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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아이디어 라이프 사이클과 질문 프레임

2018.06.15

아이디어 발표 현장에서는 스포츠의 공격수와 수비수처럼 아이디어의 가치에 대해 설전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현실에서는 아직 실체화되거나 실행되지 않는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추상적인 관념을 내포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이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이의 의견 차이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입장에서 보면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이면 마치 자존심을 긁는 것처럼 기분이 상하게 되죠.

 사람들은 왜 내 아이디어를 공격하는 것일까?


아이디어를 설명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를 들면서 설명할 수 있을 텐데, 아이디어 발표의 경우 발표 10분에 질의응답이 10분 정도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한정된 시간이 주어지면 대부분 준비했던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급급하게 되죠. 물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고 해서 설득이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듣는 이들이 몇 개의 질문을 툭툭 던져보더니 수긍할 답을 듣지 못하면 아이디어에 대한 가치 판단을 단정적으로 해버리고 다른 측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디어의 본질이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 아이디어의 흠집을 찾아내려는 하이에나처럼 아이디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평가자가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문득 떠오른 생각을 성급하게 내던진 이의 잘못일까요?

아이디어에 관한 한 누구든 영원한 공격수일 수도 없고, 영원한 수비수일 수도 없기에 누구의 잘못이냐는 것은 무의미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아무런 토론 없이도 성공적으로 실행되어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도 있고, 수많은 토론을 거치거나 절대적인 찬성 속에 실행되었음에도 조직을 심각한 위기로 만들었던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죠.

여러분이 경험해보았듯이 ‘내 아이디어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내 아이디어를 들은 타인들은 왜 그렇게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요?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아이디어의 라이프 사이클과 질문 프레임이라는 메커니즘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아이디어에 관해 흔하게 빠지는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세상에 없는 독창적이며 혁신적일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아이디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독창적이거나 새로운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아이디어는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비슷한 생각을 구상했거나 실제 상용화되어 있거나, 심지어 이미 제품으로 만들어졌다가 실패하여 세상에서 사라진 것일 수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독창적이고 유일하면 좋겠지만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하다 보면 결국 유사하거나 똑같은 경쟁적인 모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리고 그것은 탄생에서 사멸까지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에 라이프 사이클의 특정 단계를 거치고 있을 것입니다. 블록체인(Blockchain) 서비스가 태동하고, 간편결제 서비스가 성장하고, 스마트폰이 안정화되고, MP3 플레이어가 사멸하듯이 각각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시장 내에서 라이프 사이클 단계를 거쳐 가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여러분의 아이디어도 생명력을 가진 존재처럼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아이디어 자체가 생명력을 가졌다기보다 아이디어와 대응(경쟁 또는 대체)하는 상품(제품이나 서비스)이 생명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죠.

아이디어가 무엇과 경쟁하고 무엇을 대체하느냐에 대해 제안자는 제대로 식별하지 못할지라도 아이디어는 결국 세상 어딘가 있을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제품은 태어나지 않았거나, 이제 막 태동했거나, 많은 이들이 쓰고 있거나, 쇠퇴되어 더 이상 필요 없거나 소수만 쓰는 존재가 되었을 수도 있죠.

 라이프 사이클을 알아야 무엇을 이야기할지가 정해진다.

결국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듣는 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 기반을 두어 경쟁하거나 대체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은연중에 떠올리게 되고 이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통해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대해 해석하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이클에 해당하는 질문 프레임에 기반을 둬서 기본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상태에서 의심이 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판단을 내리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죠.

‘질문 프레임’이란 청자가 인식한 라이프 사이클에 해당하는 몇 가지 궁금한 요소에 편중되어 질문하는 것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수긍 여부에 따라 아이디어의 가치를 판단해버리는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디어의 라이프 사이클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질문 프레임’을 결정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단순하게 구분해보면 생명체의 단계와 비슷하게 탄생 – 성장 – 안정 – 쇠퇴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탄생 단계

  • 떠오르는 신기술이나 공법에 의해 만들어진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
  • 시장이 형성되지 않거나 기술적 검증이 되지 않은 단계로 소수의 프론티어 사업자만 도전
  • 예: 블록체인(Blockchain) 기반 서비스, 인공지능 스피커, 로봇

▶ 타깃 고객이나 고객 가치(Value), 시장의 존재 여부, 제품의 형상이나 기능, 기술적 가능성, 수익 모델에 대한 질문이 많음

● 성장 단계

  • 시장이나 사업성 검증이 되어 유행처럼 수요가 폭발하는 시장
  • 다수의 경쟁자가 형성되어 치열한 경쟁과 경쟁적 마케팅이 진행
  • 예: 핀테크 간편결제 서비스, 인터넷은행, T-커머스, 인공지능

▶ 다수의 경쟁자 속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경쟁 전략(제품, 유통, 프로모션, 가격 전략 등)이나 경쟁으로 인한 재무적 손익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음

● 안정 단계

  • 제품의 형상이나 기능을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정 사업자나 브랜드에 대한 종속이 높음
  • 상위 소수 사업자나 절대 강자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수요가 더 늘지 않는 포화 상태
  • 스마트폰 제조 시장, TV 등 백색가전, 검색 포털

▶절대 강자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파괴적인 가격)이나 틈새시장(Niche Market)에 대한 질문이 많음


● 쇠퇴 단계

  • 기술적 진화나 수요자의 변화, 대체재로 인해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단계로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적인 문제보다 외부 환경에 의한 요소가 높음
  • 시장 지배 사업자도 철수 전략이나 신사업에 도전
  • DSLR 카메라,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

▶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질문이나 위축되는 시장에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음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아이디어를 듣는 이들은 개인적으로 인지하는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이 아이디어는 이런 문제가 있을 건데..’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집중적으로 하고 답을 통해 확신하는 질문 프레임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냈다면, 그 아이디어가 어떤 형상이며 누가 어떻게 쓰는 서비스인지를 궁금해할 것입니다(태생 단계). 만약 여러분이 핀테크에 관련된 간편결제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면 수많은 경쟁자들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질문할 것입니다(성장).


