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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샘스클럽은 왜 재고관리솔루션 ‘인벤토리 스캔’을 도입했을까

2022.02.25

올해 1월, 미국 월마트 계열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샘스클럽(Sam’s Club)은 브레인 코프(Brain Corp.)의 매장 자동분석 솔루션인 ‘인벤토리 스캔(Inventory Scan)’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벤토리 스캔을 기존의 자율 바닥 청소로봇(robotic floor scrubber)에 장착해 매장 내 각종 데이터 수집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인벤토리 스캔은 브레인 코프가 1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청소 전문기업 테넌트 컴퍼니(Tennant Company)와 제휴해 내놓은 클라우드 연계형 매장 데이터 수집 서비스입니다. 브레인 코프는 자사의 인공지능 솔루션 ‘브레인 OS’를 테넌트 컴퍼니의 자율바닥청소로봇에 적용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자율 바닥 청소로봇은 상업 시설이나 사무용 빌딩 내부를 스스로 이동하면서 바닥 청소를 위한 지도를 생성하고 경로계획을 수립합니다. 코로나19로 비접촉 방식 청소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율바닥 청소 로봇의 설치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벤토리 스캔을 장착한 자율 바닥 청소 로봇이 매장을 이동하면서 매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출처: 브레인 코프)

자율 바닥 청소로봇에 부착된 인벤토리 스캔은 매장 내부를 스스로 이동하면서 상품의 진열 위치, 가격표의 정확도, 재고 물량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해 클라우드를 통해 매장 관리자에게 전달합니다. 이 데이터를 보고 매장 관리자는 상품의 진열 위치가 잘못되지 않았는지, 가격표는 바르게 부착돼 있는지, 선반에 재고가 몇 개나 남아 있는지를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율 바닥 청소로봇에 인벤토리 스캔을 추가하면 매장이나 물류창고공간을 보다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매장 재고관리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매 업체 입장에선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브레인 코프와 테넌트 컴퍼니는 올해 초 인벤토리 스캔을 출시했는데, 샘스클럽이 첫 번째 고객이 된 것입니다.

샘스클럽은 전체 매장에 600여 대의 자율 바닥 청소로봇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들 로봇에 인벤토리 스캔을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테넌트 컴퍼니측은 인벤토리 스캔을 도입함으로써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하던 매장 관리자의 재고 조사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사노바 로보틱스의 매장 스캐닝 로봇이 월마트 매장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출처: 보사노바 로보틱스)

사실 샘스클럽이 인벤토리 스캔을 도입하기 이전, 샘스클럽의 모기업인 월마트는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 Nova Robotics)와 제휴해 2017년부터 미국 전역의 매장에 500대에 달하는 재고 스캐닝 로봇을 설치 운영해왔습니다. 이 로봇은 월마트 매장을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브레인 코프의 인벤토리 스캔처럼 상품 스캐닝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11월 월마트가 보사노바 로보틱스와의 5년 계약을 종료하면서 재고 스캐닝 로봇의 실험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월마트는 매장 스캐닝 로봇의 효용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월마트, 아마존 등 거대 소매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유통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에선 특정 품목에 대한 품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초창기에 미국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화장지나 통조림 등 상품이 일시적으로 동이 나는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유통업체들은 소비 행동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위해 다양한 디지털 및 자동화 수단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마트는 보사노바 로보틱스와의 계약 종료 후 아칸소주 본사 인근의 4개 매장을 e-커머스를 위한 실험 매장으로 운영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4개 매장에선 오프라인 매장(brick-and-mortar) 운영 방식과 디지털 운영방식을 혼합한 옴니채널 중심의 유통 전략과 새로운 고객 경험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월마트가 AR(증강현실) 앱을 활용한 매장 관리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출처:월마트)

4개 매장 내 월마트 직원들은 스마트폰 등 핸드헬드 디바이스 상에서 증강현실(AR) 등 기술을 활용해 매장 외부의 상품 저장 공간인 백룸(backroom)의 재고 현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등 새로운 시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스타트업인 스캔드잇(Scandit)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바탕으로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해 상품의 바코드, 텍스트, ID 등 데이터를 수집해 매장 관리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솔루션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AR앱을 활용한 매장관리 등 다양한 스캐닝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캔드잇은 스마트폰 AR 앱을 활용한 매장 관리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출처: 스캔드잇)

