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가 업무에 활용하는 노트 중 메모 노트만큼 자주 사용하는 To-Do 노트(To-Do List Note)를 어떻게 쓰고 활용하는지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 오늘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적는 To-Do 노트 ‘자기주도적 업무처리 습관’의 시작!
To-Do 노트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노트입니다. 즉, 해야 할 업무 목록을 순차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죠. 다만 해야 할 일을 한번 쓰고 마는 게 아니라 매일 쓴다는 게 큰 차이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기 전, 즉 출근 후 자리에 앉아 5분 동안 해야 할 일을 써 내려가는 것이죠. 물론 어제 못 했던 일이나 한동안 처리하지 못해 누적된 일들도 써 내려갑니다. 해야 할 일을 한 번만 적으면 되지 왜 매일 반복해서 써 보는 것일까요?
매일 To-Do 노트를 쓰는 이유 – 당신이 해야 할 일의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
직장인이 월급을 받는 기업이라는 조직은 상위 조직에서 하위 조직에 이르기까지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줍니다. 그리고 그 조직에 몸담은 개인도 연간의 목표와 단기적 목표를 주게 되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성과라고 명시하는데, 우리가 하루 8시간에 해야 할 일은 그 목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에 몰입하다 보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To-Do 노트는 해야 할 일을 쓰면서 일의 목표와 일이 처리되었을 때 미칠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의 습관을 계속 가지다 보면 목표에 달성에 효과적인 일을 중심으로 업무를 설계할 수 있으며 그런 일들 중심으로 실행하게 됩니다.
매일 To-Do 노트를 쓰는 이유 –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학업과 업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업무 지시와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의무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직장이라는 조직 관계는 아무리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강조한다고 해도 상하 관계에 의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죠.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반드시 상위 또는 차상위 리더이며, 지시된 업무에 대한 처리 결과는 반드시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지시된 업무가 완벽하게 소통되거나 완료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시한 사람도 잊어버리고, 지시를 받은 사람도 까먹게 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모른 척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그런데 매번 행운이 따를 순 없습니다. 지시하는 상위 관리자는 업무 처리 결과를 반드시 점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인정을 받으시려면 상위 리더가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기 전에’ 한발 일찍 먼저 보고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습니다. 물어봐야 진행 상태를 말하는 후배와 묻기 전에 알아서 상황을 공유하는 후배 중에 누가 일을 잘한다고 할지는 스스로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겠죠. 매일 To-Do 노트를 쓰는 이유 – 당신이 남다르게 일하는 방식을 구상하기 위해서!
매일 반복된 일을 하다 보면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주어진 일을 관성에 따라 처리하는 게 익숙해지게 됩니다. 마치 습관처럼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기억을 넘어서 몸에 배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자칫 익숙한 방식에만 집착하게 될 경우 더 효과적이며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게 됩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IT와 같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될 수도 있고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To-Do 노트는 일의 대상을 쓰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강구하고 궁리(窮理)해야 하죠. 동료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소통하기 위한 방법이 대면 미팅, 전화, 메일, 메신저 등 다양한 방법이 있듯이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쉽고 편한 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조금 더 도전적이며 어려운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적어 봐야 합니다. 그래야 남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자기주도적 업무처리를 위한 To-Do 노트’ 어떻게 써야 하나?
방법 1. 출근 후 반드시 5분을 할애해 매일 쓴다.
앞서 To-Do 노트는 한번 쓰고 목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출근 후 매일 새롭게 목록을 작성한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적었습니다. 매일 써야 하는 이유는 앞서 적은 대로 목표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일을 누락 없이 처리하고, 남다른 일의 방식을 고민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업무 시간 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출근 후 매일 5분의 시간만이라도 할애해서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써 보길 바랍니다. 목록에 적은 대다수의 일이 어제 적은 일들일 수밖에 없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을 적어보면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방법 2. 작은 노트의 한 면을 사용해 목록을 적는다.
많은 내용이 적히는 다른 직무 노트와 다르게 To-Do 노트는 많은 메모를 하진 않습니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노트는 작은 사이즈가 적합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영역에만 적습니다. 일의 목록에는 반드시 번호를 쓰는 게 좋으며, 일이 완료될 경우 줄을 그어 일이 완료되었거나 이관되었음을 표기합니다.
일의 목록에 줄을 긋게 되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다음 날 목록을 새롭게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저분해 보이면 ‘새로 써야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일이 나름 처리되고 있구나 하는 성취감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방법 3. 일을 중요도와 긴급도로 나눈 후 중요하며 긴급한 일부터 적는다.
일을 사사분면으로 구분하는 유명한 방법(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책 참조) 중 하나가 일의 긴급성과 일의 중요성을 기준으로 잡아 사사분면 영역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To-Do 노트에 해야 할 일의 순서는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보다 1순위 –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 2순위 – 긴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 3순위 – 긴급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 4순위 – 긴급하지도 않으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의 순서대로 적습니다. 이렇게 일을 범주로 구분해보면 자신의 업무 시간이 어디에 주로 사용되는지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죠.
방법 4. Tree 구조로 일을 세분화(WBS)해서 적는다.
