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는 제가 ‘기술에 앞서 문제에 집중하라’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많은 것들을 바꿔 놓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중요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바뀌지 않는 진리가 있듯이 기술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그보다 더 우선시 되는 것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입니다.
제가 지난 편에서 ‘문제 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들었던 ‘아마존 고(Amazon Go)’ 사례는 ‘문제 인식이 다르면 그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한 분이 댓글로 제가 ‘아마존(Amazon)’에 편향적인 견해를 가지고 계시다는 평을 주셨는데요. 먼저, 의견을 주신 점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많은 분들께서 저의 글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의견을 경청해 듣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왕 오해를 받은 김에 이번 호에서는 대 놓고 아마존의 편을 들어 보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의 과거 글을 찾아보시면 제가 2013년 8월에 쓴 ‘애플, 구글만큼 무서운 아마존의 침공’이라는 글도 있고, 2014년 12월에 중앙대 김진백 교수님께서 쓰신 ‘세계 최초에서 세계 최대가 되기까지 – 아마존의 시작과 현재’라는 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께서는 과거 아마존의 글들도 읽어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이번 편에서 저는 아마존이 오늘날과 같은 성공을 이룬 이면에는 그들이 초기에 만들었던 경영이념과 행동 방식을 지속해서 유지해 오려고 노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내용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글은 철저하게 주주들(Shareholders)에게 보내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리 베조스(Jeffrey P. Bezos)의 편지 내용을 기초로 하겠습니다. Amazon.com 사이트에 가시면, 아마존의 Annual Report를 pdf 파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 파일이 1997년 Annual Report이고, 그 Report의 시작을 ‘1997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1997 LETTER TO SHAREHOLDERS)’로 시작합니다. 또는, 이 편지(Letter)만을 별도로 pdf 파일로 제공하고 있으니 그 편지만 다운받아 보셔도 됩니다.
아마존(Amazon)의 경영이념
이 편지의 내용을 쭉 읽다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폰트가 기울임 꼴로 표시된 표현이 두 개가 눈에 띄는데요. 하나는 ‘It’s All About the Long Term(장기적 관점)’ 이고, 다른 하나는 ‘Obsess Over Customers(고객에 대한 집착)’ 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아마존과 같은 경영이념(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은 기업도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아마존과 유사한 경영이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영이념은 그 무엇보다도 앞서 기업 경영의 기본이 됩니다.
장기적 관점(It’s All About the Long Term)
아마존의 편지(Letter) 내용을 좀 더 읽다 보면, ‘우리는 단기적 수익성이나 단기 주식시장의 반응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리더십에 비추어 투자 결정을 계속할 겁니다.(We will continue to make investment decisions in light of long-term market leadership considerations rather than short-term profitability considerations or short-term Wall Street reactions)’와 같은 표현이 나오는데요.
이런 표현이 왜 중요하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 경영 현장에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순간 투자를 축소합니다. 특히 IT를 비용으로 인식해서 줄이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미래를 위한 투자는 극히 제한하게 되죠.
그런데, 아마존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기적 이윤이 나지 않는 적자 상태에서도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설립하고 1995년부터 2001년까지 7년 동안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중장기적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향후 수익을 내고, 주주 가치를 늘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합니다. 이러한 전략도 1997년 Letter 내용에서 기술하고 있고 그대로 실천한 것입니다.
※ 편지 내용: 우리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의 잠재력을 달성하는데 규모가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에 성장을 최우선으로 선택합니다. We will balance our focus on growth with emphasis on long-term profitability and capital management. At this stage, we choose to prioritize growth because we believe that scale is central to achieving the potential of our business model.)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Amazon.com 해외 사업(International Segment)의 영업이익도 최근 5년 데이터를 봤을 때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향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흑자로 전환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에 2010년쯤 되는 것 같은데요. 저희 회사가 주관하는 세미나의 기조연설자로 나오신 영국 비즈니스 스쿨 도널드 설(Donald Sull) 교수는 미래 10년의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기업들이 가져야 할 요소로 ‘민첩성(Agility)’과 ‘맷집(Absorption)’을 주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맥락에서 아마존의 경우도 흑자가 날 때까지 꾸준히 버틸 수 있는 ‘맷집’이 있었기에 지금의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객에 대한 집착(Obsess Over Customers)
아마존의 경영이념 중 두 번째인 ‘Obsess Over Customers(고객에 대한 집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997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초기부터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1998년 편지에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를 만들 계획입니다(We intend to build the world’s most customer-centric company)’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을 두려워하기를 바란다고 쓰고 있습니다. 1999년 편지에서는 이를 회사의 비전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Our vision is to use this platform to build Earth’s most customer-centric company)
특히, 1998년 편지에는 Obsess Over Customer를 완성하는 요소들이 기술되어 있는데요. 바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고, 친구들에게 우리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이유는 바로 ‘the selection, ease-of-use, low prices, and service that we deliver’ 이라고 언급한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1997년 Letter에서 언급한 ‘고객에 대한 집착’은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를 지탱하는 기둥이 바로 앞에서 언급된 ‘Selection’, ‘ease-of-use(Convenience)’, ‘Low prices’ 세 가지입니다.
아마존은 2001년 Letter에서 ‘Obsess over customers: our commitment continues(우리의 약속은 계속됩니다)’와 같은 타이틀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합니다. ‘2001년 7월까지 우리는(아마존은) Selection과 Convenience라는 두 개의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기둥을 쌓아 왔습니다. 그리고, 7월에 세 번째 고객 경험 기둥인 ‘Low prices’를 추가하였습니다’ 라고요. 드디어, 아마존이 경영이념으로 생각하는 ‘Obsess over customers’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사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운영 중인 ‘Amazon Go’를 만들 때도 적용되었습니다. 이들은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중에서도 특히 Convenience 측면에서 고객이 더 이상 결제로 인해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는 구조로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Offline 전통 강자들의 행보와는 다르게 Customer-centric을 실천합니다.
