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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인공지능과의 융합! 수술용 로봇에 불고 있는 M&A 열기

2020.02.10

2~3년 전부터 기술력을 갖춘 로봇 스타트업과 로봇 전문업체에 대한 벤처 캐피털과 대자본의 투자가 부쩍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큰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열기가 로봇 산업계까지 확산하면서 큰 자본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향은 로봇 산업계의 M&A 열풍에서 확연하게 알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바로 물류 로봇 분야입니다.

캐나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쇼피파이(Shopify)가 물류 로봇 스타트업인 6 리버 시스템즈(6 River systems)를 4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이 콜로라도에 위치한 물류 로봇 업체 ‘캔버스 테크놀로지(Canvas Technology)’를 인수했습니다. 미국 테러다인은 덴마크 AMR(자율 모바일 로봇) 업체인 MiR(Mobile industrial Robots)을 2억 7,000만 달러에, 그리고 ‘오토가이드 모바일 로봇(AutoGuide Mobile Robots)’을 5천 8백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로봇 산업계는 고령화 사회의 진전과 노동력 부족의 심화로 물류 로봇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어 물류 로봇 업체를 둘러싼 M&A와 투자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물류 로봇 분야 못지않게 최근 벤처 투자자들과 대기업에 크게 주목받는 로봇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수술용 로봇입니다. 그동안 수술용 로봇은 다빈치 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부터 수술용 로봇 시장에 진출하는 로봇 업체들이 잇따르면서 이 시장에 전운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형 M&A도 속속 성사되고 있습니다.

수술용 로봇은 전문 서비스 로봇의 영역에 속하는데, 크게 보면 의료•건강 로봇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습니다.

전염병 방지를 위해 병실이나 공공시설을 소독하는 것에 쓰이는 멸균 로봇, 병원 내에서 시료, 약품, 서류 등을 운반하는 자율운반 로봇, 재활 훈련을 돕는 재활 로봇, 의료진과 환자 간 원격 영상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 임상 시험 과정에서 실험실 업무를 도와주는 연구용 로봇, 치매나 자폐증 환자를 위한 동반자 로봇 등이 모두 의료 및 건강 분야를 다루는 로봇의 범주에 속합니다.

이들 로봇 가운데서도 수술용 로봇은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합니다. 인공지능, 이미지 처리, VR 등 신기술과 융합하면서 수술용 로봇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및 예측 기관인 ‘리서치앤마켓’은 오는 2025년 전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이 126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으며, BCC 리서치는 전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을 지난 2017년 5조 8,700억 원에서 2021년 9조 6,400억 원에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수술용 로봇은 종전의 산부인과 등 제한된 수술 영역에서 탈피해 일반 수술에까지 영역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술용 로봇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어 수술용 로봇 업체를 겨냥한 M&A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로봇 리포트’가 지난해 로봇 업계에서 이뤄진 10대 M&A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0건 가운데 3건이 바로 의료 로봇 등 분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존슨 앤 존슨, 지멘스 등 그동안 의료 건강 분야에서 독자적인 아성을 구축해왔던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수술용 로봇 시장을 주도해왔던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핵심 특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만료 시점에 도달하면서 인튜이티브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후발 업체들의 야심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존슨 앤 존슨은 지난해 2월 자회사인 ‘J&J 에씨콘(Ethicon)’를 통해 수술용 로봇 업체인 ‘오리스 헬스(Auris Health)’를 무려 34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오리스 헬스는 수술용 로봇 업체의 대표 주자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공동 창업자인 프레드 몰(Fred Moll) 박사가 설립한 기업으로, 수술용 로봇 ‘아레스(ARES: Auris Robotic Endoscopy System)’와 폐암 진단 로봇 플랫폼 ‘모나크(Monarch)’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l 모나크 플랫폼 (출처: 오리스 헬스)

이레스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을 입 등을 통해 몸 안으로 들여보내는 새로운 개념의 수술용 로봇입니다. 또 모나크는 폐암 진단에 특화된 로봇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로보틱스, 카메라 핵심 기술을 이용해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오리스 헬스는 아레스와 모나크에 대해 이미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존슨 앤 존슨의 의료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는 비단 오리스 헬스 인수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미 존슨 앤 존슨은 알파벳의 생명과학 부문 자회사인 베릴리(Verily)와 협력해 버브 서지컬(Verb Surgical)’을 설립, 수술용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최근 버브 서지컬의 잔존 지분도 인수해 버렸습니다.

