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사용이 늘어나면서 음향 및 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ES 2022에서도 관련 전시가 대폭 늘었는데요. 특히 공간과 소리를 연계하는 기술이 많이 선보였습니다. 입체 음향을 즐기기 위한 스피커 기술, 사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지향성 스피커, 차량 내 좌석별로 서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실내에서 배경 소리를 분리해서 사람의 음성을 또렷이 들을 수 있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전시됐습니다.
소리를 통한 모니터링 기술도 있었는데요. 고장을 진단하고, 몸의 이상을 진단하고, 또는 코골이를 감지하고, 심지어 화재를 감지하는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이어폰 사용에 따른 염증을 줄이기 위한 기술,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 플랫폼 등 다양한 관련 기술도 전시됐는데요. 앞으로 소리 관련 기술도 메타버스의 발전, 콘텐츠의 발전 등에 따라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피커의 진화 – 입체 음향과 지향성 스피커
CES 2022에서 LG전자는 9.1.5 채널을 지원하는 입체 음향 사운드바 S95QR을 선보였습니다. 9개의 스피커, 1개의 서브우퍼, 5개의 업파이어링 스피커(소리가 위로 향하는 스피커)가 지원되는데요. 실내에서 생생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AI 룸 캘리브레이션(Room calibration) 기술을 통해서 벽을 맞고 돌아오는 소리를 분석해서 공간을 인지하고 소리를 보정하는 기술도 탑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노베토(Noveto)는 지향성 스피커인 노베토 N1을 선보였습니다. 노베토 N1은 3D 인식 모듈과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용자의 위치, 특히 귀의 위치를 인식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서 사용자의 귀에 소리를 집중시켜, 특정 사용자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차량 실내 공간의 활용
자율주행의 진화는 차량 공간을 생활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에 고급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되면서 음악 감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의 실렌티움은 차량 실내 공간을 위한 기술을 전시했습니다. 현재 실렌티움에서 상용화한 기술은 차량 실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차량 내 좌석별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술인 ‘퍼스널 사운드 버블’을 자동차사와 협력 중이라고 합니다.
콘티넨탈은 조수석 탑승자에게는 보이지만, 운전자에게는 보이지 않아서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실렌티움의 퍼스널 사운드 버블 기술과 합쳐지면, 각 좌석에서 서로 다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 음성을 또렷이 들을 수 있는 기술
시그니아의 AX(Augmented Xperience)는 사람의 음성을 또렷이 들을 수 있는 이어폰입니다. 두 개의 프로세서를 통해서 음성과 배경 소음을 분리해 주도록 했습니다. 시그니아의 실험에 따르면 기존 이어폰보다 음성을 25% 정도 더 또렷이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청력이 떨어진 실버 세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리를 이용한 모니터링 기술
CES 2022에서는 소리를 이용한 모니터링 기술도 다양하게 선보였습니다. 보쉬는 사운드시(SoundSee)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이는 우주에서 소리를 이용해서 우주정거장의 고장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내부 고장을 소리로 진단하고 알려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이마크 헬스와 보쉬는 관련 기술을 어린이 폐 질환 진단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이 연구에서는 청진기의 원리를 활용해서 소리를 이용하여 진단하게 되는데요. 신체에 기기를 삽입할 필요 없이 외부에서 소리를 이용하여 폐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인 시큐어웍스는 소리로 이상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사운드 필드 센서를 전시했습니다. 물체의 움직임이나 온도의 변화를 소리 기반 센서로 알아낼 수 있는데요. 특히 온도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기능은 화재 상황 인지에 좋은 성능을 보인다고 합니다.
스마트베개 업체들은 코골이를 감지해 베개의 높이를 조절해주는 기술을 전시했는데요. 우리나라의 텐마인즈와 메텔은 코골이 소리를 감지해서 베개의 높이를 적절히 조절해주는 스마트베개 ‘모션 필로우 3’와 ‘제레마’로 혁신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어폰 장시간 사용 시에 귀를 보호하는 이어폰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링크페이스는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귀의 염증을 예방하는 이어폰으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귀 안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고, LED 조명으로 땀과 습기를 건조하도록 했고요. 분당 최대 3리터의 공기가 순환되도록 해서 습기를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 플랫폼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회사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쇼핑 솔루션인 소리마켓을 선보였습니다. 소리마켓은 일반 쇼핑앱의 쇼핑 기능을 음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상품 설명과 무관한 텍스트를 제거하고, 음성 쇼핑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데요. 회사 측에 따르면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11분 안에 마칠 수 있다고 합니다.
공간과 소리의 중요성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증가, 사용자를 위한 고급 콘텐츠의 필요성, 공간을 위한 소리의 중요성, 시각에 이은 청각의 중요성 등으로 인해서 소리 관련 제품과 기술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CES 2022에서는 공간, 소리, 청각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이 선보였는데요. 앞으로 메타버스의 발전, 고급 콘텐츠의 증가, 공간의 효과적인 활용, 실버세대를 위한 보조, 장기간 사용에 따른 피로도 저감 등을 위해서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CES 2022에서 우리나라 업체들도 다양한 관련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2022년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의 좋은 성과를 기대해 봅니다.
글ㅣ정구민ㅣ국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