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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허브에 이은 ‘기티(Gitee)’의 등장! 확장하는 오픈소스 생태

2020.10.21

오픈소스 기술만큼 전 세계 사용자가 함께 이용하고 개발하는 기술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픈소스 기술들은 어느 나라의 기술이라고 딱 잘라 표현하기 어려운데요. 대신에 오픈소스 코드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주요 서비스들은 깃허브처럼 미국 기업이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소스 생태계가 커지자 요즘은 미국 밖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중국판 깃허브’라고 불리는 ‘기티(Gitee)’가 대표적입니다. 오늘은 ‘깃(Git)’을 둘러싼 중국 내 오픈소스 생태계를 살펴보겠습니다.

깃허브 정책 변화로 위기를 느낀 중국

깃허브가 2019년 발간한 오픈소스 트렌드 보고서 ‘옥토버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오픈소스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로 뽑혔습니다. 기술 기여도 측면에서도 아시아 출신 개발자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그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제공되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 IT 기업들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추싱 같은 기업들은 구글처럼 오픈소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중국 내 오픈소스 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 깃허브 오픈소스 트렌드 보고서 ‘옥토버스’: https://octoverse.github.com/

기업이 아니더라도 개인 개발자가 만든 기술의 성장도 눈에 띕니다. 중국 개발자가 만든 뷰JS나 대만 개발자가 만든 헥소(Hexo)는 중국어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오픈소스 기술이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오픈소스 기술 개발에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오픈소스 생태계가 구축되는 현상을 직접 홍보해 주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 계양현(구이저우성의 수도) 당국은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 도로 및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내 오픈소스 기반 자율주행 픽스 무빙(Pix moving)이나 자율주행 기술 연합체인 오토웨어 재단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 오토웨어 재단(https://www.autoware.org/): 일본 나고야 대학이 2015년이 시작한 프로젝트로 자율주행과 관련된 오픈소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학뿐만 아니라 인텔, LG, 자일링스 같은 다양한 나라의 기업들, 이클립스 재단들이 참여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오픈소스 저장소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19년입니다. 깃허브가 이란, 시리아 등에서 접속하는 사용자 권한을 사전 고지 없이 제한했던 사건이 발단이었습니다. 깃허브는 바뀐 수출 관리 규정(EAR) 때문에 앞으로 쿠바, 북한, 크림반도, 시리아 등에 거주하는 사용자들은 몇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합니다.

● 공식 발표 내용: https://docs.github.com/en/github/site-policy/github-and-trade-controls

깃허브 내 비공개(Private) 저장소나 기업용 유료 서비스(깃허브 엔터프라이즈, 깃허브 페이지 등)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일반적인 의미에 오픈소스 개발과 커뮤니티 활동은 여전히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깃허브를 통해 참여가 가능합니다. 제재 국가에 거주하는 사용자들은 비공개(Private) 프로젝트를 공개(Public) 프로젝트로 변환하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고 따로 공지하기도 했죠.

● 깃허브 공지 내용: https://github.blog/2019-09-12-global-software-collaboration-in-the-face-of-sanctions/

l 기티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기업 및 프로젝트(출처: https://gitee.com/explore)

중국은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자국 기업들의 오픈소스 소스 코드가 대부분이 깃허브에 올려져 있기에, 미국이 혹시 추가 제재를 가하면 오픈소스 기술 활용에 여러 제약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 깃허브 내용

중국 기업 화웨이는 깃허브 사건이 있고 한 달 뒤 중국 중심의 오픈소스 저장소가 필요하다고 외부에 알립니다. 왕 청루(Wang Chenglu)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 그룹 부문장은 차이나데일리(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영문 언론사)를 통해 “오픈소스 코드를 개발하고 관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자체 커뮤니티를 중국이 구축하지 않으면, 중국 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위태로워질 것이다.”라고 밝힙니다. 그리고 화웨이가 직접 오픈소스 코드 저장소 구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저장소 형태는 비영리 성격이면서 모든 소프트웨어 기업에 열려 있는 구조일 것이라는 계획을 밝힙니다.

● 차이나데일리 발표

영어 못하는 오픈소스 개발자여, 기티로 와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2020년 오픈 소스 호스팅 플랫폼 프로젝트’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기티(Gitee)’를 해당 사업의 공식 호스팅 서비스로 지정했습니다..

이 사업을 위해 중국 정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베이징 이공대학, 중국 서남 과학기술대학, 중국 전자 기술 표준화 연구원, 산업 및 정보화부 전자 제5연구소, 화웨이, 오픈소스 차이나 등 10개 민간 및 공공 기관들이 여기에 참여했습니다.

