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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성큼 다가온 코딩 없는 ‘노코드’ 시대

2021.07.22

최근 IT 업계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뉴스는 개발자의 연봉 상승이었습니다. 게임회사를 비롯해 많은 IT 기업이 개발자의 연봉을 크게 올렸습니다. 코로나19로 더욱 빨라진 디지털 전환과 IT 기술의 중요성에 따라 개발자 확보가 기업의 주요 화두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추세는 IT 기업은 물론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펼치는 기업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객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회사 내의 인프라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까닭입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VR) 등 IT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술을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IT 개발이 필수이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 확보는 기업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원하는 개발자를 구할 수 없고, 개발 경력을 쌓지 않은 비 개발자가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진입 장벽이 꽤나 높습니다. 또한 IT 개발을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도와 수년 간의 업무 경력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개발하는 시대가 온다

IT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금방 배우고 익숙해질 수도 있지만, 개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것은 외국 언어를 배우는 것과 유사합니다.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수십 개 이상이고,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것에는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점차 빠르게 변하는 개발 트렌드와 새로운 언어의 등장으로 기업과 개발자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점차 거대해지는 소프트웨어(SW), 반복되는 업무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최근 몇 년간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SW를 개발하거나, 개발자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인 ‘로우 코드(Low Code)’와 코딩이 필요하지 않은 ‘노 코드(No Code)’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 코드와 로우 코드

디지털 전환을 돕는 혁신 도구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 가트너(Gartner)는 이러한 솔루션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것이며, 비 개발자에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누구나 개발을 할 수 있는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인데요.

이때 시민 개발자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지만, 기업/통합 시스템 혹은 구조를 통해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반 개발자를 말합니다. 로우 코드, 노 코드 개발 플랫폼은 기본적인 SW 설계나 운영 체제 등의 제약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다루기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통해 효율성과 개발속도를 높여줍니다.

놀이처럼 개발할 수 있는 개발 도구 (출처: Unsplash)

로우 코드와 노 코드, 두 개발 방식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비 개발자가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노 코드는 코딩이 필요 없습니다. 코딩 과정이 없어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하기 편리하도록 한 시각적 유저 인터페이스가 특징입니다. 마우스로 특정 블록이나 영역을 옮기고 붙이는 드래그 앤 드롭 (Drag & Drop) 인터페이스가 일반적입니다. 흔히 사용하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프로그램도 코딩 없이 결과물을 만들기 때문에 노 코드 애플리케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 코드 개발은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미리 준비된 여러 옵션 덕분에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개발 시작, 테스트와 실제 사용 및 개선까지 전체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요. 노 코드로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은 전문 개발자가 개발에 참여하지 않아도 돼, 개발자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도 있죠.

물론 코딩을 별도로 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로우 코드나 일반 개발보다는 제약이 많습니다. 원하는 기능을 전부 구현할 수 없어 개발 범위에 제약이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꾸준히 새로운 기능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로우 코드는 프로그래밍 과정이 일정 부분 포함됩니다. 개발 경험이 없는 사용자보다는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개발에서 반복적으로 처리해야하는 영역이나 빠른 배포를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합니다. 프로그래밍이 포함되기 때문에 확장성이 높고 필요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로우 코드 개발 도구는 전문 개발자가 불필요한 코딩 없이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빠르게 개발을 완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런 로우 코드 도구가 개발 과정에서 추가되는 유지보수, 보안 문제, 확장성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완성도가 낮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 이후 유지보수나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 오히려 더 큰 비효율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난이도 높은 일반 프로그래밍 (출처:  Unsplash)

노 코드, 로우 코드 모두 누구나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과 기존 개발을 돕는 효율성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노 코드와 로우 코드는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출시하거나 특정 목적에 따라 비 개발자도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대기업에서 이러한 방식을 따르는 것보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이 내부 사용이나 특정 서비스를 위해 빠르게 개발하면,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노 코드와 로우 코드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확장에 대한 제약과 개발 이후 유지관리에 대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로우 코드, 노 코드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25% 성장을 이어가 2024년 145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트너 역시 2024년까지 기업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중 약 65%가 로우 코드, 노 코드로 개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거 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개발자의 83%는 업무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로우 코드, 노코드를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거나 다른 동료와 협업을 위해 접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를 통해 실제 일반적인 개발보다 빠르게 모바일 앱을 개발했고, 비효율적인 작업을 줄이고 팀 전체 생산성 향상의 효과가 있었다는 응답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관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대형 IT 기업도 적극 투자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로우 코드, 노 코드의 생산성과 미래 전망에 가장 큰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플랫폼 도구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파워앱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개발 플랫폼으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파워앱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도 노 코드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노 코드 개발 도구인 ‘앱 메이커(App Maker)를 지 스위트(G Suite)를 통해 제공합니다. 2020년에는 노 코드 스타트업 ‘앱시트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LG CNS가 노 코드 개발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LG CNS의 ‘데브온 NCD(No Coding Development)’은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고 프로그램 개발 후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짧은 교육 기간을 거치면 노 코드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 사용자 및 기업 사용자의 사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LG CND ‘데브온 NCD’ (출처: LG CNS)  

인공지능이 여는 노코드 시대

노 코드, 로우 코드는 확실히 효과적일 수 있고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올 수는 없습니다. 노 코드, 로우 코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프로그래밍과 개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노 코드, 로우 코드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개발자가 회사 내부에서 개발하면 기업의 자산이고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합니다. 하지만 외부 플랫폼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은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기 어렵고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 코드, 로우 코드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할 별도의 플랫폼이나 시스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노 코드, 로우 코드 관리와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AI와의 결합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후 다음 단계로는 AI가 스스로 코딩하거나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 코딩을 대신하는 플랫폼의 탄생이 될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플랫폼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습니다. 작년 오픈 AI의 ‘GPT-3’ AI 자연어 모델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는 GPT-3를 기반으로 파워앱스에서 코딩이 가능한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비 개발자가 사람과 대화하 듯 글을 작성하면 입력한 자연어는 코드로 변환되고, 데이터 패턴에 의해 자연어 모델이 훈련하고 프로그래밍을 진행합니다.

MS  파워앱스와 인공지능 GPT-3의 연계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

노 코드, 로우 코드의 장점 살리고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활용 여부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용자의 머신러닝 모델 구축과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노 코드 개발 플랫폼은 이미 여럿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을 얼마나 큰 비중으로 활용할지에 따라 노 코드,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의 수준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적용된 노 코드 플랫폼은 데이터 검색과 분석을 자동화하고 어떤 코드를 사용할지 AI가 결정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코딩 없는 시대 열릴까?

앞으로 IT, 디지털 시대는 더욱 빠르게 변화할 전망입니다. 빠른 변화만큼 더 많은 서비스, SW가 개발되고 이를 개발할 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발된 서비스의 유지보수와 운영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노 코드, 로우 코드 기술에 AI가 더해져 더욱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단점과 같이 아직 노 코드, 로우 코드로는 한정적인 개발만 가능하고 제약이 존재합니다.

코딩이 필요 없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일상에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할 전망입니다. 노 코드, 로우 코드 플랫폼의 발전은 더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탄생할 기회를 가져옵니다. 이는 많은 사람이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전문적인 ‘하이 코드’ 개발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인공지능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코딩 없는 시대를 여는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글 ㅣ 윤준탁 ㅣ  IT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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