프로젝트에는 WBS(Work Breakdown Structure)라는 중요한 용어가 있습니다. 달성해야 할 목표와 기한이 명확한 프로젝트의 경우 정해진 기한 내에 한정된 자원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세분화해서 일의 역할이나 산출물, 일 간의 상호 관계, 단계마다 나와야 할 일의 결과물(문서 등의 산출물)을 미리 상세화 시켜 두는 것이죠. 그러므로 직장인이라면 일을 세분화 시키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To-Do List(7월 2일)
1. 업무 보고 작업 및 보고(7/10)
- 상위 리더와 보고 스토리라인 사전 논의(7/1)
- 보고서 주요 지표 정리(매출, 영업이익 실적, 주요 이슈사항, 7/3)
- 업무 보고서 초안 작성(7/4)
- 초안 상위 리더와 사전 리뷰(7/6)
To-Do 노트도 WBS 작성하듯이 Tree 구조로 일을 세분화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 업무 보고 준비’라는 태스크(task)를 세분화해서 1) 상위 리더와 보고 스토리라인 사전 논의, 2) 보고서 주요 지표 정리(매출, 영업이익), 3) 업무 보고서 작성, 4) 1차 상위 리더와 사전 리뷰와 같이 업무 프로세스나 범위를 기준으로 세분화를 시킵니다. 이때 업무 보고서 작성(7월 6일) 세분화된 일의 마감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 좋겠죠.
방법 5. 해야 할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을 쓴다.
To-Do 노트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의 대상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일의 방법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적은 대로 반복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쉽고 편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게 됩니다. 그 방식이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효율적인 일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런 방식이 반복되면 몸에 체득이 되죠.
문제는 일의 처리 방식이 매우 다양하고 더 효과적인 방식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특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외부 A사와의 제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제휴 제안을 위해 A사의 담당자를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담당자와 미팅을 하기 위해 담당자를 찾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요? 여기에서 A 기업 담당자 미팅 및 제안은 해야 할 일이 될 것이며, 담당자가 누구인지 찾는 것은 일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방법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방법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아마도 아래와 같겠죠.
A 기업 담당자 미팅 및 제휴 제안
2. A 기업 OOO팀 담당자 연락
- 지인에게 물어보기
- 대표전화로 전화 걸어 해당 팀과 통화
-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기거나 이메일로 문의 메일 발송
- A 기업 직접 방문하여 담당 팀 컨택
위에서 제시된 방법 외에도 더 떠오르는 게 있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남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분입니다. 아무리 쉬운 방법이라 하더라도 실패할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만약 위의 방식을 모두 시도해 봤음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서 플랜 B를 준비합니다. 아래는 그런 방법의 하나입니다.
- 5,500명이 조회하는 회사 게시판에 지인이 있는지 문의해 보답으로 커피 쿠폰을 보낸다.
- 페이스북에서 회사를 조회 후 친구를 추가해 메신저로 담당자 요청을 한다.
아래 그림은 실제 위 방식으로 담당자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게시판이나 페이스북이라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합니다. 실제 상당히 효과가 있어서 하루 정도면 담당자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담당자를 찾아야 하는 일의 대상을 처리하기 위한 일의 방식도 다양하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의 대상을 적은 후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을 꼭 쓰길 바랍니다.
방법 6. 한 면만 쓰고, 나머지 반 페이지는 기억해야 할 중요한 메모를 기록해 둔다.
To-Do 노트의 특징 중 하나는 매일 접하는 직무 노트라는 점입니다. 이런 특성을 제대로 활용할 경우 기억의 보조 매체로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업무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적어 두고 이를 자주 보면서 숙지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연 단위 조직 목표, 회의 및 보고 결론, 조직 업무 분장, 주요 태스크 및 마감 일정, 재무 현황 및 예상 등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 추진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두는 것도 업무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겠죠.
아래 그림은 필자가 실제 To-Do 노트의 왼편에 적어 두는 메모입니다. 손으로 쓰는 수기 방식도 좋지만, 확정된 사항은 엑셀에 정리한 후 출력하여 붙여 놓으면 훨씬 숙지하기가 쉬워집니다.
방법 7. 해결하지 못한 일, 처리 못한 일도 다음 날 또 적는다.
주어진 일을 모두 기한 내에 완료하면 좋겠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늘 이슈와 난관이 생기게 되죠. 그러다 보니 목표로 했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미완의 일들의 쌓이게 됩니다. 만약 미완의 일이 생기더라도 매일 반복해서 적어 보길 바랍니다.
어느 순간에는 해결될 수 있으며,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길 수 있으며, 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습니다. 필자의 노트에도 게을러서 또는 어려워서 해결 못 한 일들이 적혀 있습니다. 어떤 업무는 몇 개월 동안 쓰고 있습니다. 해당 업무를 언젠가는 실행하고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필자가 제시한 To-Do 노트는 그동안의 업무 경험으로 필자만의 방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맞는 노트(디지털도 좋겠죠?), 자신만의 목록 쓰기, 자신만의 업무 방법을 써 본다면 여러분이 스스로 일을 찾아 실행하는 자기주도적 업무 습관이 몸에 밸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