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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IT와 금융의 융합 #7 인터넷전문은행

2017.09.27

‘은행’이라 하면, 종이통장과 인감도장을 들고 영업점에 찾아가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은행 지점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때문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인터넷상에서만 영업하는 은행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만 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기면서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영업을 시작했고, 2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문을 열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전세계 유례없는 흥행 행진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의 초반 돌풍은 많은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영업개시 후 5일 동안 케이뱅크의 앱 다운로드 수와 계좌 수가 각각 36만 건, 13만 좌를 기록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각각 178만 건, 100만 좌를 기록하며 케이뱅크를 압도하는 실적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수신액과 여신액은 각각 3,440억 원, 3,230억 원으로 K뱅크의 3~5배를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도입 초기에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와 같은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전문은행은 드문 편인데요. 그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돌풍…“신속성•가격 경쟁력 때문”

현재까지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요인은 몇 가지로 요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신속성과 편의성입니다. 최초 가입 시, 비대면 인증 방식을 통해 최소한의 소요시간을 제외하면 5~7분 내 계좌개설이 가능합니다. 이후 접속 시에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로그인 방식을 이용해 사용 편의성을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기능과 많은 콘텐츠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은행의 모바일뱅킹보다 가볍고 빠른 속도가 장점입니다.

둘째, 사용자환경(UI•UX)의 친근감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반응이 좋은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카카오톡은 4,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입니다. 대국민 인지도가 높고 사용 경험이 많습니다. 카카오톡 효과가 카카오뱅크 서비스로, 또 호감으로 전이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l 케이뱅크(출처: https://www.kbanknow.com/ib20/mnu/PBKMAN000000)

셋째, 가격 경쟁력입니다. 시중은행보다 예•적금 금리는 높게, 대출 금리는 낮게 설정해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했습니다. 대출의 경우 금리뿐만 아니라 한도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상품과 서비스는 복잡한 절차와 조건을 모두 걷어냈습니다. 웬만한 서비스는 수수료가 없습니다. 전통 은행과 비교해 모바일을 통한 여•수신 상품 금리 경쟁력을 보유했고, 예금자 보호 등 일반 은행이 기본으로 갖춰야 할 보호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빅데이터•딥러닝을 만나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은행과 달리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에는 새로운 ‘기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중금리 대출, 챗봇 등 ICT 기술을 통한 편의성 제고, 줄어든 인건비, 관리비 등은 금융 혜택으로 돌려주면서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았습니다.

1) 중금리 대출 ‘빅데이터’ 활용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데이터 이외에도 빅데이터 기반의 차별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NICE평가정보의 개인 신용평가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 말 개인 신용거래고객의 신용등급별 대출 비중은 4~6등급 구간이 30%내외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중신용계층의 부실가능성 예측을 위한 신뢰성 있는 신용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내 금융권이 중금리 대출 상품 공급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l 카카오뱅크(출처: https://www.kakaobank.com/)

카카오뱅크의 경우, 모바일•온라인 활동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인 일명 카카오스코어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데이터뿐 아니라 우체국쇼핑•예스24•카카오택시 등 온라인 활용 데이터, 카카오톡을 활용한 고객 선호도, SNS 활동 내역 및 관계 사슬 정보 등을 종합해 새로운 차원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만큼, 고객들의 빅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한 셈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에서 활동하는 기사들에게 대출을 제공할 경우, 운행기록에 따른 실제 현금흐름이나 고객 평점 등의 추가 정보를 활용해 신용도가 낮아도, 상환 능력에 따른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식입니다.

또한, 이베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간편 셀러(Seller)론’ 출시도 예고했습니다.

G마켓과 옥션을 통해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에게 특화한 대출상품입니다. 기존 은행에서 보증 없이 대출을 할 수 없는 소상공인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베이•G마켓•옥션 판매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신용대출과 간편 심사 소액대출 위주 대출을 제공합니다. 자체적인 CSS(Credit Scoring System)를 개발해 기존은행의 심사구간에 KT 및 BC카드 결제 데이터베이스(DB), 가맹점 정보 등 광범위한 고객 지불결제 정보를 활용한 추가 승인구간을 설정했습니다.

포털•쇼핑몰 내 고가상품 검색, 여행•어학연수 상품 검색, 명품매장 방문 이력 등을 통해 일정 금액에 대한 고객들의 대출 니즈를 파악하고 적시에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 챗봇’

챗봇은 명칭 그대로 채팅하는 로봇 프로그램입니다. 즉, 이용자와의 문자 대화를 통해 질문에 알맞은 답이나 각종 연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말합니다.