만약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면 절대적 강자인 애플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지 질문할 것입니다(안정). 그리고 당신이 아이러브스쿨 같은 동창회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하면 ‘이미 한 물 간 서비스를 누가 쓸 것이냐?’라고 묻거나 수익모델 실패 경험을 들어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질문할 것입니다(쇠퇴).

듣는 이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아이디어의 가치를 설득하라.

물론 발표자와 청자 간에 라이프 사이클이 동일할 순 없습니다. 지식과 경험이 상이할수록 해석하는 단계가 다를 수밖에 없죠. 그나마 같은 조직이거나, 회사, 업종일 경우 그 간극이 차이가 적게 날 것입니다. 서비스 업종에 다니는 제안자가 제조 업종에 종사하는 평가자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면 이 간극은 크게 차이가 나겠죠.

문제는 아이디어 발표자들이 자신의 지식이나 관점에서만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함으로써 서로가 인식하는 라이프 사이클 간의 간극 때문에 발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투자를 받는 중요한 자리에서 한정된 발표 시간을 효율적 활용하지 못한다면 투자의 기회를 놓치게 되겠죠.

라이프 사이클의 간극을 줄이면서 동시에 듣는 이들의 질문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서로 일치하는 라이프 사이클에 기반을 둬서 발표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청자들은 쇠퇴 단계로 해석하는데 발표자는 성장 단계로 해석해서 발표 내용을 구성하게 된다면 한정된 발표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한 것이겠죠.

발표 시간에는 청자의 관점에서 라이프 사이클을 정의하고 그 라이프 사이클에 해당하는 내용 중심으로 발표를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은 별첨자료나 질의응답 시간에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의 라이프 사이클을 객관적으로 알려면 누군가에게 먼저 아이디어를 설명해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을수록, 다양할수록 좋겠죠. 아이디어의 보안이 중요하다면 많이 찾아봐야 합니다. 특히 제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일수록 다양하고 깊이 있는 수준까지 찾아봐야 하며, 회사 내부에서 실제 실행해본 사례도 찾아봐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여러분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이 발상하고 실행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질문 프레임’에 갇히지 않도록 아이디어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라.

그렇다면 아이디어가 가지고 있는 라이프 사이클의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문 프레임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아이디어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 생소한 개념일 수 있겠으나 아이디어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메신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속해서 개선되는 것처럼, 초기의 원석 같은 아이디어를 조사하고 실험해봄으로써 보석을 만들어 가듯이 가공하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실행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아이디어일수록 구체적인 현장 조사를 해야 합니다. 작게라도 시제품(Prototype)을 만들어 봐야 합니다. 아이디어에서 경계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발상하는 순간의 아이디어를 완성된 결과물로 생각하거나 더 이상 개선할 필요가 없는 완벽한 완성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완벽한 아이디어를 타인들에게 설득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살필 줄 알아야 합니다.

 실행은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이디어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생명체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생각만 하고 방치하다 보면 생명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겠죠. 다양한 생각을 통해 객체를 연결하거나 분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을 재창조함으로써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행을 통해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실행은 객체를 또다시 연결하고 분해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줍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결정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중요한 설득 포인트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디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속상해하지 마시고 실행해보시길 바랍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초보, 예비 직장인을 위한 직장 생활 백서’ 연재 현황]

[1편] 직무에 대한 이해
[2편] 직무는 사업에 의해 결정된다
[3편] 직무가 직장 생활을 결정한다
[4편] 직무 개발 방법_점을 연결하라
[5편] 조직이란 무엇인가?
[6편] 직장 상사가 곧 회사다
[7편] 기업의 조직 문화
[8편] 직장 생활과 보고
[9편] 직장인에게 보고가 왜 중요한가?
[10편] 보고를 잘하기 위한 방법
[11편] 보고서를 잘 쓰는 법
[12편] 직장 생활과 이직
[13편] 이직에 대해 알아둬야 할 사실
[14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1
[15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2
[16편] 21세기는 비즈니스 모델의 시대
[17편] 비즈니스 모델을 알면 기업이 보인다
[18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19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1
[20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2
[21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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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편] 비즈니스 투자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24편] 신사업계획서 어떻게 작성하여 보고하는가?
[25편] 비즈니스의 꽃 ‘영업’을 말하다
[26편] 왜 문제해결형 인재가 되어야 하는가?
[27편] 폼 나는 일을 하고 싶은 김대리에게
[28편] 직장인, 당신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29편] 팀원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30편] 직장인 새해 계획 세우기
[31편] ‘평판’ 당신의 직장 생활을 결정한다
[32편] ‘경력사원’ 회사에 안착하려면?
[33편] 회사와 당신과의 거리
[34편] 직장 생활을 변화시키는 노트 메모 습관
[35편] 거절당할 용기
[36편] 아이디어 피칭. 내 아이디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37편] 직무를 바꿔야 할까요?
[38편] 아이디어 라이프 사이클과 질문 프레임
[39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
[40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2
[41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3
[42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4
[43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5
[44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6
[45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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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9
[48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0
[49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1
[50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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