얼마 전 스캔드잇은 매장내 선반 스캐닝 솔루션인 ‘쉘프뷰(Shelfview)’를 출시했습니다. 이 솔루션은 자율 이동 로봇이나 모바일 디바이스에 탑재해 선반(shelf)에 비치된 상품 또는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쉘프뷰는 첨단 컴퓨터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상품 선반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과 함께 보다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매장 관리를 지원합니다. 스캔드잇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시리즈 D 펀딩 라운드에서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외부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월마트가 보사노바 로보틱스의 재고 스캐닝 로봇을 철수하고 브레인 코프와 제휴해 인벤토리 스캔을 도입했지만 재고 스캐닝 로봇은 여전히 유통업체들의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인 하이비(Hy-vee)를 비롯해 슈넉 마켓(Schnuck Markets), 카르프 등이 지난해 자사 매장에 심비 로보틱스(Simbe Robotics)의 매장 재고 관리 로봇 ‘탤리(Tally)’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탤리 역시 매장을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선반에 놓인 상품 재고 현황을 파악해 매장 관리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공급된 탤리 로봇은 2021년 5월 현재 75000마일의 주행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현재까지는 이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비 로보틱스의 재고관리 로봇 ‘탤리’ (출처: 심비 로보틱스)

지난해 심비 로보틱스는 식료품점에서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 성숙도를 추적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심비가 개발한 알고리즘은 초분광 이미징(hyper-spectral imaging) 기술을 활용해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와 품질 특성을 판별해 매장 관리자에게 알려준다고 합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료품점들은 신선식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제품을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미국 슈퍼마켓들이 신선 채소를 잘 관리하지 못해 발생하는 평균 손실률이 11.6%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특히 채소는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운데 가장 관리하기 어렵고 인력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따라서 식품의 신선도를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개발은 식료품점 업계에는 더할 나위없이 반가운 소식입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매장에 실제 도입되기위해선 실제 매장 환경에서 충분히 효용성을 입증 받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실내 자율 드론을 활용형 매장 및 물류 창고 관리 기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인 코버스 로보틱스(Corvus Robotics)가 물류창고에서 상품 재고를 추적할 수 있는 실내 자율 비행 드론을 개발했습니다.

드론이 실내 공간을 비행하고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선 컴퓨터 비전 시스템 기반의 슬램(SLAM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야외에서 비행하는 드론은 GPS 등 신호를 활용해 위치를 측정하고 지도를 생성하지만 실내에서는 이 같은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입니다. 슬램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내 자율 비행 드론을 고객들의 이동이 빈번한 매장에 당장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다크스토어(dark store)나 물류창고 등에선 활용 가능할 것입니다. 대부분 물류창고는 재고 파악을 위한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데요. 이들 인력은 스캐너를 들고 다니면서 제품의 바코드 또는 QR코드를 읽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코버스 로보틱스가 개발한 실내 자율 드론은 컴퓨터 비전 기술에 기반해 사람보다 10배 정도 빠른 속도로 재고 스캐닝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코버스 로보틱스는 재고조사를 위한 자율비행 드론을 개발했다. (출처: 코버스 로보틱스)

물류 창고는 일반적으로 슈퍼마켓보다 층고가 높아 제품들이 아주 높은 곳까지 쌓여 있는데요. 실내 자율 비행 드론은 일반적인 로봇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높은 곳까지 도달해 재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통 및 물류업계가 실내 자율비행 드론을 물류 창고 등 재고관리에 드론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통업계가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매장이나 물류창고의 재고 현황 조사에 적극 나서는 것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발생하는 판매 및 물류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데이터 기반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유통 현장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극심해지고 있는 노동력의 대이동,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 등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선 매장 업무의 자동화를 유통 비즈니스의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고려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ㅣ장길수ㅣ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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