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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핫 키워드 디지털 트윈! 사이버물리시스템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21.11.11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함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언급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입니다. 각각 메타버스는 가상의 독립적인 세계를 구현하겠다는 목적을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상의 일부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키워드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함께 연결되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의 관계처럼 디지털 트윈을 이야기할 꼭 함께 언급되는 키워드가 있는데요. 바로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입니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이 디지털 트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여겨지기는 하나, 두 키워드는 서로 달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은 어떠한 관계인지 알아보고, 최근 산업 영역에서 많이 언급되는 디지털 트윈이 과연 어떤 기술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과 디지털 트윈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 이하 CPS)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시스템과 가상 세계의 융합을 추구하는 개념이자 시스템입니다. CPS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기기와 센서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작합니다. 현실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와 결과에 대처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CPS 개념의 역사는 불과 10여 년 남짓입니다. 2006년 미국 국립과학재단에서 처음 CPS라는 용어가 사용된 이후, 에드워드 리(Edward Lee) 교수가 제조 분야의 CPS 연구를 시작하면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시점이 2013~2015년 경입니다. 2017년 이후 CPS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는데요. 이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핵심으로 떠오르는 시점과도 맞물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시작된 시점에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산업과 제조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CPS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시작된 것입니다.

에드워드 리 교수는 CPS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CPS는 물리적 프로세스와 계산의 통합이다. 임베디드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물리적 프로세스가 계산에 영향을 주는 피드백 루프를 통해 물리적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한다.’ 즉, CPS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 설비, 기계와 ERP를 비롯한 여러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생산 현장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CPS는 현실 정보를 가상 환경에 투영하고 가상 환경에서 나온 결과를 현실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산업 현장과 제조 환경 등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공장의 자동화입니다. 공장을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공장 기계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 제어를 위해서는 공장 기계의 실제 현실 정보가 필요합니다. 공장 기계에 부착된 각종 센서와 정보 수집 장치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시스템이 분석하고 명령을 내려 실제 물리적 작동에 사용합니다.

디지털 트윈, CPS, IoT의 관계 (출처: Digital Twin-driven smart manufacturing: Connotation, reference model, applications and research issues, 2019 )

CPS가 생산, 제조에 활용되면서 해당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사이버 물리 생산 시스템 (Cyber Physical Production System, 이하 CPPS)이 등장합니다. CPPS는 생산에 필요한 프로세스나 카테고리별로 개별 CPS를 구성합니다.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과정 및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CPS 간 정보 전달 및 통합 분석과 의사 결정을 수행합니다.

CPS와 디지털 트윈이 함께 연관돼 주목받는 이유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정보 전달 및 활용 때문입니다. CPS가 현실 세계의 정보를 통해 기기 제어와 시스템 모니터링에 집중한다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 정보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구축합니다. CPS와 디지털 트윈은 어떻게 보면 다르지만 비슷한 분야에서 시작했습니다.

CPS는 임베디드 시스템, 공정 및 생산 모니터링 분야에서 발전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주로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제품수명 주기관리(PLM)와 3D를 비롯한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발전해왔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가상 세계와 물리적 세계(현실 세계)의 융합은 더 나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그러한 융합의 수단으로서 CPS와 디지털 트윈은 연구자와 개발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CPS와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프로세스가 가상 세계 속 부품에 영향을 미치는 피드백 루프와 함께 제조 시스템의 효율성, 생산성, 유연성 등을 높일 수 있습니다. CPS와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와의 물리적 연결, 실시간 상호작용, 정보의 융합 및 분석, 활용과 같은 동일한 필수 개념을 공유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탄생부터 개발 과정과 엔지니어링 방식, 가상 세계와 물리적 매핑 및 핵심 요소 등을 포함해 여러 관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CPS가 가상과 현실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를 시스템상으로 구현 가능한 개념적 기술이라면, 디지털 트윈은 CPS에서 더 나아가서 현실에서 받은 데이터를 가상으로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사실 CPS와 디지털 트윈의 관계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수많은 연구자와 관계자는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CPS와 디지털 트윈을 비슷한 기술, 혹은 연구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디지털 트윈이 큰 범주에서 CPS의 일부에 속한다고도 하고, 아니면 디지털 트윈이 CPS의 완성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라고도 합니다.