결국, 이러한 아마존의 지속적인 노력은 소비자 만족도 조사 지표에서도 결과로 나타납니다. 미국 고객 만족지수(The 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발표에 의하면, 아마존(Amazon)이 8년 연속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Amazon 2017 Letter에 기술)
Day 1에 대한 강한 집착
아마존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은 2016년 편지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편지에서는 제프리가 전사 미팅에서 받았던 질문 ‘우리의 Day 2는 어떤 모습일까요?(Jeff, what does Day 2 look like?)’으로 시작됩니다.
사실, ‘Day 1’이라는 표현은 최초 편지인 1997년 편지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아마존 본사에 ‘Day 1’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 있다고 하며, 이 건물을 오가며 ‘Day 1’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제프리(Jeffrey P. Bezos)는 편지에서 이야기합니다. 나름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프리가 편지에서 쓴 Day 1과 Day 2의 의미를 통해 초심을 유지하고자 하는 아마존과 제프리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997년 편지에서 ‘Day 1’이라는 표현이 언급되었었고, 약 20년이 지난 2016년의 편지에서 다시 이 표현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고, 다시금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읽혔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원문을 공개하겠습니다.
※ 반드시 꼭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Starter pack of essentials에 대한 상세 내용은 편지를 다운로드 받으셔서 읽어 보시기를 강하게 권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가 혹시 ‘Day 2’에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위의 표현을 빌리자면, 재무적 수확이 있다고 해서 ‘Day 1’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고객 집착(철저한 고객 중심)’, ‘주객전도에 대한 경계’, ‘트렌드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 ‘빠른 의사결정’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서 옅은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번역을 하지는 않았지만, 맨 마지막 문장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말입니다. 또는, 말로는(선언적으로는) ‘고객 중심’이라고 쓰고, 실제 실행은 ‘단기 수익(성과) 중심’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발행되는 편지에는 꼭 1997년 편지가 바로 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처음으로 작성했던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마치 주주들과의 첫 약속과 같은 것이고, 사업 초기에 세웠던 회사의 비전, 경영이념, 철학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자. 즉,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그들만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몸담은 그룹의 창업주이신 고 구인회 회장님께서 남기신 말씀이 제가 오늘 기술한 내용과 부합되어 그 말씀을 마지막으로 공유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얼마 안 남아도 좋으니 봉사한다는 자세로 제품을 팔아라. 럭키의 신용이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게 되면 결국 그것이 우리가 버는 것 아니겠느냐.’
본문 내용 중에 Amazon CEO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Letter) 내용을 번역해서 올린 내용이 많습니다. 제가 전문 번역가가 아니다 보니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의미적으로 반드시 수정되어야 하는 오류가 있다면 꼭 댓글을 남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l LG CNS 홍보팀
[‘누구나 전략 기획 고수가 될 수 있다’ 연재 현황]
[1편]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
[2편] 문제 해결을 위한 자질과 기본 원칙
[3편]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원칙
[4편] 문제 해결 방법•논리적 사고 기법
[5편]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중요성
[6편] 창의적인 사고방식
[7편] 창의적인 사고 기법 #1
[8편] 문서 작성의 오해와 진실
[9편] 창의적인 사고 기법 #2
[10편] 문서 작성 훈련법
[11편] 내 생각 출력법
[12편] 문서 작성 프로세스
[13편] 문제 해결 프로세스 #1
[14편] 문제 해결 프로세스 #2
[15편] 문제 해결 프로세스 #3
[16편] 문제 해결 프로세스 #4
[17편] 문제 해결 프로세스 #5
[18편] 경쟁력 분석 도구
[19편] 잘못된 분석은 잘못된 전략을 낳는다.
[20편] 환경 및 기술 분석 도구
[21편] 고객 중심 사고
[22편] 거시적 환경분석과 4P
[23편] 내부 역량 분석 #1
[24편] 내부 역량 분석 #2
[25편] 디지털 시대엔 전략 기획 역량은 필수?
[26편] 2017년을 보내며 전략 기획 재조명
[27편] ‘업무 속의 전략 기획’ #1 전략적 회의록 작성
[28편] ‘업무 속의 전략 기획’ #2 목표 달성 방법
[29편] ‘업무 속의 전략 기획’ #3 미래 역량과 의사소통의 중요성
[30편] 기술에 앞서 문제에 집중하라.
[31편] 초심을 잃지 않은 Amazon
[32편] 브로슈어(Brochure) 직접 만들기
[33편] ‘초청장’ 파워포인트로 만들기
[34편] 백종원의 골목식당 속의 ‘디자인 씽킹’
[35편] 고수의 팁 ‘공감’과 ‘검증’
[36편] 신사업 정책 #1
[37편] 신사업 정책 #2
[38편] 신사업 시 재무 분석 #1
[39편] 신사업 시 재무 분석 #2
[40편] 함정에 빠진 Digital Transformation 회피 방법
[41편] 기업이 놓치기 쉬운 가트너의 메시지
[42편]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전술 수립하기
[43편] 올해의 목표와 달성 전략 수립하기
[44편] 기본에 충실하라
[45편] 전략 기획자가 본 기업의 인사 전략(HR)은?
[46편] 기업 전략에서 ‘이거 두 가지’는 이제 그만!!!
[47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단 한 가지
[48편] 프로세스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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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편] 누구나 알아야 할 회계 지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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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편] 내년도 재무 계획 수립하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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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편] 누구나 알아야 할 회계 지식 3 그리고 사업 계획 T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