 출시된 애플 카플레이(CarPlay)나 2015년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가 보급되면서 자동차에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이용하거나 혹은 음성명령으로 자동차의 일부 기능을 제어하고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플레이하는 정도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커넥티드카에서 앰비언트 서비스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자동차 내에서 실시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0년대 중후반부터 LTE 모듈이 탑재되기 시작했는데요. LTE라는 고속 이동통신 기술이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와 결합하자 자동차를 마치 모바일 인공지능 스피커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사가 자체 음성명령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알렉사 커스텀 어시스턴트(Alexa Custom Assistant) 같은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에서의 음성 인터페이스를 독점함으로써 그 어느 기업보다도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커넥티드카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앰비언트 공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서비스 연속성입니다. 즉, 사용자가 앰비언트 공간을 이동할 때 특정한 공간에서 이용하고 있던 서비스가 끊김 없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실에서 음악을 듣다가 화장실에 가는 경우 화장실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와야 합니다. 거실에 다른 사용자가 있으면 두 곳에서 모두 나오게 해야 할지 특정한 곳에서만 나오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정의돼야 합니다.

거실에서 음악을 듣다가 외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외출하기에 앞서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거실 스피커에서 나오던 음악이 자동으로 무선 이어폰으로 연결돼야 하며, 마찬가지로 차에 타고 시동을 거는 순간, 이어폰의 음악이 자동차로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거실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가 정의돼야 합니다.

[그림 4] LG전자의 옴니팟은 미래의 앰비언트 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출처: LG전자)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보편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만약 자율주행이 보편화된다면 이 또한 대표적인 앰비언트 공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이 해야 할 운전을 자동차가 알아서 해 주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진정한 앰비언트 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운전만 대신해 주는 것에 그쳐선 안 됩니다. 자동차에 탑승하는 사용자의 마음과 숨겨진 니즈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스마트홈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모두 제공돼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자동차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기능들이 지능적으로, 그리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선제적 제공돼야 합니다.

글 ㅣ LG CNS 정보기술연구소 기술전략팀 ㅣ IoT 전략연구소 김학용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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