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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사원이 공장으로 달려간 까닭은?

2019.11.19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소설가 김영하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하길, “사람들이 정보를 자꾸 찾는 것 건 불안감 때문이에요.”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불안하면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소설은 우리 현실에 도움을 주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영업 사원의 현실은 불안에 가득 차 있습니다. ‘고객에게 약속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은 그가 정보를 수집하게 만듭니다. ‘제품 창고에 현재 재고는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ERP 시스템은 못 믿겠다. 앞으로 생산이 완료될 제품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생산계획도 못 믿겠다. 계획대로 생산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답답한 놈이 우물 판다고 했습니다. 그는 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직접 눈으로 창고의 재고를 확인했고, 최근에 발생한 품질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현장 엔지니어와 회의를 끝냈으며, 자재 수급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한 판 실랑이를 했고, 메일 수신자에 생산, 품질, 구매 담당 임원을 포함 수십 명의 사람을 넣어 불편한 메일을 쓰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친절한 사람이 되기는 글렀군.’ ‘친절함과는 담을 쌓은 그 고객의 전화가 왔다. 오늘은 정말 받고 싶지 않다.’

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여전히 세상에 뒤처진다

정보화 수준이 낮은 회사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글로벌 생산 기지와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도 이런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십 수년간 업무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최소 주 단위로 공급망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 점은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한 점이나, 그동안 세상은 더 빨라졌고 불확실성은 더 커졌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발생한 중국과의 무역전쟁,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 마찰로 비롯된 한일 무역 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크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요동치는 관세와 환율, 갑작스러운 수출입 금지 조치는 원재료의 조달과 제품의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계획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나 미래형 자동차,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을 이끌어가는 제조 업체는 해외 신공장 구축과 증설에 따른 미숙한 운영, 안정되지 못한 품질 수준, 스마트 팩토리 전략의 무리한 실행 등으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이 추가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서는 의사결정은 월 또는 주 1회에 하고 수시로 일어나는 변동에 대해서는 적정한 여분의 재고(안전재고)를 두어 이러한 위험을 헤지(Hedge)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불확실성이 아주 높은 상황이 되면 이러한 장치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더군다나 재고를 줄이려는 노력에 비해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자 하는 활동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업무 절차와 규칙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을 아주 빠르게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업데이트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체계입니다. 그게 어렵다면 영업 사원은 물론 사장까지 공장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종 모습은 Digital Supply Chain Twin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의 물리 세계를 가상의 디지털 세계에 구현하는 포괄적 개념입니다. Industry 4.0의 핵심인 CPS(사이버 물리 시스템)의 개념과 혼란스러운 점이 있는데, 통용되고 있는 구분법은 현실과 가상을 이어주는 기술은 CPS라 하고, CPS에 의해 가상에 구현된 객체는 디지털 트윈이라 합니다.

결국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 스마트 시티 등의 최종 목표는 현실과 완벽하게 결합된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그 가상의 공간에서 인공지능이 유의미한 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는 물리 객체들은 크게 보면 공장, 창고, 매장으로 작게 보면 생산 설비, 물류 로봇, 선박, 트럭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각각의 객체에 대한 가상화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라는 이름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으나 공급망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은 시기상조라 그런지 잘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물류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고 성과를 내게 된다면 이것들을 연결해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된 디지털 트윈의 개념이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것이 공급망 디지털 트윈(Digital Supply Chain Twin)입니다.

가상 공간에 부품 제조회사, 완제품 제조회사, 물류회사, 유통회사들의 보유 재고, 운송 위치, 품질 불량, 생산•출하 계획 등이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제공될 것입니다. 이것으로 불확실한 시대의 불안은 잦아들 것이다.

데이터의 Granularity는 높이고, Latency는 줄여라

여러분의 회사에 공급망 관리(SCM)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 현재도 이미 “느슨한” 공급망 디지털 트윈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데이터 베이스의 테이블에는 공급망의 구성 객체(공장, 창고, 판매처)와 그 연결 정보가 데이터 모델로 존재할 것이고, ERP 등의 시스템에서 매주 수신 받는 정보로 각 객체의 물동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트윈(Twin)의 의미를 부여하려면 원본에 근접하는 복제가 되어야 합니다. 간단하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겠습니다.

첫째, 의사결정의 최소 단위로 데이터가 세분화(분쇄도) 되어야 합니다. 정보의 입자가 곱게 갈려 있다고 해서 Data Granularity라고 합니다. 가령 입출고 및 재고 정보가 지역별, 제품군별로 표시된다면 Granularity가 낮다는 것입니다. 반면 지역의 각 매장 별, SKU 단위로 표시된다면 Granularity는 더 높아집니다. 적어도 주문 관리 단위 레벨(모델, 날짜, 수량, 위치)의 Data Granularity가 필요합니다.

둘째, 물리 세계의 변화가 데이터로 전환되는 데 걸리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Data Latency라 표현합니다. 월 마감 중심으로 ERP가 운영되는 회사는 Latency가 최대 1달이 됩니다. 이런 경우는 물동 계획 운영을 주로 엑셀로 수립합니다. 수시로 계획을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월 중에는 ERP 재고가 실물과 일치하지 않으니 시스템 기반으로 계획 수립이 불가합니다. 디지털 트윈에서는 “Zero Data Latency”를 실시간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지향점입니다.

위 두 가지의 문제의 해결을 변화 관리를 통해 실무자들이 발생 즉시, 상세하게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강제화하는 방법은 실효성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또한 오 입력으로 인한 데이터 정합성 문제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초연결성을 확보하려면 완전한 자동화가 유일한 해답입니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현장의 데이터는 IIoT(산업 사물 인터넷)를 통해 수집되어야 하고 Latency를 최소화하기 위해 5G(5세대 이동통신), 인 메모리 컴퓨팅, 빅데이터 아키텍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을 검토해야 합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SCM/물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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