기티 서비스는 이번에 새로 만든 서비스는 아니며 7년 전부터 운영되어 왔습니다. 운영 주체는 오픈소스 차이나(Open Source China, OSChina)입니다. 오픈소스 차이나는 중국에서 커뮤니티 중심의 오픈소스 기술을 주도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오픈소스 뉴스를 중국어로 전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해왔습니다. 2019년에는 바이두에게 직접 투자를 받기도 했는데요. 그전에는 기티의 기업용 서비스로 수익을 얻곤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티는 깃허브와 비슷한 UI를 가지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단은 ‘깃’ 전체 생태계를 소개해 주는 교육 자료들이 많으며, 그 내용을 중국어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기티 말고도 경쟁사 기술 소개부터 IDE, 모바일에서 깃을 커밋 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깃허브와 비슷하게 학교를 위한 여러 교육용 기능도 제공합니다.

● 교육 자료: https://gitee.com/all-about-git

l 중국어로 공부할 수 깃과 관련된 사이트와 외부 학습 자료를 잘 소개해 두었다. (출처: https://gitee.com/all-about-git)

기티 내 저장소에는 페이스북처럼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프로젝트 메인 페이지마다 중국 사용자의 반응을 볼 수도 있습니다. ‘GVP’라는 라는 명칭을 만들어 기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각 프로젝트의 특이사항을 보여주는 기티 매트릭스(Gitee Metrics)라는 시각화 정보도 있는데요. 이는 얼마나 소스 코드 업데이트가 많이 되고 있는지, 커뮤니티 반응이나, 협업 정도, 인기도, 영향력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직접 금전적인 후원도 바로 할 수 있는 기능이나, 코드 복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GVP: https://gitee.com/gvp

● 코드 복제 여부 확인 기능: https://copycat.gitee.com/

l 기티 내 오픈소스는 기술 외적인 내용은 댓글을 달수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게 후원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출처: 앤트파이낸셜 저장소 https://gitee.com/antv/f2)

현재 오픈소스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 상당수는 깃허브와 기티를 둘 다 이용하고 있습니다. 깃허브는 글로벌 용도로, 기티는 국내용으로 나눠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티 웹사이트 내에서도 ‘영문으로 보기’를 누를 경우, 아예 기티가 아닌 깃허브 사이트로 넘어가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들 스스로 아직 중국어 번역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 기티 사이트에서도 영어 자료를 우선 보여주고 있습니다.

● 디디추싱 오픈소스 페이지: https://gitee.com/didiopensource/chameleon

기티의 기업용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인 코딩닷넷 역시 텐센트가 개발한 소스 코드 관리 도구인데요. 2014년에 출시한 이후 현재 개발자 사용자 2백만 명을 보유했으며, 기업 사용자는 5만 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 코딩닷넷 기업 사용자: https://coding.net/company/about

기티의 경우 현재 개발자 사용자는 500만 명이 넘으며, 기업 고객은 10만여 개 보유하고 있습니다. 깃허브에 개설된 저장소가 1억 개가 넘고, 개발자 고객 수가 3,100만 명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기티는 스스로 깃허브 다음으로 큰 오픈소스 커뮤니티라고 설명합니다.

글로벌 경쟁이 시작된 깃 생태계

디자이너들이 포토샵을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듯이, 이제 개발자들은 꼭 오픈소스 개발이 아니더라도 ‘깃’을 이용해 소스 코드를 관리하는 일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이 시장에선 여러 기업이 경쟁 중입니다. 기티는 물론 깃랩, 비트버킷, 소스포지 등이 대표 주자이죠. 서로 기능이 미세하게 다르거나 가격도 다르므로 요즘은 여러 소스 코드 관리 도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때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지방 자치 단체가 만든 오픈소스 데이터 교환 시스템 NLX은 깃허브는 검색용으로 두고 실제 소스 코드 관리는 깃랩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놈 프로젝트도 깃허브와 깃랩 모두에 소스 코드를 공개했지만, 실제 관리는 깃랩에서 하고 있습니다.

● 오픈소스 데이터 교환 시스템 NLX: https://nlx.io/

● 깃랩 소스 코드 관리: https://gitlab.com/commonground/nlx

● 그놈 프로젝트: https://gitlab.gnome.org/GNOME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나 유럽 우주 기구(European Space Agency)는 내부적으로는 깃랩을 통해 코드를 관리하지만, 외부에 공개하는 오픈소스나 오픈 데이터는 깃허브에 배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깃허브는 그동안 번역 지원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기티가 틈새시장을 찾은 것처럼 비영어권 국가에서 깃허브 외에 앞으로 지역 맞춤화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픈소스 분야에서 깃허브가 가장 선두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공공기관이 직접 관여하는 코드 저장소이자 비영어권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기티가 오픈소스 생태계에 어떤 장단점을 가져올지도 주목할 만합니다. 부디 두 나라 대표 주자들의 경쟁이 오픈소스 개발 문화에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길 기원해봅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j.lee.reporter@gmail.com)

[참고 사이트 및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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