핵심은 실질적으로 산업환경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앞으로 산업을 바꿀 영향력을 지닌 기술은 어느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산업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사례나 기업들의 연구, 대중들의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는 측면에서 디지털 트윈이 더 많은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IT 기술과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트윈의 발전

디지털 트윈은 센서를 사용해 물리적 사물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입니다. 데이터는 이러한 개체의 디지털 복제를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이를 통해 개체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개념은 미 항공우주국 NASA가 지상에서 우주에서의 문제를 반영하고 진단하기 위해 초기 우주 캡슐의 실물 모형을 완전한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현실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물리적 사물 또는 프로세스를 가상으로 구현함으로써 최적화를 위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을 지원하는 기술은 계속 확대돼 지금은 빌딩이나 공장, 도시 등 거대한 사물과 환경까지도 구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프로세스도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재 다양한 산업 영역별로 니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점차 그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제조 및 생산 공정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개념과 공장 모니터링 등 제조 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해외에 공장이 있는 경우,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해외 공장을 모니터링하고 조작 및 관리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죠.

스마트 팩토리 (출처: freepik)

건설 분야에서는 아파트 및 빌딩 건축 시뮬레이션과 스마트 시티 및 건설 현장의 설계,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관광 및 여행 분야에서는 관광 명소와 도시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현실과 동일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테마파크에서도 가상 체험 및 실제 놀이 기구 연동을 통해 제어와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의 대표 사례는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시티입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 공정을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는 가상의 공장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디지털 공장을 구현합니다. 수백, 수천 개의 센서는 생산 과정 전반에 걸쳐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프로세스의 최적화를 이뤄냅니다.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사례를 생각하면 디지털 트윈이 멀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상 세계와 현실이 마치 쌍둥이처럼 동일하게 움직이고 동기화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디지털 트윈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비게이션입니다. 실제 도로와 동일하게 구현된 네비게이션 속 도로는 차량이 실제로 이동하는 만큼 GPS를 비롯한 각종 센서를 통해 속도와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화면에 그대로 구현합니다.

스크린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면 공이 스크린에 맞는 순간 화면 속 가상 골프장에 공이 등장합니다. 현실 세계의 공과 스크린 속 공은 마치 쌍둥이처럼 복제됩니다. 네비게이션과 스크린 골프를 통해 디지털 트윈은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네비게이션도 디지털 트윈 (출처: freepik)

디지털 트윈과 데이터

많은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계산 집약적입니다. 또한 수백만 또는 수십억 개의 변수들이 관련된 경우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합리적인 가격의 탄력적인 컴퓨팅 및 스토리지를 통해 이러한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변수가 추가돼도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한계 비용이 제거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석 및 데이터 분석 서비스의 가용성 증가는 디지털 트윈의 핵심 요소입니다. 이미 여러 IT 기업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거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는 단순히 클라우드 컴퓨팅에 머무르지 않고 모바일 기기와의 연계,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 센터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통합 관점에서 설계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건물,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물리적 물체의 구성 요소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난 이후 생성되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활용을 위해서는 클라우드와 같은 환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흐름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된 자산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최적의 비즈니스 결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5G와 같은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와 확장 가능한 컴퓨팅에 의해 구현된 에지 컴퓨팅 및 인메모리 프로세싱의 발전은 디지털 트윈의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다른 기술과 결합한 디지털 트윈은 기존의 디지털 트윈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3D 모델링 등 다양한 IT 기술이 디지털 트윈의 실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과 클라우드 (출처: envato)

디지털 트윈의 미래

디지털 트윈의 발전은 센서 기술의 발전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의 감소로 더욱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5G와 같은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전송할 수 있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접속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디지털 트윈의 발전이 급속도로 빨라질 것입니다.

다만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을 당장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디지털 트윈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면 되레 사람이 직접 하거나 오히려 이를 추진하는 기업이나 국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이 실제로 동작할 수 있는 영역과 환경을 파악한 후 디지털 트윈 구축을 진행해야 합니다.

디지털 트윈은 아직 초기 단계에 위치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거의 모든 산업과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디지털 트윈 도입을 성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더라도 디지털 트윈의 잠재력에 주목할 때입니다. 디지털 트윈의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은 기업의 필수 요건이 될 것입니다.

글 ㅣ 윤준탁 ㅣ IT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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