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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화이트 레이블을 품은 핀테크, 무엇이 달라지나?

2022.02.24

‘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또는 ‘화이트 레이블 프로덕트(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Product)’는 회사의 브랜드를 이용해서 다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다른 제작사나 방송사가 만든 동영상 콘텐츠에 넷플릭스 로고를 부착해 제공합니다. 간혹 다른 OTT(Over-the-Top media service)에 포함된 동영상에서도 넷플릭스 로고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와의 구분을 혼란스럽게 하면서 콘텐츠를 통해 넷플릭스 브랜드를 더 노출하는 개념입니다

그럼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과는 무엇이 다를까요? OEM은 생산자가 주문자의 상품을 상표와 함께 전달합니다. 애초부터 상품이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는 거죠. 화이트 레이블은 브랜드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의 상품에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부착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OEM이라면, 주문 없이 제작된 콘텐츠에 제작자와 넷플릭스의 계약으로 넷플릭스 로고가 부착되는 경우가 화이트 레이블인 것입니다.

고로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White Label Fintech)’는 핀테크에 화이트 레이블을 부착한 걸 의미합니다. 작년부터 화이트 레이블은 핀테크 분야에서도 익숙해지고 있는 개념이기도 한데요. 지난해 말부터 시범 사업을 시작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쉽게 연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 통신사, 온라인 쇼핑몰, 전자금융사 등 곳곳에 흩어진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모아서 원하는 플랫폼을 통해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재무관리, 카드 사용, 자산 대비 소비 계획, 생활 맞춤 대출, 보험 상품 비교 등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죠.

LG CNS는 고객 신용정보를 보유한 금융사들이 고객들로부터 데이터 제공 동의를 받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이어서 데이터 제공사와 마이데이터 플랫폼 간 데이터 전송 및 인증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계좌가 있고, 입출금이 발생하는 금융사는 A인데, 이를 확인하는 플랫폼이 달라지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데이터 외 편의성 또는 보상에 주목할 테고, 금융사, 통신사, 전자금융사의 브랜드보다 마이데이터 플랫폼의 브랜드를 통해 금융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간 구별이 어려워지는 상태, 그리고 해당 상태를 모듈로써 판매하는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출처: LG CNS 블로그)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가 발생한 원인은 간단합니다. 금융 시장은 오래 세월 동안 높은 진입 장벽을 세웠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까다로운 상황이었는데, 그렇다고 기존 사업자들이 빠른 변화를 추구한 건 아닙니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변화에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아도 사업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지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보면, 높은 진입 장벽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경쟁을 부추길 필요성이 증가했는데,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금융은 어떤 분야보다도 높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계좌의 금액으로 소비 패턴을 분석해 소비 계획을 세워주는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가정합시다. 과거에는 금융사의 계좌 정보를 들여다볼 수 없었기에 별도의 디지털 계좌를 구축하고, 고객들이 추적할 만큼의 자산을 계좌에 저장하게 했으며, 저장한 자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앱 결제, 실물 카드, 간편 결제, 송금 등 기능을 따로 구축해서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들을 네오뱅크(Neobank)로 부르고 있지만, 실상 전통적인 금융 회사가 하는 일보다 좁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도 달라서 핀테크 스타트업이 금융 시장에 초기 진입하려면 다른 회사가 하지 않는 분야를 통해 고객들이 다시 별도 계좌에 자산을 저장하게 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가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합니다.

리투아니아 빌니우스 기반 스타트업 ‘베리파이드 페이먼트(Verified Payments)’는 신흥 네오뱅크든, 전통적인 금융 회사든, 결제 기반 회사든 1~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핀테크 플랫폼 구축을 4~8주로 단축해 진행하려는 핀테크 서비스 목적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도록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서비스형 뱅킹(Banking as a Service, Baas)’으로 불리는 이 솔루션은 법률 부서, IT 부서, 영업 마케팅 부서, 고객 지원 부서, 회계 및 재무 부서, 자금세탁방지(AML) 및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 단일유로지급결제구역(SEPA) 및 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SWIFT) 멤버십, 사무실을 마련하지 않아도 판매 및 마케팅, 그리고 로고만 있으면 핀테크 서비스를 시작하도록 돕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요금은 계속 내야 하지만, 검증도 되지 않은 사업을 무턱대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베리파이드 페이먼트는 EU 금융권에 대한 모든 권한을 제공해 유럽 전역에 핀테크 사업을 테스트하려는 기업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출처: LG CNS 홈페이지)

영국 런던 기반 스타트업 ‘토키오(Toqio)’도 베리파이드 페이먼트처럼 8주 안에 핀테크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도구를 제공합니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디지털 뱅킹(Digital Banking)’입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네오뱅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는 앞선 네오뱅크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죠. 분명 사업 목적이 다른 데도 배분할 수 있는 개인 자산의 규모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나마 피가 덜 튀길 때 뛰어들 수 있어야 합니다. 토키오는 이 모든 과정을 8주로 압축한 엔드 투 엔드 제품을 제공합니다. 두 번째는 ‘카드 프로그램(Card Programmes)’입니다. 최근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금융과 연결한 상품을 제공하고자 체크 카드 또는 신용 카드를 발급하고 있죠. 토키오는 이런 카드의 발급부터 관리, 디지털 지갑, 전자상거래 서비스 연동 권한, 기타 디지털 카드 프로그램을 비용만 내면 곧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파이낸싱(Financing)’입니다. 토키오가 확보한 풍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융자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핀테크 업체는 자율 양식과 자금 배분 자동화를 통해서 간편하게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출처: 토키오 홈페이지)

이렇게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로 개발된 기술 혹은 금융 상품은 하나의 기업이 핀테크 사업을 하기 위해 뚫어야 하는 온갖 규제와 자원 낭비를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고객들이 노출된 브랜드만 신뢰하고, 실제 금융사의 존재를 희미하게 인식해 무분별한 금융 상품의 난립과 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대두되었던 이슈였죠. 결국,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가 점점 활성화하면 데이터에 대한 충분한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으로 부작용을 방지해야 하며, 핀테크 업체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데이터를 어떻게 금융 상품으로 소비자까지 도달하게 할 수 있을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융 시장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제 국내 시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초기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를 표방해 B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상품으로 판매하기보다는 제휴를 통한 OEM 방식으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테스트하고, 이제 막 생태계 형성을 시작했습니다. 다만, 전 금융권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금융 플랫폼 주도권을 가지길 원하는 만큼 더 다양한 금융 상품의 개발과 빠른 테스트 및 개선을 위해서 엔드 투 엔드 경험을 제공할 화이트 레이블 핀테크 솔루션의 등장이 점점 가속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글 ㅣ 맥갤러리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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