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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아마존, 애플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차 ‘뭉쳐야 산다’

2021.02.25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경쟁은 첨단 기술력을 갖춘 우군들을 많이 끌어들여 세를 과시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쟁 기업과의 자연스런 동거,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또는 인수합병,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기업과의 제휴 등과 같이 경쟁 형태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결코 놓칠 수 없다는 관련 기업들의 절박함이 담겨 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인공지능, 라이더·카메라 등 센서, 클라우드 및 5G 등 첨단 기술을 모아놓은 융복합 기술의 결정체라는 점은 이 같은 경향을 더욱 부채질하는 면도 있습니다. 결국 융복합 기술에 기반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전통적인 자동차산업의 구조와 틀을 뿌리채 흔들면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따라서 혁신기술을 갖춘 기업들의 연합과 제휴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에서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기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자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경쟁이 전에는 완성차 업체와 IT기업간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완성차 업체, IT기업, 소프트웨어 기업간 제휴 확대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 중심에 선 마이크로소프트

독일 완성차 기업인 폭스바겐은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 클라우드 기반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Azure)’를 활용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죠. 그동안 자동차 기술과 먼 것처럼 인식되던 MS는 어느덧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의 중심에 와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MS와 제휴한 클라우드 기반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 폭스바겐)

폭스바겐과 MS는 지난 2018년부터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인 ‘폭스바겐 오토모티브 클라우드’(VW.AC) 개발에 협력해왔습니다. MS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활용하면 ‘애저 엣지 서비스’를 통한 자동차와 클라우드 서비스 간 대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갱신도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디어 스트리밍, 스마트홈 서비스 연동, 예방정비 활동, 배터리 충전서비스, 자동차내 사무실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까지도 가능해집니다. 개발 측면에서 보면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전해 보안을 강화하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MS는 올 1월 GM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자회사인 크루즈(Cruise)와도 제휴를 맺었습니다. MS는 이 제휴에 따라 크루즈의 기존 주주인 GM, 혼다에 20억 달러 투자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제공합니다. GM은 이미 2018년 말 경쟁사인 혼다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협력 계획을 발표한 적 있습니다.

크루즈는 지난해 2월 혼다, GM 등과의 협력을 통해 자동차 호출 서비스용 자율주행자동차 ‘크루즈 오리진’을 공개했습니다. 혼다는 크루즈의 자율주행자동차를 수입해 올해 일본에서 ‘MaaS(Mobility-as-a-Service)’ 사업을 테스트할 계획입니다.

크루즈는 지난해 2월 자동차 호출 서비스를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오리진’을 발표했다. (출처 : 크루즈)

우버, 토요타 2개 날개를 단 ‘오로라’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Aurora)는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서 혜성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지난 2017년 구글에서 자율주행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크리슨 엄슨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오로라는 작년 우버의 자율주행 사업부문인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그룹(ATG)를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 업계의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오로라는 ATG를 인수하면서 기업가치가 2019년 25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규모로 껑충 뛰었습니다. 오로라는 도요타와도 제휴를 맺고, 오로라의 자율주행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인 ‘오로라 드라이버’를 도요타 미니맨에 탑재해 올해 주행 테스트에 나설 계획입니다.

우버도 자동차 자율주행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ATG를 오로라에 매각하는 대신 오로라에 4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지분 26%를 확보했습니다. 지난 2015년 카네기멜론대의 자율주행자동차 전문 인력 40여명을 영입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경쟁에 호기롭게 뛰어든 것을 감안하면 매각은 뼈아프지만, 이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을 이겨낼 힘을 얻은 것과 동시에 자율주행사업도 간접적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죠.

