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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차량 공유 업계, 데이터를 공유하다

2019.09.05

모빌리티(Mobility) 시장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사전적으로 ‘이동성’이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IT 업계에선 우버, 리프트, 타다, 카카오택시처럼 교통 및 이동수단 관련 서비스 산업을 지칭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시장 이름을 따로 명명한 것은 그만큼 업계 파급력이 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모빌리티 기업들의 인수합병 및 투자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1.

그런 와중에 해외 모빌리티 업계에선 요즘 ‘데이터’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모빌리티 기업들은 데이터 공유에 소극적이었는데요. 2018년부터 주류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도로, 신호등 등 다양한 교통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나서는 중입니다. 오늘은 모빌리티 시장 속 오픈소스 데이터에 대해 한번 알아보죠. 

도로 위에 등장한 새로운 정보 ‘모빌리티 데이터’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기업들은 사업 초창기 주로 ‘택시’나 ‘렌터카’ 같은 서비스만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 산업이 커지자 그 종류가 더 다양해졌는데요. 대표적으로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드론, 전동휠 등을 대여해주는 사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이 성행할수록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새로운 운송수단에 대한 규정이 없으니 인도에서 사고가 나기도 하고요. 일부 도로에선 교통체증도 심해지는 겁니다. 미국 내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도 마찬가지였는데요. LA시는 직접 전기자동차2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고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편히 쓸 수 있도록 주차 공간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LA 교통부는 이러한 새로운 교통 환경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데이터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오픈 모빌리티 재단(Open Mobility Foundation, ODF)’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 오픈 모빌리티 재단: https://www.openmobilityfoundation.org/

l 오픈 모빌리티 재단 로고 (출처: 공식 홈페이지)

오픈 모빌리티 재단은 2019년 6월 출범했습니다. 비영리 단체 성격이며 LA 교통부가 주도해서 만든 재단입니다. 주목표는 교통과 관련된 혁신을 주도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로 안전성을 높이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오픈 모빌리티 재단의 핵심 플랫폼은 ‘Mobility Data Specification(MDS)’입니다. MDS는 API와 데이터 공유를 위한 여러 가지 규칙 정보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 일반 사용자들은 MDS 기술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공개된 데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얼마나 많은 기업이 MDS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품질이 결정되지만 여러 기업에 퍼져 있는 데이터를 통합해서 조회할 수도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에서 운행 중인 전동 킥보드 개수, 공사 중인 도로 위치정보, 주차된 차량 대수 등을 MDS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l 오픈 모빌리티 플랫폼 구조 
(출처: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F7Smveybp7yt6dVQB0S_5StmNbhQovyv )

오픈 모빌리티 재단은 위와 같은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최적화된 도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령 도로 연석은 어디에 깔아야 할지, 차선 구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보행자 안전은 어떻게 도모할지에 대해 이제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고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동참한 미국 내 시는 50여 개로 시애틀, 워싱턴DC, 뉴욕시 등 주요 대도시가 포함됐습니다. 민간 분야를 살펴보면, 현재 전동 킥보드 업계에서 많은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라임과 버드 라이드, 스핀이 합류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기술 쪽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블루시스템즈, 스태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자선재단인 록펠러 파운데이션도 여기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 라임: https://www.li.me/en-us/home 

● 버드 라이드: https://www.bird.co/

● 스핀: https://www.spin.app/

● 스태: https://stae.co/about/ 

보안성과 활용성을 둘 다 갖춘 데이터를 만들자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라고 말할 만큼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하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민감 정보 및 개인정보를 없애는 부분입니다. 요즘같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문화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관련 문제가 2014년에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한 개발자가 뉴욕시 정부의 오픈 데이터를 이용해서 할리우드 연예인들 택시 이동 경로 및 이용 시간을 파악했던 것입니다.3 2019년에는 이민자를 관리하던 정부 기관이 특정 이민자의 차량 이동 데이터를 열람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죠.4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오픈 모빌리티 재단은 MDS 핵심 가치에 ‘보안’을 넣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할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지는 두고 볼 문제입니다. 이미 우버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LA 교통부가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 정보가 드러날 수도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5

그런데도 최근 모빌리티 기업들은 정부 노력과는 별개로 다양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빌리티 기업의 선두주자 우버나 리프트가 처한 독특한 환경과 관련 있습니다. 원래 차량 공유 기업들은 자사 서비스의 장점으로 교통체증이 줄어드는 것을 꼽았습니다.

차를 공유할수록 직접 운전하는 사람들이 적어질 것이라고 본 것인데요. 하지만 목적과 달리 최근 미국 내 대도시엔 더 교통체증 및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6 우버나 리스트 기사가 늘면서 도로 위 차량이 더 많아지고 시민들은 점점 대중 교통수단을 덜 이용한다는 이유였는데요. 이 때문에 정부 기관은 대책을 세워야 했고, 관련 기업들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l 오픈 데이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 (출처: 각 홈페이지)

처음 동기가 어찌 됐든 많은 기업이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데이터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버는 2018년 ‘우버 무브먼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도시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방법과 관련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쉐어드스트리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비영리 단체와 정부 기관과 함께 모빌리티 데이터 기술 전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 모빌리티 재단과 비슷한 성격을 가집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 웨이모도 오픈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으며,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그랩은 세계은행과 손잡고 ‘오픈 트래픽’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중국의 우버라고 불리는 디디추싱도 ‘GAIA 오픈 데이터 세트’를 외부에 열어두었습니다.

우버 오픈 데이터 프로젝트

● 우버 무브먼트: https://movement.uber.com/?lang=en-US 

● 쉐이드스트릿트: https://sharedstreets.io/

● 웨이모 오픈 데이터: https://waymo.com/open/about/

● 그랩 오픈 데이터: http://opentraffic.io/

● 디디추싱 오픈 데이터: https://outreach.didichuxing.com/research/opendata/en/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일부 기업은 모빌리티 데이터를 아예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알파벳 자회사인 ‘코드(Coord) 그리고 자동차 기업 포드가 실시간 도로 정보 및 여러 운송 수단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 코드(Coord): https://www.coord.co/

● 포드: https://bit.ly/2FisRwR 

이런 현황을 살펴보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선 서비스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두고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참고문헌]

  1. 모빌리티 시장 속 대표 기업 우버는 시가총액이 도요타, 폭스바겐 다음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세번째로 크다. [본문으로]
  2. LA 시는 블루LA(https://www.bluela.com/about-bluela )라는 전기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자체 운영 중이다. [본문으로]
  3. https://gawker.com/the-public-nyc-taxicab-database-that-accidentally-track-1646724546 [본문으로]
  4. https://www.aclu.org/blog/immigrants-rights/ice-and-border-patrol-abuses/documents-reveal-ice-using-driver-location-data [본문으로]
  5. https://www.citylab.com/transportation/2019/07/digital-twin-mobility-data-standard-city-real-time-traffic/593914/ [본문으로]
  6. https://www.theverge.com/2019/8/6/20756945/uber-lyft-tnc-vmt-traffic-congestion-study-fehr-peers [본문으로]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