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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과 자세

2017.07.11

인간이 기술과 기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종말을 고했습니다. 지금 인간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AI와 경쟁해야 하는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습니다.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장대익 교수는 ‘딥 네이처(Deep Nature)’, 즉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로 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를 맞아야 한다고 피력했는데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과 자세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Q. AI의 등장으로 기대와 위기가 동시에 대두되고 있습니다. 진화학자 입장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시나요?

현재의 기술은 복잡다단합니다. 하나의 기술이 수많은 기술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나아가 AI 간의 관계로까지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기계와 기술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보조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AI는 모든 정보가 연결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기술 진화라고 봐야 합니다.

AI 긍정론자들은 AI로 말미암아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과거 자동차, 컴퓨터, TV의 등장이 그랬으니까요. 그들 말처럼 AI의 출현으로 더 많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면 좋겠지만, 일자리 창출 속도와 사라지는 속도의 차이가 무척 큽니다. 인간이 만든 AI가 인간을 압도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죠. 당분간 우리 인간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Q. AI와 공존하기 위해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AI를 발아래 두고 판단할 타이밍은 이미 지났습니다. 그렇다고 AI 시대를 당연히 도래할 미래라고 단정 짓고, 손 놓고 기다려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인류는 지금 AI와 공존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AI와 공존 혹은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찾는 기술’을 만들 것인지 물음을 던져야 합니다.

생물의 진화와 기술 진보는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환경 변화에도 멸절하지 않는 기술은 40억 년의 역사를 가진 생명 진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진화력 높은 종(種)들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근본이 되고 뼈대를 가진 기술은 멸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경영학 버전으로 얘기하면 플랫폼 기업이고, 생태계에 비유하자면 여러 개체들이 와서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 시스템(Ecosystem)일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풀자면 원천 기술이 되겠죠.

Q.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모든 IT인이 가져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요?

수많은 경쟁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플랫폼 기업이 되려면 인간 본성에 더욱 천착해야 합니다. 즉, 인간에 대해 깊이 통찰하고, 왜 이 기술이 인간에게 필요한지, 어떻게 구현하면 인간에게 이로울지 등 인간에게 초점을 둬야 합니다.

인류 지성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생각과 혁명적 발상의 전환은 과학 분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학은 경험에서 우러난 학문이며, 자연을 관찰하고 조작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IT를 통해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려면 ‘Why’라는 물음과 관찰로 기술 진보와 시대 흐름에 대한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리고, 딥 네이처(Deep Nature)의 자세로 인간 본성을 탐구해야 할 것입니다.

Q. 딥 네이처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일본 기업 소니는 하이테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위기를 맞았습니다. 인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음역까지 구현하는 스피커를 개발하며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지만, 그 제품은 인간에게 아무런 편익도 주지 못했습니다. 하이테크와 하이레볼루션은 기술 기업에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사용자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인간 본성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질 때 시장의 틀을 깨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법입니다.

사람의 생각을 가장 빨리,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입니다. 그래서 과학과 인간 본성에 대해 살필 수 있는 책들을 읽으시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Q. 거시적으로 보자면 결국 교육을 통해 AI와의 공존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요.

AI가 넘기 어려운 분야가 바로 ‘가치 창출’입니다.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를 AI에게 물었을 때, 현재까지의 AI 기술로는 적당한 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와 부족한 가치를 채우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목표를 정해 주고, 그것을 달성하는 교육에 치중해 왔습니다.

이는 AI가 가장 먼저 선점할 영역이지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인류가 AI와 동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현재까지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Q. AI 시대를 최전선에서 맞이할 모든 IT인에게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업무를 할 때 목표만 생각하면 사람을 놓치기 쉽습니다. 조직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 대부분은 상대에 대한 이해 부족 또는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사람, 즉 배려심이 높은 사람은 그 태도 덕분에 남과 다른, 기술과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남다른 관찰력을 통해 동료와 고객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AI 시대의 맨 앞에서 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조율하는 IT 리더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글 l LG CNS 홍보팀

장대익 교수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양의 기준을 제시하는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다. ‘인문적 과학’과 ‘과학적 인문학’의 새로운 길을 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등이 있으며, 다양한 강연을 통해 진화론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를 통찰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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