존슨 앤 존슨은 이 밖에도 프랑스 로봇 무릎 수술 전문업체인 오소택시(Orthotaxy)를 인수했습니다. 존슨 앤 존슨이 수술용 로봇 업체를 속속 인수하고 버브 서지컬을 설립하면서 향후 수술용 로봇 등 의료 로봇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멘스도 의료 로봇 분야에 선 굵은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지난해 독일 상장사인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가 자회사인 지멘스 메디컬 솔루션즈(Siemens Medical Solutions)를 통해 정밀 혈관 로봇 전문업체인 ‘코린더스 바스큘러 로보틱스(Corindus Vascular Robotics)’를 11억 달러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습니다.

코린더스가 공급하고 있는 코르패스(CorPath) 플랫폼은 관상동맥과 혈관 시술 시 필요한 고도의 정밀도를 로봇을 통해 제공하는데 현재 2세대 로봇 지원 기술인 코르패스 GRX로 업그레이드한 상태입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코린더스가 로봇을 이용한 관상동맥, 신경 혈관 시술을 위한 매력적인 기술 플랫폼을 제공, 혈관 로봇 공학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립했다.”라면서 인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l 코린더스 코패스 (출처: 코린더스)

인공 관절 수술용 로봇 전문업체인 ‘스트라이커(Stryker)’도 지난해 의료 영상 및 수술 로봇 업체인 ‘모비우스 이미징(Mobius Imaging)’과 ‘카단 로보틱스(Cardan Robotics)‘를 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스트라이커는 지난 2013년 ‘마코 서지컬(Mako Surgical)’을 16억 8,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수술용 로봇 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는데, 모비우스 이미징과 카단 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의료 로봇 분야에서 더욱 뚜렷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트라이커에 인수된 모비우스 이미징은 현장 검사(Point-of-care) 방식 영상 이미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단 로보틱스는 모비우스 이미징의 자회사로 외과 수술과 ‘인터벤션 영상의학(Interventional radiology)’을 위한 로봇 기술과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이란 영상 장비인 혈관 조영 장비, 초음파, CT, MRI 등 유도 장치를 이용해 진단이나 치료를 하는 의학 분야입니다.

앞서 스트라이커는 이스라엘 의료 벤처 기업인 오소스페이스(Orthospace)를 2억 2,000만 달러에 인수해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스포츠 의학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의료기기 글로벌 기업인 ‘메드트로닉(Medtronic)’도 수술용 로봇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M&A 딜을 지난 2018년 성사시켰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척추 수술 로봇 분야 전문업체인 마조 로보틱스(Mazor Robotics)를 16억 달러에 인수한 것입니다. 의료 장비업계의 거인이 척추 수술 로봇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의료 로봇 분야에서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l 척추 수술 로봇 (출처: 메드트로닉)

M&A는 아니지만 의료 및 수술용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술용 로봇 분야 신생 업체인 ‘버추얼 인시전(Virtual Incision)’은 최근 진행된 시리즈 B 플러스 펀딩 라운드에서 2천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버추얼 인시전은 지난 2006년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서 스핀 오프한 기업으로, 인공지능 기반 소형 수술용 로봇 ‘미라(MIRA: Miniature In-Vivo Robotic Assistant)’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라는 머신러닝의 가이드를 받아 복부 부위를 대상으로 최소 침습 수술을 할 수 있는 소형 수술 로봇입니다.

l 버추얼 인시전의 수술용 로봇 (출처: 버추얼 인시전)

영국 캠브리지에 위치한 수술용 로봇 업체인 ‘CMR 서지컬‘도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2억 4천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CMR는 최소형 수술용 로봇 ‘베르시우스(Versius)’를 개발한 업체입니다.

베르시우스는 가볍고 크기가 작아 수술실 간 이동이 쉽고 수술이 없으면 수술실이 아닌 장소에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CMR 서지컬은 지난 2016년 시리즈 A 펀딩 라운드에서 2천만 달러, 2018년 6월 시리즈 B 펀딩 라운드에서 1억 달러,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2억 4천만 달러 등 지금까지 총 3억 6천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l CMR 서지컬의 베리시우스 (출처: CMR 서지컬)

이처럼 수술용 로봇 등 의료 로봇 분야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의 미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수술용 로봇 등 의료 로봇은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술용 로봇에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수술용 로봇 등 의료 로봇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글 l 장길수 l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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