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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당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2019.11.15

필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1,000가지 아이디어 노트”에 아이디어를 기록합니다. 5년 동안 꾸준히 해오던 습관이죠. 지금까지 8권의 노트에 782개의 아이디어를 적었습니다. 그런데 수백 개의 아이디어가 기록되어 있음에도 세상에 빛을 본 것은 단 두 가지뿐 이었습니다. 카카오톡 채팅으로 홈쇼핑 상품을 주문하는 “톡 주문”과 인공지능(AI)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영어 회화를 배우는 “AI튜터” 입니다.

그 많던 아이디어들은 왜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까요? 일부의 아이디어는 이미 세상에 나온 것이었으며, 어떤 아이디어는 너무 설익어서 비즈니스로 성립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아이디어는 한 가지의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에 실패했기 때문이죠.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자원, 즉 돈이 필요합니다. 실행하기에 충분한 돈이 있다면 혼자 결정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죠. 결국 돈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 능력을 갖춘 투자자를 찾거나 회사에서는 경영진을 설득해야 합니다. 미생의 아이디어가 완생이 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으며 가장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런데 타인을 설득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식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죠. 나에게 대박인 사업이 타인에게는 사업성 없는 아이디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설득의 과정에서 좌절하게 되죠.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 못 하는 경영진이 답답하기만 하고, 자신의 아이디어 가치를 몰라주는 동료들 때문에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필자도 한때 그런 과정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투자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느니, 이 사업은 대박이 나는 사업이라느니 근거도 없는(?) 표현으로 동료와 직장 상사를 쉽게 설득하려 했죠. 그 과정에서 일부는 마치 마법처럼 실행되고 일부는 다행스럽게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점할 것이라던 그 사업들은 선점할 땅(=시장) 자체가 없었고, 대박이 될 사업은 쪽박을 차게 되었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겹겹이 쌓이고서야 “그때 왜 나는 그것들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남들은 다 볼 수 있었던, 그러나 설득하는 나 자신은 보질 못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나 자신이 보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 잘 아는 것에만 집중했고, 사실보다 생각에 치중한 것이죠. 그것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을 보는 균형 감각 자체가 없었고 나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사실처럼 포장해버린 것이죠. 시장에 숨겨진 본질을 보지 못했고, 사실에 내재된 위험을 무시했습니다. 그 대가는 처참한 사업의 실패로 귀결되었고, 그 실패를 통해 객관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l 그때의 필자는 잘 아는 회사와 자신의 생각 만을 보려 했다. 시장을 위한 균형 잡힌 시각이 부족했고 생각을 사실인 것 마냥 포장하려 했다.

객관화의 과정에서 시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그러면서 누군가를 설득하고, 누군가와 논의하는 기준이 되는 비즈니스 프레임워크인 3CPA라는 개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회계에서 사용되는 CPA라는 익숙한 단어에 비즈니스의 중요한 질문을 담아서 비즈니스를 바라볼 때, 비즈니스를 깊이 파야 할 때, 누군가를 설득할 때, 누군가와 논의해야 할 때 비즈니스에 관한 사실과 생각, 그리고 행동 계획을 담아낸 것이죠.

당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3CPA에 대한 소개 글은 아래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3CPA가 무엇인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3CPA 관련 글: https://blog.lgcns.com/1873

l 3CPA는 3C를 중심으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단기 계획을 세우는 흐름으로 3C를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주요 체크리스트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비즈니스 프레임워크이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최근에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으로 영어 회화를 배우는 “AI튜터” 사업을 기획하는 과정의 사례를 들어 3CPA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음성인식 기술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 회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을까?

여러분의 머릿속을 스쳐 가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실체가 드러나나요? 필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대부분 순간적인 장면이나 하나의 그림처럼 생각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 하는 건 어떨까?”라는 한두 줄의 문장이 됩니다.

AI튜터라는 인공지능 기반의 영어 회화 서비스도 마찬가지죠. 스피커나 스마트폰에 말하면 영어로 대답하는 상황이 그려지고, 그것은 곧 “음성인식과 합성 기술로 AI와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없을까?” 라거나 “내가 문장을 말할 때마다 문장을 잘 맞췄는지 피드백 줄 수 없을까?”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혹여 잊힐까 냉큼 구글 Keep이라는 스마트폰 앱에 문장을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1,0000가지 아이디어 노트에 구체적으로 옮겨 적습니다.

이렇게 문장으로 바뀐 아이디어를 누군가에게 설명하면 “와 그거 진짜 대박이다.”라는 반응과 “음… 괜찮긴 한데 OOO 할 거 같아.”라는 부정적 피드백이 오게 되죠.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실행할지 절반은 결정됩니다. 반응이 좋으면 의욕이 생기고, 부정적인 반응이면 상대방의 반응에 답답해하다가 은근슬쩍 잊어버리죠. 대다수의 아이디어는 이런 단순한 설득 과정에서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이 과정을 운 좋게 살아남은 아이디어는 보고나 투자라는 냉엄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앞서 말로 설명하는 단계와는 차원이 다른 “장시간의” 설득, “험난한” 실행, 초기 아이디어가 “변질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수천 개의 아이디어 중에 단 하나가 살아남습니다.

오직 아이디어만 있는 초보에게는 너무나 어렵고 험난한 과정이죠. 만약 그 과정에서 길을 찾기 어렵다면 아래의 과정을 따라보세요. 이번 글에서는 순서만 기술했지만 7편에서 실제 AI튜터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구체화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st Cycle: 사업을 하기 전에 3C는 어떤 상황(Condition)인가?

고객 현황 분석

  •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 고객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 고객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경쟁 현황 분석

  •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가?
  •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누구인가?
  • 경쟁 기업이 속한 그룹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자사 현황 분석

  • 자사가 가진 유사 사업 사례는 무엇인가?
  • 경쟁사 대비 어떤 강점을 보유하고 있나?
  • 본 사업에 활용 가능한 자원은 무엇인가? (기술, 유통망, 브랜드, 제품 등)

2nd Cycle: 사업을 진입 한다면 3C가 어떻게 예측(Prediction)되는가?

고객 상황 전개 예측

  • 누구에게 어떤 상품을 제공할 것인가?
  • 자사 상품은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 가격은 얼마에 수요는 얼마만큼 발생할 것인가?

경쟁 상황 전개 예측

  • 경쟁자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 신규 경쟁자는 누가 될 수 있는가?
  •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자사 상황 전개 예측

  • 연 단위 비용은 어떻게 소요될 것인가?
  • 손익은 조직 재무에 어떤 영향을 주나?
  • 실패 시 용이하게 철수할 수 있을 것인가?

3rd Cycle: 사업을 하기 위한 실행 계획(Action plan)은 무엇인가?

고객 가치 제공 실행 계획

  • 사업 타당성 검증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 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마케팅 계획은 무엇인가?
  • 제품 전달을 위한 유통•고객 관리 계획은 무엇인가?

경쟁 우위 실행 계획

  • 제품•서비스 차별화 계획은 무엇인가?
  • 핵심 기술 개발 계획은 무엇인가?
  • 경쟁우위 요소 확보 계획(특허 등)은 무엇인가?

자사 사업 실행 계획

  • 제품•서비스 개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조직•프로세스 구성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자금 조달 및 투자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여러분의 사업 아이디어를 위 3X3X3 구조의 질문에 따라 스스로 답을 해보시면 됩니다. 물론 그 답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던져봐야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답해봐야 합니다. 비즈니스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매 순간 변화하기 때문이죠.

7편에서 실제 AI튜터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구체화했는지 3CPA 질문에 답을 하는 방법으로 사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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