최근 딥러닝을 활용한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서비스 성능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래 챗봇은 질문의 맥락을 더욱 잘 파악함은 물론, 이용자의 관심사•취향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서비스가 진행될수록 딥러닝을 통한 개선으로 더욱 신속•정확한 응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카카오뱅크는 로봇이 인간과 대화하는 챗봇인 ‘금융봇’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금융봇은 공과금 납부 일정, 자동이체 결제 내역,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주변 식당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또, 고객 재무 상황을 점검•관리해 주고, 상품 추천 및 상담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케이뱅크도 실시간 톡 상담이나 음성상담 내용 등 데이터를 분석해서 현재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중입니다. 케이뱅크 고객금융센터는 STT(Speech-to-Text)•TA(Text Analytics)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이곳에서 음성을 비롯해 메신저, 이메일 등 모든 형태 고객 문의 및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를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안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석 데이터를 상품, 서비스 개선 등 경영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향후 인공지능(AI)기술인 머신러닝을 적용해 유사한 유형은 대기시간 없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최적 안내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뿐 아니라 케이뱅크는 하반기 KT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로 간편 송금을 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서비스를 선보입니다. 금융데이터와 고객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ICT 접목 사례

1) 중국 위뱅크(웨이중은행•微衆銀行)

텐센트에서 만든 중국 인터넷전문은행 1호 위뱅크(웨이중은행•微衆銀行)는 소셜앱과 플랫폼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신용대출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위뱅크는 다양한 중소형 은행 및 금융기관들과 제휴를 맺고 자금의 상당 부분을 조달해가며 중금리 개인소액대출, 오토론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텐센트는 ‘훠처방(貨車幇)’이라는 화물차 기사 매칭앱을 개발, 이를 통해 화물차 기사의 거래내역과 평판 등을 토대로 3만 5천 위안의 대출을 진행합니다. 위뱅크는 지급 능력과 의지를 평가하는 데요. 고객의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텐센트의 고객기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 리스크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텐센트와 연계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과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을 활용해 자체적인 신용 분석을 하고 있으며, 메신저 활용도, 가상계좌 내 자산, 모바일 결제 이력 등을 통해 악의적 사용자를 파악하고 선별적인 대출을 시행 중입니다.

l 중국 위뱅크(출처: https://www.webank.com/)

2) 일본 SBI 수미신 넷 은행(SBI Sumishin Net Bank)

SBI 수미신 넷 은행은 SBI홀딩스와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각각 50% 지분을 보유한 2007년에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이 은행은 ICT 기술 활용에 적극적입니다. 지난해 핀테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사용자 금융 활동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부정 로그인, 부정 송금 방지 서비스 제공을 추진 중입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한 가계부,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 입출금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9~15%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담보대출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자동차 운행 정보의 실시간 측정, 상환 연체 시 자동차 원격 정지 등 효율적인 여신관리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해 4개월 만에 100억 엔의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3) 영국 몬조 은행(Monzo Bank)

몬조 은행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선불카드 서비스입니다. 해외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무료, 실시간 지출습관 분석, 카드 분실시 앱 활용 서비스 중지, 신속한 모바일 송금 등 편리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매주 5%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활용 측면에서도 적극적입니다. 개발자가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API를 공개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아이디어 토론 행사인 해커톤(Hackathon)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API스펙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음성 인식서비스인 ‘시리(SIRI)’를 활용한 보이스뱅킹 이체 서비스도 제공 중입니다.

4) 영국 스탈링 은행(Starling Bank)

스탈링 은행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직불카드 서비스입니다. 실시간 지출 내용 알림 및 습관 분석 등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적절한 소비 분석 및 조언을 해주는 구조입니다. 고객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죠. 스피커 형태의 인공지능 개인 비서 기기 ‘Google Home’과 연계해 음성으로 계좌 정보를 입력하고, 송금이 가능합니다. 홈페이지 방문 시 챗봇이 자동으로 채팅을 시작해 고객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l 스탈링 뱅크(출처: https://www.starlingbank.com/)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

K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작은 바람이 허리케인으로 커지면서 금융권을 강타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비대면 영업에서 금융권 전반을 압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의 요인은 ‘불편함’의 극복입니다.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이용 때 번거롭고 많이 불편하다는 기본 중 기본 인식에서 풀어나갔습니다.

다만 반짝하는 성공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해외 사례에서 배울 점도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정착한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비결은 모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모기업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흡수해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포인트 통합을 하는 등 모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도 다양한 주주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고객을 흡수하고, 중금리 대출 등에 의한 수익 외 수수료 수익, 채권 투자 등 차별화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핀테크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 P2P대출, 지출 습관 분석 등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 이익에 집중한 금융서비스가 아닌, 은행과 고객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큰 축으로 자리 잡길 기대합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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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 [2편] 블록체인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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