오로라와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우버,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동맹은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에서 구글 웨이모(Waymo), GM의 크루즈, 아마존의 죽스(Zoox) 등과 경합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합종연횡’과 ‘결별’ 사이

폭스바겐과 포드가 공동 투자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아르고AI’ (출처 : 아르고AI)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과 포드도 자율주행차 앞에서는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닌 파트너입니다. 두 회사는 지난 2019년 자율주행차와 전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습니다. 제휴에 따라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아르고AI에 26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포드도 지난 2017년 아르고AI에 1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적과의 동침인 이 제휴에 따라 두 회사는 아르고AI의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했으며, 아르고AI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제휴설로 주목을 받은 애플도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의 다크호스입니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자율주행자동차 및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을 비밀리에 진행해 왔습니다. 최근에 현대차를 비롯해 닛산 등 몇몇 완성차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렇다할 결과를 내진 못했으며 폭스콘, 캐나다 매그나 등 관련 기업들과 제휴를 추진 중입니다.

특히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중국에서 전기자동차 개발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협력 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다른 자율차 기업들보다 실제 도로 주행 실적이 적어 실제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애플이 복수의 라이더 제조사와 비밀리에 기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애플의 자율주행자동차 완성은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마존에 이어 중국도 적극 행보

아마존은 작년 6월 비밀에 쌓여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를 12억 달러 정도에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오로라에도 지난 2019년 3억 5,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아마존은 오래 전부터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을 위한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죽스는 작년 12월 처음으로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공개했습니다. 오랫동안 라스트 마일 배송 분야에 투자해온 아마존은 죽스의 자율주행자동차를 자율배송에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죽스의 자율주행자동차 (출처 : 미디엄닷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의 선두 주자로 알파벳 계열인 웨이모(Waymo)는 지난해 3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은 것에 이어 올해 2월부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택시 서비스인 ‘웨이모 원(Waymo One)’을 시험 주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웨이모가 피닉스 외 지역에서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미 크루즈가 자율주행택시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두 회사간 자율주행 서비스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경쟁에는 중국 기업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시작한 중국 최대 검색 엔진업체인 바이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아폴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독자적인 자율주행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바이두는 지난 12월 기준, 199개의 중국 내 자율주행 허가(라이센서)를 획득한 상태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운전자없는 자율주행자동차 주행 허가를 받아 본격 테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이두의 자율주행택시 ‘아폴로’ (출처 : 바이두)

2024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트럭 상용화 예정

자율주행기술의 상용화는 자율주행트럭 쪽이 더 빠른 편입니다. 자율주행트럭은 고속도로같은 정해진 경로를 주로 주행하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이 일반 차량에 비해 수월합니다.

특히, 트럭은 자동차보다는 차체가 크기 때문에 컴퓨터에 보다 많은 파워를 제공할 수 있고, 자율 주행에 필요한 각종 센서를 높은 곳에 설치할 수 있어 시야 확보도 유리합니다. 필요성도 높은 편입니다.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트럭 운전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율주행트럭 개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죠. 자율주행트럭 개발에는 웨이모, 테슬라, 오로라, 투심플, 플러스, 다임러트럭, 개틱 등 자율주행승용차 개발사 외에도 자율주행트럭만 개발하는 업체까지 경쟁도 치열합니다.

투심플의 자율주행트럭 (출처 : 투심플)

자율주행트럭 개발 기업인 투심플은 현재 피닉스, 휴스턴 등 지역에서 40대의 자율주행트럭을 테스트하고 있는데, 전체 주행 경로의 95%가 고속도로라고 합니다. 투심플은 올해 사람이 탑승하지않는 자율주행트럭을 테스트하고, 오는 2024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트럭을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소재 플러스(plus.ai)도 연초 2억 달러의 투자금을 받은데 힘입어 올해 안으로 자율주행트럭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밖에도 웨이모, 테슬라, 오로라 등 기업들이 자율주행트럭 주행 테스트에 나서고 있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기업들이 당초 제시했던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일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돌아본 것처럼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둘러싼 기업 간 ‘합종연횡’이 꽤 복잡한 양상을 보여, 안개 속에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 산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을 보면 머지않은 미래에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돼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올 것입니다.

글 ㅣ 장길수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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