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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2020 기술 전망

2020.01.09

인공지능은 이제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외부 정보를 마치 인간처럼 인식•학습하고, 이를 통해 추론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인간처럼 생각하는 지능 연구 본격화

이미 시각, 청각 등 기계 인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사물을 인식 할 수 있으며,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연어를 이해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은 이제 수많은 외부 데이터들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해하여 지식화할 수 있는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모아두기만 하고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던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기계 스스로 학습하면서 인공지능이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근 2년간 인공지능 연구에서 특히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는 강화학습과 관계형 추론 및 예측 기반 행동 분야입니다.

수십만 번 이상의 반복 학습을 통해 방법을 터득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알파고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6년 이후 강화학습의 빠른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은 시행착오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해결 방법을 인공지능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는데요.

더 나아가 다양한 정보들을 조합해 자신의 관점으로 새로운 명제를 추론하거나 미래를 예측해서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추론•행동 분야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지만, 2017년을 전후해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급진전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에서 최근 인간처럼 추론•행동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인간처럼 유연하게 사고하고 예측 기반으로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구현 가능성이 타진된 바 있습니다.

물론 아직 한계는 많습니다. 무엇보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요. 알파고의 구현에만 3,000만 개의 바둑 착점 정보가 필요했고 약 1,200개의 CPU가 동시에 사용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5년간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 간에는 판단의 자율성과 행동의 능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 구현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인간처럼 계산(Computing like Human)’하는 지능을 넘어 ‘인간처럼 생각(Thinking like Human)’하는 지능을 만들려 하는 것입니다.

l 인공지능 연구•개발 방향의 변화

예를 들어 신경과학(Neuroscience), 뇌과학(Brain Science) 분야에서 진행 중인 인간 뇌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인공지능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진적 시도는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대학, 딥마인드, 페이스북(Facebook) 등과 같은 첨단 인공지능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자율주행: Level 4 완전 자율주행 본격 상용화

인공지능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역시 산업 전반에 전례 없는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지금까지 100년이 넘도록 큰 변화가 없었던 자동차의 형태와 사용 방식, 나아가 교통 인프라까지 관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 선박, 드론, 로봇 등 다양한 이동체에 쉽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기업, ICT 기업, 차량 공유 업체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은 현재의 Level 2~3 수준(제한된 환경에서 주변 상황에 따라 자동차 스스로 가속, 감속, 정지 정도만 수행)을 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인간 개입이 없이도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Level 4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식이 새롭게 변모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기술 진입장벽은 매우 높았습니다. 고가의 특화 센서와 자동차 산업의 전문성이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LIDAR) 센서의 경우 5년 전 개당 가격이 8천만 원에 달했고, 비용 절감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금도 약 8백만 원 정도로 여전히 비싼 수준입니다. 따라서 장기 투자 자금력과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거대 ICT 기업이나 소수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 만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구글의 성과도 알고 보면 완성차 제조사에서 영입된 인력들을 포함해 170여 명의 직원이 4년 이상의 R&D 과정을 거쳐 구현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높은 기술 진입 장벽은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으로 인해 점차 허물어질 전망입니다. 딥러닝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이 최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종전에는 주로 자동차 전문가들이 모여 규칙 기반 방식(Rule-based Approach)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들은 대개 자체 개발되고 핵심 기밀로 내재화되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comma.ai, drive.ai 같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들은 축적된 주행 데이터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합니다.

마치 사람이 주행을 반복하며 운전을 익혀가는 것처럼 자율주행차가 운전 데이터를 쌓아가며 기술을 스스로 정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개발 방식의 장점은 저렴함과 개방성에 있습니다. 개발자들도 비교적 적게 필요하고, 고가의 센서가 아닌 범용 카메라와 저가 센서들을 사용하며, 기술 구현도 단기간에 진행됩니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합니다.

외부 연구자들의 참여와 경쟁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기술 발전을 가속하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딥러닝 방식 자율주행 개발과 비자동차 전문가들의 자율주행 개발 참여는 향후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로 인해 기존 방식을 고수해 오던 완성차 제조사들도 최근 딥러닝 관련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며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대응 중입니다.

다임러(Daimler), 폭스바겐(VW), 도요타(Toyota)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2016년 이후 딥러닝 스타트업 투자•인수를 통해 외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용 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기술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GM과 포드(Ford)는 각각 약 1조 원이 넘는 금액으로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 투자하며 뒤처졌던 기술 경쟁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스타트업들과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과의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 l 이승훈 책임연구원(shlee@lgeri.com) l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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